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당무 Jul 31. 2022

제주의 비는 무섭다

태풍의 영향인지 며칠째 비만 계속 내린다. 바다에 가고 싶은데 날씨가 계속 안 좋기만 하다. 제주는 원래 비가 많이 내리긴 하지만 올해는 그렇게 많이 오지 않았다. 이렇게 한꺼번에 몰아 오려고 그랬나 보다. 빗소리가 엄청 크고 무섭다. 이런 비는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다. 쏟아붓는 다고 해야 하나 빗방울이 아니다. 물폭탄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이런 물폭탄은 태풍이 올 때도 내리지만 날씨 상황에 따라 자주 내린다. 온 세상이 물에 잠길 듯이 퍼붓는다. 우리 집은 지붕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엄청나게 시끄럽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이니 말이다. 오늘 같이 퍼붓는 날에는 어딘가에 비가 새기도 한다. 이런 물폭탄 비가 내리는 날엔 밖에 나갈 수도 없다. 우산을 쓸 수도 없고 운전하기도 힘들다.


감상에 젖을 만한 비가 내려야 어디 카페라도 가겠지만 집 밖을 나갈 수 없으니 비 오는 걸 감상하는 게 아니라 빗소리에 지쳐 뭔가에 집중도 잘 되지 않는다.


우산이 필요가 없다. 바람에 우산이 다 뒤집어지기 때문에 우산을 펴느니 그냥 잠깐 맞는 것이 났다. 집에 있는 우산도 멀쩡한 게 하나도 없다. 어딘가 모양새가 다 이상한 것들만 굴러다닌다.


태풍이 올 때 비가 내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때는 파도 구경이라도 나가는데 이 비는 그친 것처럼 잠잠하다가도 갑자기 퍼붓는다. 고요함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후둑 후둑 후두 두두둑 촥촥촥촥~~~~~~ 막 퍼붓는다. 약간 공포스럽기도 하다. 마치 수많은 벌레떼들이 몰려오는 것처럼. 이런 느낌 이젠 좀 익숙해졌나 싶다가도 가끔 떠나고 싶어 진다. 제주의 날씨는 정말 변덕스럽다.


8월의 날씨는 항상 화창한 날들만 있었는데 내일은 비와 함께 8월을 맞이하게 생겼다.


작가의 이전글 부의 추월차선에 올라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