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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질시스터즈 May 06. 2021

슬기로운 사회초년생 생활

Z세대가 말하는 회사 생활 마음가짐


슬기로운 사회초년생 생활


고용 불안정의 시대.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청년 실업률 문제는 어쩐지 덤덤하게 느껴진다. 주변의 20대 친구들과 나의 모습이니까. 다들 밤새워가며 최선을 다해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실의 문턱은 시시하지 않다. 번듯한 학벌, 우수한 학점, 화려한 대외 활동, 수많은 자격증은 물론이거니와 자신만의 무기가 될 직무 경험과 스토리에 "운"까지, 전부가 필요하다.


그럴 때일수록 당장 회사에 들어가는 관문에 목매게 된다. 하지만 대학생이 되고 나니 대입이 인생 고민의 다가 아니었다는 뒤통수를 맞았던 것처럼, 취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올해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68%가 1년 이내 이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섣부른 결정과 판단은 후회를 남긴다. 그리고 평생직장이 없다는 건 우리 세대에겐 너무 당연한 진리가 되었다.




는 공공기관에서 일한 지 이제 갓 3개월 차에 접어든 새내기 직원이다. 주말에 리디셀렉트를 둘러보다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슬기로운 공무원 생활』, 부제는 '생각보다 방대하고 의외로 전문적인 공직 라이프'이다. (* 책 광고 아님. 내돈내산.)


『슬기로운 공무원 생활』책 표지

  ▶ 책 소개 中  

고용 불안정의 시대인 현시점에서 신입 9급 공무원은 많은 이들에게 있어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러나 입직한 지 3년이 되지 않아서 퇴직하는 신입 공무원,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공무원의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엄격한 상하관계, 경직되고 후진적인 조직문화, 강경하고 감정적인 민원, 낮은 기본급, 의외로 센 업무 강도가 그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쉽게 말해서 이 시대의 신입 9급 공채생은 조직문화에도 일에도 쉽사리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단숨에 책 한 권을 다 읽어 내려갔다. 9급 공무원이 하는 일과 애로사항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공공의 일을 진로로 고려하고 계신 분들이 미리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현직에 계신 공무원 분들도 공감용으로 읽기 쏠쏠할 것 같다.


나는 공무원이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공공의 영역에서 업무를 하고 있다는 점과 보수적인 조직 문화와 체계가 있다는 점에 두루 공감하며 책을 읽었다. 책의 부제는 아주 적확하다. 업무는 생각보다 방대하고 의외로 전문적이다. 나만 하더라도 업무에서 요구하는 범위가 방대하다. 코딩을 배웠어서 html 코드가 낯설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마케팅, 디자인 감각, 재정에 대한 이해까지……. 게다가 사무실에서 막내라 자연스럽게 서무 일도 맡아 각종 자잘한 업무도 관리하고 있다 보니 올라운더가 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책에 밑줄을 그었던 건 이런 부분이었다.


  ▶ <조직 안에서 주특기와 필살기를 만들자> 챕터 中

'벌써? 너무 이르지 않나? 이제 막 공무원이 됐는데?'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고참이 된다. 조직과 일에 적응하고, 회식에 참석하고, 퇴근 후에 쇼핑하고,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느라 못 만났던 사람들과 만나고,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애 기르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살게 된다고 했다.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구절이었다. 서울 중심부에서 경기도로 돌아가는 광역 버스를 타면 항상 까무룩 잠에 들곤 하는데, 어느 날은 눈을 감았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활에서 일을 빼고 나에게 남은 것은 뭘까 하고. 일찍 퇴근해야 집 가면 8시, 저녁 먹으면 9시, 씻고 잘 준비하고 유튜브 잠깐 보면 내일 컨디션을 위해 자야만 한다. 게다가 브런치도 매주 써야 하고, 자격증 공부도 하고 있으니 하루하루가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리고 있었다.


  ▶ <제3의 길: 담당자에서 전문가로> 챕터 中

주특기와 필살기를 갖추게 될 때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다. 내가 하는 일 외에, 조직 바깥에 '더 큰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더 큰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여러분이 느꼈던 그 끔찍한 고통이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찻잔 밖으로 나오면 거칠게 몰아치던 태풍도 실바람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 조직 안에서 다방면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공채생일수록 더 큰 공동체를 바라봐야 한다. 이 세상에 관계를 맺어야 하는 사람들이 상사나 조직원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제시하는 '제3의 길'이다.


입사 첫날 던져준 인수인계서 세 장과 책임의 무게. 회사 생활이 아주 처음도 아니었고, 그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아왔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그게 사수가 있고 없음의 차이였을까. 첫날부터 공백기 없이 돌아가야만 하는 일들을 쳐내야 했고, 인수인계의 미비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마찰들과 곤란함에 몸부림쳐야 했다. 입사 첫 주는 혼란 그 자체여서 이전에 경험했던 회사 생활이 모두 '가짜'였나 하는 착각마저 들기도 했다.


다행인 점은 그렇게 벙 진 1~2주를 보내고 나니, 이런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동경하던 전문가를 업무상으로 만날 수 있고, 원하던 일을 업무를 통해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 내 생활 속에서 일이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일이 내 자아실현의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책의 조언을 빌어, 휩쓸리지 않고 넓은 시야를 가 균형 잡힌 담당자이자, 그리고 전문가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갈고닦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내일의 출근 준비를 해본다.



글.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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