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크의 IT이야기 Apr 01. 2020

60%가 퇴사한 서비스기획팀 리빌딩

IT본부장으로 살아남기  #7

본부장(이사)라고 하면 왠지 사원들과는 무언가 달라 보이지만, 실상을 놓고 보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명의 회사원이랍니다. 중견 교육업계에서 월급쟁이 중 한 명인 IT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배웠던 다양한 조직 운영과 업무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번 글은 필자가 본부장을 하면서 와해된 조직을 받아 정상적인 조직로 리빌딩을 했던 모바일 서비스 팀에 이어 두번째로 리빌딩한 서비스 기획팀의 경험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


필자가 두 번째로 타 본부에서 이관을 받게 된 조직은 다름이 아닌 바로 서비스 기획팀이다.


서비스 기획, 프로모션 기획, 콘텐츠 기획


웹에이전시나 기타 다른 산업군과는 다르게 교육업계에서의 서비스기획팀은 크게 3가지의 업무범위로 웹 기획업무가 나뉘게 된다.


첫 번째로는 서비스 자체를 기획하는 서비스 기획의 업무가 있다. 이는 일반적인 웹 에이전시에서 진행하는 신규 웹사이트 구축 또는 서비스 구축 등을 위한 업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s에서 최근에 제작한 공부하는 학생과 선생님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성격의 튜터 닷컴 같은 서비스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기존 것들을 좀 더 편리하도록 서비스 자체를 고도화를 해나가는 기획 업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서비스 기획자가 만드는 서비스 기획 업무의 사이트 예시 (필자는 St unitas 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두 번째로는 각각의 강좌, 특강, 교재 등의 교육상품을 조합하여 이를 고객에게 알리고,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게 만드는 상품/프로모션 기획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s사의 평생 0원 프리패스와 같은 페이지를 기획하는 기획업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교육상품 판매를 위한 프로모션 기획

세 번째로는 콘텐츠 기획업무이다. 콘텐츠 기획이라 함은 신규 서비스 구축 또는 프로모션 기획에 필요한 근간이 되는 콘텐츠를 만드는 콘텐츠 기획 업무가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래는 평생 0원 프리패스에 들어가는 콘텐츠인데, 일반적으로 상품 페이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 기획자가 콘텐츠를 만들고, 이 콘텐츠 내용을 바탕으로 프로모션 기획자가 프로모션 기획 페이지를 기획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하고 개발하고 오픈하는 순서가 될 것 같다.

콘텐츠 기획자자가 만들어야 하는 기획업무


세 가지 종류의 기획 업무의 차이점을 보면 서비스 기획업무는 어떻게 보면 웹 기획을 다년간 경험했던 기획 경험이 풍부한 전문 웹 기획의 업무 영역이라면, 상품/프로모션 기획업무의 경우는 상품에 대한 특성 또는 교육업의 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야 하고, 콘텐츠 기획은 해당 아이템(자격증)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기획업무이다.


좀 다르게 이야기하면, 서비스 기획과 프로모션 기획, 콘텐츠 기획의 업무는 실제 알아야 하는 배경지식과 전문기술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한 명의 기획자에게 이 3가지 모든 업무를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서비스 기획의 경우 서비스의 방향성을 잡는 것, UI와 UX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반면 프로모션 기획은 프로모션 페이지에 들어가는 카피 문구 하나, 들어가는 표와 그래프, 사진 등의 원활한 조합이  실제 매출을 증대시키는데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프로모션 기획 업무와 서비스 기획업무는 많은 부분에 있어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콘텐츠 기획 역시, 콘텐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측면에 있어 알고 있어야 하는 배경지식과 스킬이 다르다.


비슷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개발자로 놓고 보면 자바를 잘하는 사람에게 파이썬을 시키는 경우라고 할까?


서비스 기획 업무만을 수행해왔던 사람은 프로모션 기획 업무로 좋은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고, 프로모션 기획업무를 했던 사람 역시 서비스 기획 업무를 잘 수행하여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많은 교육업계 경영진의 경우 IT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이러한 3가지 웹 기획업무를 분리하지 있고, 웹기획자라는 이름으로 한 명의 기획자에게 3가지 업무를 소화하도록 하고 있으니,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웹기획자라는 Job title을 달고 있는 인력들은 대부분 실제로 서비스 기획 업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도 프로모션 기획/콘텐츠 기획보다는 서비스 기획자가 좀 더 높은 업무 역량이 필요하며, 좀 더 각광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은 서비스 기획자가 PO(Product Owner)라는 Job title로 변경이 되고 있으나, 서비스 기획자와 PO는 비슷해 보이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 업무 영역에 있어 큰 차이점이 있다.

