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구상 (2)
쓰고 싶은 글이 이미 있는 분들이라면 이번 글의 앞부분 절반은 읽으실 필요가 없을 듯하다.
그러나 당장 쓰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면 제가 그럴 때 쓰는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해보고 싶다.
지난 브런치와 어느 정도 이어지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을 듯한데, 나는 신작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이런 방법을 택해봤었다.
키워드 조합하기
나는 엑셀로 리디북스의 키워드를 정리해서 가지고 있는데,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때면 열어놓고 구체화 작업에 도움을 받는다. 아예 시작 단계에서 받기도 하고.
혹시 필요하신 분을 위해 파일을 올려두겠다.
태그는 매번 추가되거나 수정되므로 지금 현재 데이터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참고하시길.
여하튼 나는 위 엑셀 파일을 열어놓고, 거기에서 원하는 태그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만든 작품이 올해 6월에 론칭한 애 아빠는 필요 없어요이다.
처음 쓰고자 했던 것은 2023년 3월의 일인데, 제대로 현대로맨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딱히 쓰고자 하는 이야기는 없었기에 태그를 늘어놓고 재미있어 보이는 조합부터 골라봤다.
이런 식으로
자극적이고 빠른 전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원나잇 태그를 골랐고, 그 하룻밤에 아이를 가졌으면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될까 궁금해져서 베이비메신저를 선택했다. 이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서 사내 연애와 라이벌/앙숙 태그를 고르고 나니 생각보다 빠르게 그럴듯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당장 쓸 얘기가 없으신 분들이라면 이런 식의 방식으로 구상을 시도해 보길 권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도할 때보다 빠르게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걸 체감할 수 있을 테니.
이러한 시도는 또 다른 이점이 있는데, 태그를 고르고 시작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구상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클리셰에 가까운 이야기가 탄생한다는 점이다.
클리셰
이야기에서 자주 쓰이는 전개 방식
오랜 기간 동안 사랑을 받은 이야기 전개 방식
클리셰의 범주에 드는 소재, 관계들이 태그/키워드화 되어 추가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방식은 반드시 클리셰적인 소재나 전개가 포함될 수밖에 없으며, 그건 더 대중적인 글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러니 해보지 않았다면 이 방식을 꼭 시도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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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까지 진행해 봐서 쓰고 싶은 이야기가 생각났다면, 바로 쓰는 것에 돌입하기 전에 다른 걸 먼저 추천한다. 바로
작품 개요 쓰기
이다.
나는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작품 개요를 꼭 써두는 편이다.
작품 개요가 있으면 아이디어에 대한 단순한 메모만 가지고 있을 때보다,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지 기억하고 떠올리기가 더 쉬웠다.
혹시 필요한 분들이 있을지 모르니 작품 개요 파일 역시 올려보겠다.
위 파일을 열어보면 알겠지만, 작품 개요에는 이런 내용들이 들어간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써두면 꽤 도움이 된다.
나는 아이디어 발생 시점에서 한참 지난 후에 실제로 집필을 시도할 때 꽤 선명하게 기억났다.
실제로 나는 2023년 3월에 작품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하지만 원고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24년 2월이었는데 생각보다 선명히 원하던 내용들이 떠올라서 쓰면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내가 기록 덕후인 터라, 당시에 써놨던 작품 개요가 남아있으니 아래 첨부해 보겠다.
실제로 출간된 작품은 소재 설명과는 달라진 부분이 있다.
하지만 대략적인 내용이나 분위기는 이때와 거의 달라진 부분이 없고, 개인적으로는 꽤 완성도 있게 작품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작품 개요는 이밖에도 쓸만한 곳이 많다.
나의 경우, 새로운 작품을 출판사에 보낼 때 메일에 작품 개요를 긁어서 본문에 첨부하는 편이다.
이런 식으로.
위의 이미지는 실제로 보낸 메일을 캡처한 터라 아직 론칭하지 않은 작품의 정보가 기재되어 있어 가려야 했다. 양해 바란다.
여하튼, 메일을 보낼 때 저런 식으로 정리해서 보낼 때 사용하면 좋다.
물론 그 경우 소재 설명을 아이디어 메모장으로 쓰고 있다면 반드시 다듬어야겠지만.
내가 작품 개요를 메일을 보낼 때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1. 내가 쓰고자 하는 작품에 대한 흥미 유발
2. 작품에 대한 기대감 부추기기
실제로 의도대로 작동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의도는 위에 쓴 것과 같다.
편집자나 담당자분들은 많은 작품을 접할 거고, 그 모든 작품을 세세히 읽기 어려울 거다.
물론 그것이 그분들의 일이기는 하나, 그렇기에 많은 작품의 정보가 머릿속에서 뒤섞여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나는 내 메일을 받은 사람이 내 작품을 빠르게 파악하길 바란다.
파악과 동시에 흥미를 보이기도 바라므로 메일에 저런 식으로 정리된 작품 개요를 첨부하는 편이다. 시놉시스의 첫 장에도 집어넣는 편이고.
아, 이렇게 메일에 첨부할 때는 작품 개요의 소재 설명 부분은 실제 출간할 때 작품 소개 내용에 넣는 형식의 글을 집어넣고 있으니 이 방법을 이용하고자 하는 분은 참고하기를.
p.s 본 브런치에서 다뤄주기를 바라는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