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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질시스터즈 Feb 14. 2021

카카오페이지가 240억 대작<승리호>IP를 다루는 방식

OSMU에서 사전부터 철저히 기획한 IP 비즈니스로

<승리호>는 불친절한 영화?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 <승리호>가 공개되었다. 관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지만, 개인적으로는 국산 SF의 성취에 표를 던지고 싶다. 혹평을 한 영화 리뷰 중 승리호의 선원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영화 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을 보았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는 가장 어린 장 선장이 어떻게 승리호의 선장이 되었는지, 왜 로봇 업둥이는 업둥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등 여러 의문점을 남겨두고 막을 내린다.


이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해보자면, 그 내용은 영화 밖에 있다.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동명의 웹툰에서는 영화보다 좀 더 앞선 시점부터 다루며 네 명의 주인공의 행적에 대해 촘촘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 외에 이어서 나올 스핀오프 드라마, MMORPG 게임에서도 영화에서 보지 못한, 다른 시점의 이야기들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승리호>가 제시한 새로운 IP 비즈니스 패러다임

영화 <승리호>는 카카오페이지와 영화 투자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구축한 '승리호 IP 유니버스'의 결과물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영화 시나리오 초기 단계부터 투자와 웹툰 제작 등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 공동 개발을 결정했다. 이는 영상의 웹툰화, 웹툰의 영상화 그 이상의 IP 확장 시도이며 새로운 IP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2020경기웹툰컨퍼런스 "OSMU와 IP 확장의 차이는 무엇인가?(유정훈)"


2020경기웹툰컨퍼런스에서 메리크리스마스의 유정훈 대표는 '승리호 IP 유니버스' 사례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기존까지의 OSMU(One source multi-use)가 단순히 흥행한 작품을 가지고 2차 저작물 활동을 시도한 것을 의미한다면, 이들이 시도하는 IP 비즈니스는 흥행이 잘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사전에 계획하여 시작부터 다양한 포맷으로의 확장에 접근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OSMU는 Post Planning, IP 비즈니스는 Pre Planning인 것이다. 이 차이점으로 인해 OSMU가 어떤 캐릭터가 나오는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가 중요했다면, IP 비즈니스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파워풀한 세계관이 존재하는지가 핵심적이게 된다.


카카오페이지 이진수 대표도 이와 유사하게 당사의 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웹툰화했던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 이전의 이야기>의 경우나, 다음웹툰  <이끼>,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영상화했던 경우 모두 위에서 설명한 Post Planning의 OSMU에 해당한다. 인기 작품을 웹툰 또는 영상으로 만들면 기존 팬덤이 유입되어 트래픽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정도로 접근한 것이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웹툰화


반면 <승리호>의 경우는 카카오페이지가 IP 비즈니스에 눈을 뜨고 시작부터 웹툰화를 기획한 프로젝트이며, 앞선 Post Planning의 OSMU의 사례와 구별된다. 카카오페이지 이진수 대표와 메리크리스마스 유정훈 대표 모두 이러한 IP 확장 시도가 스노볼 효과(Snowball effect,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로 눈덩이가 비탈을 구르며 주변의 눈들을 집어삼키고 불어나듯 불리는 것)가 될 것이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유정훈 대표는 Pre Planning이 가능했던 덕분에 영화 기획 초기부터 다양한 파트너들과 세계관에 통용되는 시스템을 구조적으로 같이 고민하며, 다양한 포맷 확장이 가능한 이야기가 창출되도록 고려했다고 한다. 또, IP를 공동 소유해 이해관계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IP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사전의 큰 화두였다고 한다. 카카오페이지 홍민영 부사장도 동기와 이해관계가 엮여있지 않으면 사업 전개가 쉽지 않다며, 초기에 영화에 투자해 웹툰 런칭, 영화 마케팅을 공동으로 시도한 점을 긍정적으로 꼽았다.


또한, 유정훈 대표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극장 상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넷플릭스에서의 개봉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Pre Planning이 가능했던 덕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웹툰 <승리호>에 대한 TMI

이번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면서 웹툰 <승리호>에 대한 여러 비화들을 알게 됐는데 잠깐 소개하고 지나갈까 한다. 


웹툰 <승리호> 10, 11화 중


웹툰 <승리호>는 현재 시즌 1을 서비스 중이며, 시즌 2도 기획 중이다.

현재 4개국에서 글로벌 서비스 중이다. (영화 발표 전, 중국에서 1천만 명, 일본에서 500만 명, 미국에서 300만~400만 명, 동남아시아 1천만 명이 봤다고 한다.)

웹툰 프로듀싱은 다음웹툰컴퍼니 박정서 대표가 맡고 있다. 박정서 대표는 작품을 두고 홍작가의 작화 스타일이 우주 활극과 잘 부합하며, 무엇보다 승리호의 세계관과 캐릭터, 속도감 있는 전개가 잘 어우러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웹툰 2회 차 연재만에 열람수 200만을 기록했다고 한다.

웹툰 작가인 홍작가는 디즈니플러스로부터 제안받아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웹툰화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 이전의 이야기>를 담당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문화콘텐츠 산업의 꽃은 OSMU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포맷으로 변용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래의 콘텐츠로도 팬덤을 끌어오는 선순환적인 방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인 요인 이외에 사회문화적으로도 영향력을 줄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렇지만 작품이 일차적으로 흥행하기 전에, OSMU를 고려한 <승리호> 같은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인 것 같다. 제작비가 많이 들었지만 흥행에 실패한 영화들을 이미 많이 알고 있듯이, 콘텐츠 분야는 다른 산업에 비해 어떤 작품이 흥행할지 예측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전에 OSMU를 고민하기보다는 소위 대박 난 작품을 두고 사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시도와 같이 IP 비즈니스의 장점은 명확하다. <신과 함께> 사례를 생각해보면, 이 작품이 영화화되고 나서 기존 웹툰 팬덤이 영화로 유입되고, 영화 관객이 다시 완결 웹툰을 결제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 제작 기간 자체가 길기도 하고, 작품이 완결 나고 나면 영향력을 지속해서 끼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영화와 웹툰이 동시에 공개되고, 또 다른 포맷의 콘텐츠도 지속해 생산될 <승리호>가 이 측면에서는 훨씬 장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지와 메리크리스마스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밖에 없게 계획했다고 말하는 포부에는 엄청난 준비와 인력과 데이터가 활용되었지 않을까 하고 짐작한다. 카카오페이지 내부에서도 유저 리텐션과 트래픽을 분석해 IP를 육성하는 R&D를 진행했을 것이다. 그래서 <승리호> IP로 이어질 또 다른 포맷들의 콘텐츠의 모습이 지속해서 궁금해진다.


글. 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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