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안학교 인가? (1)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행복해지는 곳/ 대안학교 학부모 남중우 님 인터뷰

by 이십일프로
두 딸을 대안학교에 보내고 있는 남중우 님. 큰 딸은 금산간디고등학교, 작은 딸은 산청간디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큰 딸이 대안초등학교에 다녔기에 올해로 대안학교 경험 10년 차가 된 베테랑 학부모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는 남중우 님이 두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면서 느낀 점을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 글 임은주 (<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 저자)


자녀 둘을 대안초교에 보내게 된 과정을 들려주세요.

아내가 큰딸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전 제안을 했고 함께 알아봤습니다. 저는 그냥 회사원이지만 아내는 대안적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내는 지역에서 ‘마을 살리기’의 일환으로 마을 신문을 발행하고 시에서 지원을 받아 낙후 지역에 문화센터를 건설하는 등의 일을 추진합니다. 아내가 ‘과열 경쟁하지 않고 더불어 살 수 있는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다’라고 말하더군요.

먼저 큰딸을 초등학교에 보내기 전 여기저기 알아봤어요. 수원에 있는 ‘칠보산 자유학교’라는 대안학교를 알게 되었어요. 당시 학교는 설립된 지 얼마 안 되었고 규모도 작았어요. 그렇지만 설립자와 선생님들의 교육 철학을 접하고 나서 무한한 신뢰감을 느꼈어요. 비록 학교 규모는 작지만 철학의 기틀이 잡혀 있는 학교라 느꼈기에 아이들을 보내게 되었어요.


아이들의 학교 생활은 어떤 것 같으세요?

장녀 현희도 건강하고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금산간디고등학교는 프로젝트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교사들은 옆에서 지켜보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줍니다. 둘째 딸인 강희는 자신의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 같아요. 강희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혼자 있을 때도 그냥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늘 무언가로 표현을 해요. 글로 마음을 표현하고 상상해요. 그런 과정을 통해 생각이 자라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이 행복해 보여요. 강희의 경우, 1학기 때 교지 기자를 했어요. 2학기가 되자 편집장에게 사정이 생겨 그 자리가 공석이 되고, 여러 차례 선생님과 얘기를 나눈 뒤 강희가 편집장 직을 수락했어요. 열네 살에 편집장이 된 거죠. 집에 올 때도 노트북을 들고 와서 원고를 쓰며 집중하곤 했어요. 아직 어린데도 편집장이라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교지 일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인상적인 수업이 있나요?

현희는 중학교 3학년 때 원전 반대 프로젝트에 참여했어요. 원자력발전소 앞에서 동네 주민들과 함께 시위도 했어요. 부산에 있는 서면에서 원전 반대 서명을 받기도 했답니다. 나중에 시위 활동을 담은 리포트와 동영상을 제작하여 프로젝트 평가를 하기도 했어요. 프로젝트를 통해 원전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악이구나’하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고 말하더군요.


간디학교는 모두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안학교는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나만 행복하면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요. ‘식구총회’라는 제도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식구총회’에서는 지겨울 정도로 토론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학교에서 문제성 있는 아이가 있으면 전학을 시키거나 퇴학을 시킵니다. 간디학교에서는 천천히 가더라도 함께 가자’라는 취지로 느린 아이들도 데리고 갑니다. 그렇다고 나머지 아이들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의논하는 거죠. ‘식구총회’는 문제 해결을 위한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ΩÂ┤þ09-│╗┴÷-63.jpg 대안학교 학부모 남중우 님



"부모가 변하면 아이가 바뀐다"는 말이 있는데 변하는 학부모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학부모 모임을 해보면 '대안학교에 다닌다, 고 해도 어차피 경쟁사회에 들어가려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입시를 염두에 두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이가 집에 가면 입시 준비를 시키기도 해요. 이러한 부모들도 아이가 3학년이 되면 ‘내 인생이 바뀌었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부모가 마치 매니저처럼 아이를 대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변하는 거죠. 매니저는 자식이 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계획을 세우고, 자녀의 성적을 관리하죠. 간디학교에서 이렇게 매니저에서 부모로 변해가는 학부모를 몇 명 보았답니다.


대안학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어떤가요?

학비와 기숙사비에 추가 비용까지 감안하면 아이 둘을 대안학교에 보내면 월 2백만 원 정도가 듭니다. 이에 대해서는 두 가지 의견입니다. 학비가 비싸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제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사교육을 시키다 보면 80만 원 이상이 든다고 합니다. 여기에 생활비까지 더하게 되면 오히려 대안학교보다 경비가 더 많이 들죠. 학비는 문제가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대입이나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이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진학을 하겠죠.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여 ‘진학보다 여행이 낫겠다’라고 생각하면 그 생각을 밀어 줄 겁니다. 뭐를 하든지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을 지지해 주고 싶어요. 제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보면 정해진 길대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을 하고, 대기업에 다니고, 진급을 했죠. 대개 ‘나는 어느 지역에 산다, 몇 평짜리 아파트에 산다, 무슨 차를 타고 다닌다’라는 데에다 행복의 점수를 매기죠. 그건 타인을 만족시키는 삶일 뿐, 내가 행복한 삶은 아니었던 거죠. 행복은 돈으로 치환할 수 없는 것인데도 말이에요. 저는 정해진 루트대로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제 생각대로 살려고 합니다.


¥­┤¤│ΩÂ┤þ09-│╗┴÷-64.jpg 남중우 님 딸이자 중학교 교내 소식지 편집장 남강희 양



대안학교 학부모 모임이 있나요?

저는 ‘자유와 뿌리’라는 락밴드에서 드럼과 일렉트릭 기타를 맡고 있습니다. 7년 전부터 꾸준히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연습하고 있습니다. 이 밴드도 아이 초등학교 때 인연으로 알게 된 교사, 학부모와 함께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취미생활이 있는데요. 2~3주에 한 번씩 진행하는 독서 모임이에요. 아이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이끄는 독서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책을 깊게 읽고 그 느낌을 누군가와 나눈다는 점이 좋아요. 돈 버는 일보다 두 가지 취미생활이 있어 삶에서 활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활기가 있으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요.


독서 모임에 나가신다고 했는데 감명받은 책이 있으세요?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면서 고전을 가까이하게 되었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지정 도서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조르바처럼 살고 싶어 졌습니다. 조르바는 지구 상에 같은 날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늘 가슴이 시키는 대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아이들이 창업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원전 반대 시위를 하고 열네 살에 편집장이 되는 것은 ‘조르바’처럼 사는 것입니다. ‘조르바’는 삶의 주인입니다. 기쁘면 춤을 추고 슬프면 웁니다. 가슴 뛰게 사는 거죠.



인터뷰를 마친 후 ‘대안학교는 아이가 행복해지고 부모인 내가 더 행복해지는 곳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가 시킨 대로 사는 삶이 아니라 삶의 주인으로서 ‘나’를 표현한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 글: 임은주(<비엔나 호텔의 야간 배달부> 저자)




언니네 마당 9호 "하자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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