서비스 기획자는 본인이 만들어야 하는 IT 서비스가 중심이 되어, 이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PO는 IT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끝이 아닌 해당 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위해 마케팅적인 부분과 사업전략에 대한 부분까지 업무 영역이 좀 더 넓게 퍼져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리고 교육업계의 웹기획자들은 안타깝게도 이직이 매우 잦은 편이고, 타 산업군에서 서비스 기획업무를 했던 이들이 교육업계에 오고 나서 프로모션 기획과 콘텐츠 기획에 업무역량의 70% 이상을 소비하다 보면 업무의 만족도가 떨어지게 되니 자연스럽게 이들의 퇴사율 역시 높은 것이 현실이다.


3개의 팀을 1개로, 정말 옳은 결정이었을까?

필자가 이괸 받게 된 서비스 기획 조직의 경우 역시 위 3가지 웹기획자의 업무가 모호한 R&R로 업무들이 섞여있었고, 이로 인해 퇴사율이 높은 상황이었다.


필자의 회사 역시 서비스 기획/프로모션 기획/콘텐츠 기획 업무가 애매한 R&R로 5개 팀으로 업무들이 나뉘어 있었다.


총 5개 팀은 웹 기획 1팀, 웹 기획 2팀, 웹 기획 3팀, 콘텐츠 기획 1팀, 콘텐츠 기획 2팀이라는 이름으로 총 5개의 팀이 존재했다.


콘텐츠 기획 1팀과 2팀은 자격증과 공무원이라는 아이템에 따른 업무 영역이 분명했으나  기획 1/2/3팀은 사실 업무의 구분이 매우 모호했다.


웹 기획 1/2/3 팀은 서비스 기획업무의 비중이 약 70%, 프로모션 기획업무가 약 30% 였고, 콘텐츠 기획 1팀과 2팀은 프로모션 기획업무가 70%, 콘텐츠 기획업무가 30% 정도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획 1/2/3팀은 대부분 웹에이젼시와 서비스 기획업무를 경험했던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콘텐츠 기획 1/2팀은 콘텐츠 기획에 대한 경험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다.


서비스 기획의 경험을 가지고 있던 기획 1/2/3 팀과는 다르게 콘텐츠 기획팀의 경우 프로모션 페이지 제작을 위한 story board를 작성하는 업무를 힘들어하기도 했지만, Story board를 작성하고 이후 이 Story board를 바탕으로 디자이너/개발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PM 역할을 더 힘겨워했다.


반대로 기획 1/2/3 팀의 경우 기본적인 서비스 기획 업무나 PM 업무는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콘텐츠와 프로모션을 기획하는 업무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또 다른 문제점 중에 하나가 모호한 웹기획 1/2/3팀의 업무 R&R로 인해 팀 간 업무 R&R로 인한 사소한 다툼이 있었고, 이와는 별개로 기획팀과 개발팀 간의 각각의 다른 리더십(기획 1/2/3팀은 콘텐츠 본부장, 개발팀은 IT본부장 소속)으로 인해 하나의 방향성에 따른 효과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지 못했다.


이렇게 모호한 업무의 R&R 과 범위로 인해 회사에서는 기획 1/2/3팀을 하나의 팀으로 합치는 것에 논의를 시작하기로 결정한다.


글로 보면 웹기획팀의 기획업무의 R&R 이 모호한 3개의 팀을 하나로 합쳐 리더십을 통일하고 효율적인 리소스의 배치와 활용 이라는 측면에서 올바른 결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조금 깊게 보면 3명의 팀장이 보직해임이 되고, 이중 1명의 팀장만 살아남게 되는 어떻게 보면 매우 살벌한 조직 개편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조직개편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는 조직에 아주 큰 충격을 주는 것이고, 만일 해당 팀의 팀장이 팀 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는 조직 자체가 와해가 될 수 있는 아주 큰 의사 결정이 되게 된다.


경영진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한마디는
제발 조직개편과 같이 큰 의사결정을 할 때는 반드시 조직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을 하고, 개별 팀장과 팀원들에게 많은 설득을 통해 조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조직의 충격을 최소화 하기위해 조직원과의 사전 공감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실 필자가 다니고 있는 교육회사의 경우 팀장에게 참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있었다. 팀원의 인사적인 관리, 업무 성과 내기, 타의 모범이되기 등등, 팀장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나를 팀원으로 보내달라 라는 곡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게 사실이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3개의 팀을 1개로 합치는 것은 경영진에게 있어서도 굉장히 어려운 의사결정이고 이러한 의사결정의 배경에는 해당 조직의 본부장 의견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웹기획1/2/3팀을 데리고 있던 콘텐츠 본부의 본부장의 의견에 따르면 3개의 팀을 1개의 팀으로 합치는 데 있어 3개 팀의 팀장 역시 모두 동의한 상황이고, 팀장과 팀원들 역시 이러한 조직개편을 희망한다는 피드백을 받게 된다.


본부장의 이러한 의견에 따라 회사는 3개의 팀을 1개의 팀으로 합치는 것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최종 조직개편에 대해 발표되고 나서, 콘텐츠 본부장 역시 퇴사를 발표하게 된다.


