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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질시스터즈 May 22. 2021

카카오가 웹툰 IP를 확장하는 방법

콘텐츠 산업 종사자라면 꼭 읽어야 할 IP 비즈니스 이야기


지난 글 <네이버가 웹툰 IP를 확장하는 방법>에 이어, 이번 글에서는 카카오엔터가 웹툰 IP를 확장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물론 필자는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아니기에 이번 글도 다수의 뉴스 기사와 관계자들이 참여한 인터뷰 및 콘퍼런스 내용을 참고해 작성하였음을 밝혀둔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생각하는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한다. 카카오엔터의 이진수 대표는 이런 인터뷰를 했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때는 이영준 부회장은 뜨지 않고 그 역할을 맡은 박서준만 떴다. <이태원 클라쓰>는 박서준도 뜨고 박새로이라는 캐릭터도 떴다. 작지만 날 굉장히 기쁘게 했던 일이 있었는데,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 차량 협찬을 했던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웹툰 속 박새로이 캐릭터를 매장 간판 모델로 세운 광경을 봤다. 드라마 배우가 따로 있는데도 웹툰 캐릭터를 쓴 거다.

씨네21,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 - '승리호', BTS 다루듯 마케팅 할 것이다", 2020.06.18.


카카오엔터의 IP로 제작한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과 <이태원 클라쓰(2020)>는 동일한 배우가 연기했지만, 후자만 캐릭터가 떴다. 이는 박새로이 캐릭터가 이영준 부회장 캐릭터보다 독특하기 때문이라는 작품 내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카카오엔터 이 시기 사이에 단순한 유통 플랫폼이 아닌 IP 발굴·육성 회사로 행보를 전환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수 대표가 말한 벤츠 옆 박새로이 등신대 이미지를 찾을 수 없어 다음웹툰 대표 옆 박새로이 등신대 이미지를 게시한다. (이미지 출처: 서울신문)


| 단순 유통 플랫폼이 아닌, IP 발굴·육성 회사로


초기의 카카오엔터는 웹툰과 웹소설을 유통하는 플랫폼의 역할에 국한해 수행했다면, IP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후 카카오엔터는 유망 IP를 발굴하고 이를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확장할 수 있는 IP 발굴·육성 회사로 방향을 전환했다.


위의 드라마 예시를 들어 설명하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 방영 당시에는 플랫폼의 트래픽 증가를 유도하는 캠페인이나 프렌즈 이모티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와 달리 웹툰 <이태원 클라쓰> 때는 래퍼 비와이와 컬래버레이션을 해 웹툰 OST를 제작하는 등 <이태원 클라쓰>에 대한 IP 브랜드 프로모션에 집중했다.


그리고 원천 IP 확보를 위해 대원씨아이, 학산문화사,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 등 국내의 굵직굵직한 대표 만화 기업들에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며 웹툰 IP를 확보해왔다.


또, 이번 달 5월 11일에는 북미 시장의 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인 '타파스(Tapas)'와 '래디쉬(Radish)'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카카오엔터, 타파스, 래디쉬(이미지 출처: 뉴데일리경제)


'타파스'와 '래디쉬'는 네이버웹툰이 인수한 '왓패드(북미 웹소설 플랫폼)'에 비해 이용자 수나 페이지 뷰는 적지만, 매출로는 2020년에 전년에 비해 5배, 10배 성장 매출 부문에서 특징을 보이는 플랫폼이다.


특히, 타파스의 경우는 2020년 하반기부터 카카오엔터의 콘텐츠를 공급했는데, 타파스의 9만 여개 콘텐츠 중 카카오엔터 IP 80여 개가 매출 절반을 견인하며 카카오엔터 IP의 북미 시장 성공 가능성을 검증하게 했다.


