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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질시스터즈 Jan 23. 2021

주요 웹툰 플랫폼 4개사의 경쟁력

네이버 웹툰, 다음 웹툰, 카카오 페이지, 레진 코믹스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네이버 웹툰의 <노블레스>, <마음의 소리>와 다음 만화 속 세상의 <트레이스>, <다이어터> 등의 작품들이 웹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으며 본격적인 웹툰 대중화가 시작되었다. 두 대형 포털 사이트 이외에도 야후! 카툰 세상, 네이트 웹툰, 올레마켓 웹툰 등 여러 웹툰 포털 사이트에서 <너에게 하고 싶은 말>, <여자만화 구두>, <냄새를 보는 소녀> 등의 다양한 작품들을 연재며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지만, 지금 이러한 포털 사이트들은 침체 혹은 종료되어있는 상황이다.      


대신 2013년도에 개설된 레진 코믹스를 필두로 하여 봄툰, 코미코, 투믹스 등 새로운 모바일 기반 웹툰 플랫폼이 등장하였고, 북큐브, 리북스 등 전자책 서비스를 중점으로 다루던 플랫폼들도 웹툰 사업 영역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2021년도인 현재, 독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웹툰 플랫폼은 상당히 무궁무진한 상태이다. 또한 단순히 독점 연재를 진행했던 웹툰 서비스 초창기와 비교하여 웹툰 유통 구조가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에 독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장르와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웹툰 플랫폼을 잘 선택하여 이용할 필요가 높아졌다.


출처 와이즈앱


와이즈앱에서 분석한 사용자 점유율을 보면 네이버 웹툰 53.8%, 카카오 페이지가 29.4%, 다음 웹툰 9.4%로, 네이버 웹툰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큰 시장 점유율을 상대로 각 플랫폼이 개성을 살려 사용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세우다 보니 여러 웹툰 플랫폼을 사용할 때마다 각 플랫폼이 내세우는 특징이 느껴진다. 이 글에서는 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의 다양한 특징을 분석해보자 한다.



네이버 웹툰


네이버 웹툰, 대중화라는 양날의 검


최근 다양한 플랫폼이 외부 작품, 일본 만화, 출판 만화 등 다양한 외부 작품으로 플랫폼을 구성하는 것에 반해, 네이버 웹툰은 당 플랫폼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국내 독점 연재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또한  웹툰 유료화라는 추세에 맞추어 대부분의 완결작을 유료 혹은 24시간마다 무료로 전환하고, 연재작의 미리보기 유료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웹툰 유료화 수익 모델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50~60개 가량의 모든 연재작을 무료로 제공하며 국내 최대 웹툰 플랫폼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가장 대중화된 플랫폼인 만큼 타 플랫폼 대비 광고 노출이 많은 편이다. 웹툰 어플 접속 시 상단에 노출되는 쿠키 오븐, 요일별 웹툰 하단 영역에 노출되는 앱띠 배너, 웹툰 감상 시에 삽입되는 PPL, 웹툰 감상 후 노출되는 빅배너 광고 등 통상적으로 네이버 웹툰 어플을 통해 웹툰을 한번 감상할 시 최소 3번 이상 광고에 노출되며 이외에도 독점형 DA, 브랜드 웹툰 등 다양한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광고는 작품 감상과 독립되어 있고, 네이버 웹툰과 작가의 직접적인 수익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웹툰 내에 삽입된 PPL의 경우 내용의 작품 감상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는데 네이버 웹툰은 웹툰 PPL의 비중이 타 플랫폼 대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작품적 측면에서 네이버 웹툰은 <안나라수마나라>, <인간의 숲>, <가담항설> 등 작품성을 인정받는 다양한 웹툰들도 다수 연재되어 왔지만, 점차 웹툰의 작품성보다는 대중성과 주요 이용층인 10대의 입맛에 맞춘 작품이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는 <프리드로우>, <외모지상주의>, <연놈>, <여신강림>, <스터디그룹> 등 학원물, 일진물이 네이버 웹툰의 조회 수 최상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공감.jpg>나 <복학왕> 등 스토리나 작화 측면에서 퀄리티를 유지하지 못하는 작품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또한, 근 2년간 신작이 대거 늘면서 다른 작품들과 특별히 차별화되기 힘든 여성향 로맨스 장르의 비중도 크게 늘었다. 한마디로 가볍게 보기 좋은 작품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작품성과 완성도보다는 조회 수를 우선시하며 점점 양산형 웹툰이 늘어나, 하향 평준화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사용자 점유율이 가장 높은 플랫폼인만큼 독자들의 충성도나 참여도가 높아, 타 플랫폼에 비해 베스트 댓글 문화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네이버 웹툰의 특징이다. 카카오 페이지나 다음 웹툰에 비해 회당 댓글수도 현저히 많고, 이를 통해 웹툰을 읽은 독자가 다른 대중들의 반응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웹툰 공감의 장, 베스트댓글 문화는 순기능만 있을까?> 포스팅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작품에 대한 지나친 참견과 필요 이상의 비난 여론이 발생하기도 한다.

