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사유의 시간<김형석, 백 년의 지혜>_김형석 저

by Wealthy 웰씨킴

저자 - 김형석

대한민국 최고령 철학자이자 수필가. 1920년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에서 자라고, 고향에서 해방을 맞이했다. 일본 조치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1947년 탈북 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의 교사와 교감으로 일했다.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 미국 시카고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의 연구 교수를 역임했고, 대한민국 1세대 철학자로서 한국 철학계의 기초를 다지고 후학을 양성해왔다. 현재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 교수로서 강연과 방송, 저술 등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삶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부드럽고 유려한 언어로 전하고자 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불후의 명작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를 비롯하여 『철학 개론』 『철학 입문』 『윤리학』 『역사철학』 『종교의 철학적 이해』 『예수』 『어떻게 믿을 것인가』 『우리는 무엇을 믿는가』 『백세 일기』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백 년을 살아보니』 『백 년의 독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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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100년을 넘게 산다는 것은 욕심일까?

진시황은 영원한 삶을 꿈꾸며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으나 49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숫자로서의 수명보다 삶의 가치와 행복으로서의 수명이 길어야 한다.

1년을 살아도 원하는 일을 원 없이 하고, 좋아하는 이들과 웃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면 10년을 불행하게 사는 것보다 더 가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저자는 105세의 춘추에도 왕성한 활동으로 당신이 사랑하는 일과 사람들을 위해 지식과 지혜를

나누시는 모습에서 경이로움과 성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하루하루 조금 더 의미 있고, 뜻깊게 살기를 바라며.

오늘의 1일 1독 성장의 시간은 <김형석, 백 년의 지혜>과 함께한다.





외할아버지가 동네 유지 중 한 분이었다. 외할머니는 칠골 강씨 집안이었다.

큰아들을 임신하고 친정에 가 있을 때 김일성의 모친 강반석도 김일성을 임신해 고향에 와서 같은 때에 해산했다. 그때 김일성 어머니가 유방이 곪아 젖을 먹일 수 없어, 외할머니가 3개월 동안이나 젖을 먹여주었다. 그런데 큰아들 영수, 둘째 영국이 반공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처형당했다. 막내 영훈은 형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대한민국 국군에 입대해 춘천 북쪽에서 복무했다. 외할머니는 “그때 그놈 새끼를 젖꼭지로 콧구멍을 막아 죽였어야 했는데 원통하다”라고 말하곤 했다.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중에서



<인사이트>

100년을 넘게 산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다 살아 본 듯한 느낌이지 않을까?

일제강점기부터 6.25 전쟁, 민주항쟁 등 긴 세월 동안 한국의 변천사를 직접 보고 느낀다면 기억 속에 역사책이 있는 것과 같으리라.


74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목놓아 울던 이들은 세상과 이별을 하고 있고, 떨어져 산 세월만큼 상반된 이념으로 산 시간이 오래되어 가까이하기에도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아직도 어딘가에서는 고향을 그리워하고 한 번만 다시 고향길을 걸어 보기를, 한 번만이라도 헤어진 가족들과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고 있지는 않을 텐데, 이마저도 역사의 저편으로 남겨질 것이다.


지나간 일에 "만약 그때 ~했더라면"은 의미가 없음을 알면서도 후회와 아쉬움에 위안이라도 받고자 하는 마음에 가정해 보게 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동족상잔의 비극은 과거에 있고, 우리는 현재에 있으며, 미래는 코앞이다. 이제는 평화와 상생을 위해 실현 가능한 미래 가정형 만약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






누구나 각자의 인생관이 자라 가치관이나 세계관으로 발전하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내 철학과 친구들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최대의 위기는 ‘가치관의 상실’이라고 걱정한다.

정치, 경제, 과학 문명, 기계 과학의 미래 등 문제는 산적해 오는데 건설적이고 영구한 가치관은 보이지 않는다는 호소다.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철학 부재에서 오는 결과다.


