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_슈테판 츠바이크
《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의 저자인 슈테판 츠바이크는 1881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고 나치 독일을 피해 영국으로 갔다가 브라질로 망명을 갔지만 그곳에서 삶을 마감한다. 그는 당대 최고 지식인으로 손꼽히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하나였다. 그의 많은 평전과 소설 중, 《마리 앙투와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광기와 우연의 역사》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책은 그가 생애 후반기인 브라질 망명 시절에 남긴 에세이이다. 암울한 시절이었음에도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있고, 비극 속에서 이기적으로 보이는 무관심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보통의 사람들도 있다. 그들 모두에게서 우리는 희망과 용기도 얻고 공감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모두 9편의 짧은 에세이인데, 그중 <걱정 없이 사는 기술>에는 안톤이라는 아름다운 사람이 나온다. 그는 하루에 필요한 것 이상을 원하지 않으면서도 늘 여유롭고 태평하게 산다. 그를 알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신뢰하고 그 또한 모든 사람을 신뢰하는 것 같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인 돈을 주체적으로 피하는 기술, 그리고 단 한 명의 적도 만들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기술”(9쪽)을 보여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 있을 수 있다니. 부디 나의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나타나서, 그런 기술을 감히 따라 하지는 못하더라도 흉내라도 내보고 싶다.
<나에게 돈이란>에서는 인플레이션의 무서움이 나온다. 아침에 3만 마르크를 주고 산 신문이 저녁에는 5만 마르크, 다음 날에는 10만 마르크를 내야 하고 일주일 후에는 100만 마르크짜리 지폐도 가치가 없어진다. 그러나 돈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삶의 오랜 가치(일, 사랑, 우정, 예술, 자연 등)는 더욱 소중해지는 경험을 통해서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삶의 용기와 기쁨을 잃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센강의 낚시꾼>은 엄청난 역사적 비극이 일어나는 옆에서 그에 무심한 듯 보이는 인간에 대해 말한다. 그가 비인간적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심장은 일정량 이상의 불행을 감당하지 못하며, 비극을 겪을수록 둔감해질 수밖에 없고, 그런 비극의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오히려 그것을 잊으려 애쓴다는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타인을 비정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되겠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사정이 있고 생각도 다르게 마련이니, 나와 다르다고 해서, 쉽사리 남을 오해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숲 속의 현자로 불린 비욘 린데블라드는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네가 모르는 전투를 치르고 있다. 그러니 친절하라, 그 어느 때라도.”라고 했다.
얇지만 가볍지 않은 이 책을 보고 나면, 역사상 가장 어두운 시대에도 빛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로 인해 우리는 희망을 갖고 용기를 낼 수 있다. 또한 타인에 대해 좀 더 이해와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