이후의 상황은 말로 하지 않아도 뻔한 결론이 보이게 된다.


3명의 팀장이 2주 사이에 연이어서 사직서를 내게 되고, 이 팀장을 따르던 팀원들 중 서너 명은 동반 퇴사, 서너 명은 두 달 사이에 퇴사하게 되다 보니, 결국 14명 남짓이던 기획 1/2/3팀의 팀원은 결국 4명 남짓한 인력만 남게 되고 모두 퇴사하게 된다.


이렇게 와해된 조직은 어쩔수 없이 타 본부로 이관을 시켜야했고, 그 본부가 바로 필자가 맡고 있던 IT본부였다.


정말 정말 힘든 점은 IT본부로의 조직이동후의 통폐합이 아닌, 통폐합 후 조직이동이 되다보니, 조직 통폐합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당시 타본부의 본부장이였던 필자가 전혀 의견을 낼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반토막난 모바일 사업팀의 조직 이동에 이어 60% 인력이 퇴사한 서비스기획팀의 조직 이동이라!

진짜 뚜껑이 열릴 노릇이었다. ㅜㅜ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선택 그리고 집중

왜? 탐장들과 그를 따르는 인력들은 퇴사를 했을까?


먼저 경영진에서의 가장 큰 실수 중의 하나가 조직 개편에 대해 조직원 그리고 팀장과 협의가 완벽하게 되었다는 해당 본부의 본부장을 말을 신뢰한 것이고, 이 신뢰를 검증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필자가 이 조직개편에 있어서 다시 한번 느낀 점은, 정말 조직개편은 신중에 신중 기해야 하고 이해 당자자들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논란은 뒤로 하고, 필자는 어쩌거나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체 인력의 60%가 퇴사한 서비스 기획 조직을 받게 되었고, 결론적으로는 정상화를 시키는 것이 임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 팀을 정상화시켰는지 의문이긴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필자는 그 조직을 정상화시켰다.


리빌딩

조직을 정상화시켰던 방법은 사실 모바일 서비스팀의 리빌딩과 크게 다르지가 않았다.


1. 먼저 서비스기획팀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업무들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2. 반드시 해야 하는 일, 하면 좋은 일 등 어떠한 업무를 선택하고 집중해야 하는지를 정했다.

3. 그리고 현재 리소스 상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을 IT본부의 모바일 기획 조직에 일부 업무를 이관하고

4.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업무들을 정리하여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하여 업무의 우선 순위들을 정했다.

5. 이후에 서비스 기획업무와 프로모션 기획업무가 섞여 있던 업무를 타 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서비스 기획 업무 100%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의 R&R 도 조정하였다.

6. 그리고 빠른 채용.....

7. 그리고 서비스 기획자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


필자의 경우 나름 서비스 기획 업무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획 & PM 백그라운드의 기획자 이자 IT본부장이었고, 새롭게 입사한 저 연차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매일 20분씩 약 6주간의 서비스 기획 기본 교육을 실시하게 되어, 기본적인 기획자로써의 소양을 갖춘 기획자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어떻게 그러한 열정을 가지고 조직을 안정화시켰는지 나 자신 조치 신기하긴 하지만, 이러한 각고의 노력을 통해 서비스기획팀은 차차 안정을 찾게 되고, 3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는 어느 정도 조직의 안정화와 자리를 잡게된다.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Motivation

이렇게 안정화를 시키는 데 있어서 업무 R&R 의 조정이나 교육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했던 건 남아있는 서비스 기획자들에게 지속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었다.


나와 함께 일을 하면 성장하는 기획자가 될 수 있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여기서 열심히 배우면 나중에 인정받고 몸값 높은 기획자가 될 수 있다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이다.


결국 어렵게 어렵게 조직을 안정화시키기는 했지만, 한번 무너진 조직을 다시 리빌딩하는 일은 정말로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조직 개편이라는 것은 결국 회사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이고 이러한 의사결정에 대상자가 되는 팀장과 팀원들이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100% 가까이 참여하고 동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후 안정화된 조직은 그후 문제은행을 기반으로한 문제 풀이 서비스 통합된 통합 나의 강의실, 통합 결제 장바구니, 자동화된 학습서비스등 그 이전의 기획 조직에서는 만들어 내지 못했던 학습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는 특허 출원까지 하게 된다. 


이 특허출원은 필자가 다녔던 회사의 제대로된 최초 특허출원이였다.


한번 무너진 조직을 되살리는 일!! 힘들다! 그리고 만일 정말 작은 스타트업에서 서비스 기획인력이 2달만에 60% 퇴사한다면?? 아마 회사가 망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직개편은 신중히 그리고 조직원과의 공감이 필수
매거진의 이전글 Agile(애자일) 조직, JIRA(지라)로 일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