  

UI 측면에서는 다른 플랫폼 UI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이다. 오로지 요일별 분류만 제공하고 있으며 타 플랫폼이 다양한 콘텐츠로 플랫폼을 구성하는데 반해, 독점 연재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연령과 무관하게 웹툰 선정에 있어서 혼동이 덜한 편이다. 다만 장르 세분화 기능이 없어서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이용자들은 작품을 선택하기 불편하며, 작품 설명도 단순하고 작품 키워드도 제공하고 있지 않아서 오로지 썸네일에 의지해서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 웹툰


다음 웹툰, 작품의 완성도로 승부    


다음 웹툰도 네이버 웹툰과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플랫폼인 만큼 연재작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완결분 유료 전환, 미리 보기 유료 서비스 등 비슷한 방식으로 유료화를 진행하고 있다. 웹툰 내 PPL이나 앱띠 배너 등 플랫폼 내에서 진행하는 광고의 수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다만 플랫폼의 성향이 네이버 웹툰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다음 웹툰을 이용하다 보면 10대를 겨냥한 소년물와 로맨스물이 많은 네이버 웹툰과 달리, 작품의 대상 연령층이 더 높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미생>, <신성한, 이혼>, <미완결>, <리세터> 등등 진부하고 자극적인 스토리보다는 참신하고 탄탄한 서사의 웹툰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다음 웹툰이 이전부터 꾸준히 호평받아온 부분이다. 최근에는 다음 오리지널 BL 작품이 연재되기 시작했으며,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독자층이 많은 만큼 독자 반응이 상당히 공격적인 네이버 웹툰과는 달리, 다음 웹툰의 독자층은 작품에 대한 비난이나 예민함이 적은 편이다. 오후 10시 업로드 시간이 정해지기 전에는 당일 오후 4, 5시에 웹툰이 업로드되어도 거의 비판이 없었을 정도이다. 요일 당 제공하는 웹툰의 수가 50~60개에 육박하는 네이버 웹툰에 비해 다음 웹툰은 요일 당 웹툰 수가 30개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이지만 오랫동안 사용한 이용자로서 작품의 질에 집중하는 작지만 알찬 플랫폼이라는 인상이 있다.          


웹툰 UI 측면에서는 어플이 리뉴얼되면서 기다무라는 배너가 추가되어, 외부 유료 웹툰도 많이 추가되었지만, 연재 배너에서는 예전처럼 다음 웹툰만 깔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이용 시의 복잡함은 없는 편이다. 메인 화면에는 애니메이션 효과까지 삽입하며 깔끔하고 인상적인 어플 UI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 페이지


 카카오 페이지, 판타지 장르 특화


<나 혼자만 레벨업>, <도굴왕>을 비롯한 다양한 액션 판타지는 물론이고, 일반 로맨스와 로판 장르 배너가 따로 나누어져 있을 정도로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 엄청난 강세를 보이는 플랫폼이다. 특히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빙의/회귀/중세물과 같은 로판 장르에 독자층이 매우 많은 편인데, 네이버 웹툰에서 책 빙의 로맨스 판타지 장르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라는 작품이 연재되자 댓글창에 카카오 페이지가 계속 언급되었을 정도로 이 장르를 선점하고 있다. 웹 소설을 기반으로 양산되고 있는 웹툰들은 퀄리티가 보장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꽤 많아서 ‘선발대’라는 카카오 페이지만의 특이한 댓글 문화도 존재한다. 성인 장르는 없으며 BL 장르도 엄격한 검열을 거쳐서 15세 이용가로 수정되어 올라오기 때문에 같은 작품을 게재하는 타 플랫폼에 비해 경쟁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와이즈앱


와이즈앱 분석에서 네이버 웹툰 설치자 중 미사용자가 22.8%, 카카오 페이지는 미사용자가 46.9%로 두배 이상 차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카카오 페이지의 미사용자의 비율이 높은 것에는 복잡한 UI/UX와 열람 시스템으로 인한 웹툰 감상의 불편함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예상된다.


