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냉철하면서도 현실적이라는 말을 한다. 그의 철학을 담은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만 읽어 보더라도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나는 인생이란 고통과 권태사이를 오간다는 표현을 그 누구도 마냥 행복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고 받아들였다. 행복이란 고통과 권태 사이 어디쯤에 있으며, 중심을 잡고 살아가지 않는다면 행복을 누리기는 어렵다고 말이다.
쇼펜하우어는 우울한 사람은 열 가지의 일 중 아홉 가지를 성공하더라도 이 성공을 기뻐하지 않고 실패한 한 가지 일에 대해 화를 내며, 밝은 사람은 성공한 한 가지 일에 기뻐하고, 실패한 나머지 아홉 가지 일에 대해서도 스스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우울한 사람인가, 밝은 사람인가?
그동안 묻지 않았던 것에 대해 궁금해졌다.
타인에 대한 칭찬은 곧잘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칭찬에는 다소 인색한 사람,
혹은 자만하게 될까 봐 외려 잘했을 때 더 혹독하게 자신을 대하는 사람.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나의 본성 자체가 칭찬보다 채근하는 사람이라는 편이 더 맞을 것 같았다.
스스로 고통과 행복 사이를 오가며 고통에 가깝도록 채찍질하다 반대편의 권태로 몰려버렸다.
행복하다 생각하면 행복이 달아날까 봐 불안했었고, 고통에 근접할수록 성장하고 있다고 착각했다. 그러나 스스로 인정함이 없이 고통 속에 자신을 두는 것은 자기학대와도 같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 누구도 나를 몰아세우지 않았으나 스스로 행복을 외면하게 만든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간다. 눈으로 보는 것에 생각을 담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도 상상의 생각을 담는다. 어떤 생각을 담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이 행복할 수도 고통일 수도 있다. 그동안 무슨 생각을 담고 살았었나. 내 생각은 오로지 나만이 담을 수 있으므로 무엇을 담고 싶은지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하루 자신에게 중요했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면, 허탈함이 몰려올 수도 있다. 그 순간에는 긴박했고 중요했던 사안들이 지나고 보면 그리 스트레스받으며 닦달할 필요는 없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도 있다. 고통과 권태보다 행복에 더 자주 다가가고 싶다면, 오늘 하루 수고했다고 자신에게 인사를 건네며 마음을 다시 비우고 또 채우기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건강한 정신과 육체에서 건강한 힘과 기운이 나오고, 밝은 기운으로 자기중심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유기적인 관계. 그러므로 행복은 건강하게 자기중심이 잡힌 삶에서 오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