나 자신이 교육자이기 때문에 항상 미국에 있는 손주들과 한국에서 자라는 손주들을 비교해 보곤 한다. 미국 외손주 다섯은 자유로이 잘 자라 제각기 길을 택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모두가 즐거운 학창 생활을 보냈고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산다는 점이다.

그런데 한국의 손주들은 교육정책의 후진성으로 자유로운 학창 생활을 즐길 수 없어 한 번뿐인 인생의 자율성과 행복을 누리지 못한다는 아쉬움을 갖게 한다.


교육은 제도와 규범을 먼저 만들어놓고

학생들을 그 규범에 맞추어가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을 위해 제도와 규범을 지속해서 개선해 가야 한다.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중에서



<인사이트>

나에게 "어느 나라에서 사는 것이 행복한가?"를 묻는다면 내 나라가 가장 좋다고 말할 것이다.

누구와 대화해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고, 편의시설과 안전시스템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 교육을 받는 것이 좋으냐?" 묻는다면, 그것은 답을 하기가 곤란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의 학창 시절은 학교 교육이나 수능제도에 전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공부와 운동,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성장의 시간을 가졌다.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결정했고 활동적인 생활을 했었기에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크지 않았으니 한국에서의 교육 체계에도 큰 불평은 없었다.


하지만 요즘 초중고 학생들을 보자면, 너도나도 학업 성과에 과열되어 동참하지 않으면 낙오되는 듯한 분위기가 되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무엇을 제대로 선택하고 배울 수 있을지 나의 학창 시절과 비교도 불가할 것 같다.


주입식 교육 시스템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더 견고해지고 경쟁적으로 진화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시험 성적이나 시험 내용으로 사회를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싼 학비를 내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은 공부 외적인 것들이 더 오래간다.


그런 의미에서 특성화 고등학교 시스템은 학생들이 자율적 의지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찾아 선택한 것이기에 일반고 보다 학업 성취도와 능동적 참여도 역시 높다.

젊은이들의 열정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그 시작은 주입식 경쟁 교육 시스템이 아니라, 자율적 특성 개발 교육에서부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물이 지나고 서른이 넘어도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의 경우, 학창 시절 주입식 교육에 밀려 놓쳐버렸던 '자아탐구' 시간을 뒤늦은 질풍노도의 시기로 맞게 되는 것이다.






봉사 정신이 필요한 이유

김영삼 정부 때였다. 정계 이인자 김종필을 중심으로 교육계 지도자들이 모였다. 일본과 한국에서 크게 번지고 있는 학교폭력과 청소년들의 반(反) 사회질서 행태를 예방 선도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좌담회였다. 내가 그 해결 방향과 방법을 위한 두 가지 제안을 했다. 첫째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재 중에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일깨워주는 내용을 자연스럽게 편입하는 내용이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는 청소년 기간에 봉사 정신을 생활화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실효를 거두기 힘들었다.

선생님들이 적극적이지 못했고 돈은 많으나 교육 가치를 모르는 부모들이 승용차를 타고 아들딸을 데리고 대리로 일해주고 봉사 점수를 채워주는 일까지 있었다.

문제는 부유하면서 자녀 교육을 모르는 학부모에게 있었다.

<김형석, 백 년의 지혜> 중에서



<인사이트>

법철학, 윤리철학, 종교철학, 의료철학, 교육 철학.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영역들이 철학과 연결 된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가치와 신념, 철학이 바로 서야 제대로 갈 수 있고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


아이들은 모를 수도 있다.

어른들은 알아야 한다.

남들이 가기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성장기 동안 제대로 된 삶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보여 줘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것이 어른이다.



아직 100년의 반도 살지 못한 우리가 백 년의 지혜를 한 권의 책으로 모두 이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발자취라도 따라가 본다면 조금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김형석, 백 년의 지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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