직관적으로 요일에 따라 분류되어있는 기존의 웹툰 플랫폼과 달리 웹툰, 웹 소설, 영화, 방송, 책 등 다양한 콘텐츠의 복합/종합 플랫폼으로, 네이버 웹툰과 다음 웹툰만 사용했던 이용자라면 처음 카카오 페이지를 접했을 때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요일과 장르에 따라서 웹툰을 분류하는 UI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는데 장르 배너에서는 오늘의 추천, 일간 TOP, 독점 연재, 최신 연재작, 지금 뜨는 인기작, 주간 베스트, 장르 내 세부 장르 등으로 구성되어있어서 한눈에 작품을 파악하기 어렵다. 업로드되어있는 작품들도 독점 연재작, 외부 연재작, 외부 완결작, 출판 만화, 해외 만화 등 그 구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작품 선택에 있어서 혼동을 겪을 수 있다. 혼동스러운 선택지 중에서 한두개 골라서 읽어봤을 뿐인데 보관함으로 바로 저장되는 시스템도 불편하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유료 혹은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으로 캐시를 사용하여 결제하지 않으면 연재되어있는 분량을 몰아서 볼 수 없는 구조이다. 카카오 페이지는 이러한 불편함을 이용하여 캐시 제공 이벤트 알림을 매우 활발하게 보내고 새로운 작품을 홍보한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웹툰 한편을 보기 위해서 너무 많은 광고에 노출되는 시스템이며, 어플 내에서도 네이버 웹툰 이상으로 많은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또한 이벤트를 통해 이용권을 주는 웹툰이 있고 아닌 웹툰이 있으며, 전체 유료여서 직접 결제한 웹툰이 기다리면 무료로 전환되어 허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기다리면 무료를 통해 이용권을 얻어도 열람 알림이 울린 직후에 웹툰을 보지 않으면 다음 회차를 더 늦게 보는 손해가 생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처럼 복잡한 열람 시스템은 독자의 피로도를 높이게 된다. 카카오 페이지가 어떤 연령층이든 편하게 웹툰을 선택하고 감상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UI/UX 및 열람 시스템을 단순화 하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대형 IT 회사인 카카오의 계열사답게 타 플랫폼보다 독자 맞춤 서비스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특정 장르만 선호하는 독자를 위해 장르를 세분화하였으며, 마이셀럽스와 협업하여 구축한 AI 유저 반응 시스템을 통해 작품 특성을 형용사로 설명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실제 AI 유저 반응을 확인해보면 <퀄리티 대박인>, <기다리다 목빠지는>, <역동적인> 등 작품 설명이나 묘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유의미한 정보는 그다지 제공되지 않고 있다.      


레진 코믹스
레진 코믹스, 대중에서 벗어난 작품성의 자유   


레진 코믹스는 웹툰은 무료라는 인식을 깨는 발판을 처음으로 마련한 플랫폼이다. 당시 네이버 베스트 도전에 올라오던 괜찮은 작품들을 싹쓸이해서 입소문을 탔었고, “성숙한 독자들을 위한” 컨셉을 내세우며 폭넓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했던 네이버 웹툰과 달리 “성인”을 표적화했다. <김철수씨 이야기>, <나쁜 상사>, <유쾌한 왕따>, <법칙과 순서의 세계>,<씹어 삼키다> 등 수위 높고, 고어틱하고, 음울한 작품들도 다수 연재되었고, 기존의 대중 웹툰 시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자유로운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레진 코믹스는 성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성인물, BL/GL 장르를 내세웠고, 이러한 시도를 통해 대형 플랫폼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또한 구매력이 높은 성인들이 대상이었기 때문에 초창기에 웹툰 유료화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존의 대형 플랫폼에서 저연령층까지 고려하여 작품을 만들었던 작가들도 레진 코믹스에서의 연재를 통해 새로운 장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다음 웹툰에서 <다이어터>를 연재했던 작가 네온비는 <나쁜 상사>를 연재하며 성인물에 도전했으며, 네이버 웹툰에서 <시타를 위하여>를 연재했던 작가 하가는 <킹스 메이커>라는 작품을 통해 BL을 선보였다. 이러한 레진 코믹스라는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은 새로운 장르/작품을 소비/창작하고 싶은 독자와 작가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현재에는 봄툰, 리디북스, 북큐브 등 다양한 웹툰 플랫폼이 등장하고, 외부 연재작을 많이 들이면서 초창기 레진만의 강점이었던 비주류 소재 웹툰의 경쟁성은 다소 떨어진 편이다.



글. 강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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