래디쉬의 경우 K-웹소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플랫폼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 할리우드식의 '집단 창작 시스템'과 게임업계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를 도입하여 자사 IP만으로 매출을 크게 올리고 있는 플랫폼이 북미 시장의 인기 IP 확보가 가능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 서비스의 사용 후기 등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회차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래디쉬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흥미로우니 다음 글을 꼭 읽어주시길 바란다.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해 원천 IP를 확보하게 되면, 카카오엔터는 <슈퍼 IP 유니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IP를 투자하고 육성한다. 여기서 '슈퍼 IP'플랫폼 시대에 팬덤을 활용해 스토리 IP가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될 수 있는, 세계관이 탄탄하고 확장성 있는 IP를 의미한다. 카카오엔터의 대표적인 슈퍼 IP로는 <이태원 클라쓰>, <승리호>, <스틸레인(강철비)> 등이 있다.



카카오엔터가 슈퍼 IP를 인큐베이팅하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 1 ] 초기 열람, 구매전환율 검증

매일 실시간 유저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IP 단위로도 데이터를 분석해 프로모션을 통해 IP를 육성한다.


[ 2 ] IP 멀티포맷·멀티플랫폼

- 멀티 포맷: 웹툰(웹소설인 경우), 스토리 게임, 캐릭터 MD, 오디오 드라마, 채팅 소설 등으로 제공한다.

- 멀티 테리토리: 글로벌 OTT를 활용한 드라마, 애니메이션 배급한다.

- 멀티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등 크로스 서비스로 제공한다.


[ 3 ] 글로벌 플랫폼 서비스

일본(픽코마), 미국(타파스), 동남아(올해 6월부터 서비스 예정) 등으로 로벌 플랫폼에 콘텐츠를 번역하여 유통한다.


[ 4 ] 슈퍼 IP 유니버스

위 과정에서 검증된 슈퍼 IP를 글로벌의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IP를 확장한다.


카카오엔터의 슈퍼 IP 인큐베이팅 (이미지 출처: 홍민영 카카오엔터 CIPO)


위 과정이 순차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종합해보면 유저 데이터를 통해 IP의 성공 가능성을 초기부터 검증하고, 검증된 IP를 많은 유저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확장해나간다는 것이다.


"글로벌 OTT 기업을 통해 카카오페이지 IP 기반의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이 서비스되더라도 이 콘텐츠들의 팬을 다시 카카오페이지로 끌고 오는 유기적인 연결을 추구합니다."

- 홍민영 카카오페이지 CIPO


카카오엔터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드라마화를 통해 웹소설 팬덤이 드라마 팬덤으로 전환되고, 드라마 팬덤이 다시 웹소설 팬덤으로 전환되는 과정 속에서 플랫폼 성장도 동반 견인되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일찍부터 포착해왔다.




| 네이버웹툰 VS 카카오엔터, 그 승자는?


네이버웹툰 VS 카카오엔터, 그 승자는? (이미지 출처: 서울경제)


2개 글에 걸쳐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의 IP 확장 사례를 살펴보았다. 사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 모두 로벌 시장으로의 확장과 다양한 IP 사업을 전개해나간다는 큰 행보는 비슷하다. 하지만 두 회사의 차이를 굳이 꼽아보자면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웹툰는 '유튜브식'으로 아마추어를 육성하는 공간을 만들고, 웹툰 불법 복제를 근절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등 웹툰 시장을 위한 토양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인수한 '왓패드'도 마찬가지인데, 당장의 수익보다는 이용자 수 확보에 집중만큼 페이지 뷰다른 플랫폼을 압도한다.


반면 카카오엔터는 '넷플릭스식'이다. 높은 퀄리티의 작품과 작가에 집중하여, 이용자 수와 페이지 뷰는 네이버웹툰보다 적지만 매출 하나만큼은 최고이다. 똘똘한 국내 만화 기업들의 원천 IP를 확보하기도 하고, 인수한 '타파스'로부터 카카오엔터 IP의 매출을 검증했다. 그리고 인수한 '래디쉬'는 이용자 수는 왓패드보다 적지만 헤비 유저가 많아 매출이 1위인 플랫폼이다.


다음 글에서는 이번 글에서 못 다 다룬 '타파스'와 '래디쉬'에 대한 글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글.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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