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늘의웹툰 Oct 23. 2023

웹툰으로 만나는 동물철권, 육식고 작가 반적광 인터뷰

  SNS 세상 속에는 온통 잘난 놈들투성이다. 그런 놈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금수저를 물고 다시 태어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람의 욕망이 그대로 투과되는 콘텐츠 세계에서는 회귀, 먼치킨과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회귀물과 먼치킨물의 홍수 속에서 능력은 없지만 친구를 지키기 위해 겁 없이 능력자들의 세상에 뛰어드는 이의 이야기는 눈에 띈다.


  싸움을 잘 하지 못하지만, 안 된다며 겁먹고 도망가는 게 아닌 상대의 눈에 흙이라도 뿌려보는 용기는 이 시대에 볼 수 없는 낭만이다. 낭만으로 가득 찬 소년소녀들의 학원액션 웹툰 육식고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반적광 작가님.

인터뷰를 보시는 독자님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육식고 작가 반적광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작년 겨울에 육식고 연재를 시작한 일이 엊그제 이야기 같은데 벌써 다시 겨울이 오고 있네요. 시즌1을 종료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육식고 시즌1 후기 중


  늘 아쉬운 마음입니다. 제가 원했던 재미의 포인트를 많이 살리지 못하였습니다. 1부 후기에도 적었지만, 작품에 끌려다니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공부할 것도 무척이나 많구나 싶어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시즌2에서는 충분히 살리고자 노력 중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시즌1 원고를 마무리하시고 나서부터는 어떻게 하루를 보내셨나요? 휴식이나 여행같이 연재 기간에 못 하셨던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다행스럽게 휴재 기간 중 집 계약이 끝날 예정이라 이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방 천장에 물이 터져서 오염수가 콸콸 쏟아졌거든요. 원고작업에는 크게 지장 없었지만, 혹시라도 컴퓨터에 물이 번질까 노심초사하면서 여름을 보냈습니다. 벌써 이 집도 5년째인데 어찌 됐든 휴재를 틈타 이사를 할 계획입니다.


  여행은 딱히 좋아하지 않지만, 워낙 원고 하는 동안은 집에만 틀어박혀 살았으니 3박4일 정도 국내 여행을 해볼지 계획 중입니다. 아마 이사를 마치면 갈 것 같습니다. 큰 이슈라면 이것밖에 없고 그 외의 시간은 온전히 스토리를 잡는 데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잠을 푹 자고 있습니다. 




<육식고>가 작가님의 데뷔작인데 어떻게 데뷔를 준비하게 되셨나요? 데뷔까지 얼마 정도 준비하셨나요?


  저는 도전만화에서 연재했었습니다. 베스트도전으로 넘어갈 즈음 오늘의웹툰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약 3개월간 스토리를 교정했고 어느 정도 잡힌 시점에서 원고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반드시 통과하겠다는 의지로 1,2,3화는 힘들게 작업하느라 오래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연재 확정까지 8개월 미만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늘의웹툰과 가장 소통을 많이 했던 시기였습니다. 의견을 주고받으며 지킬 건 지키고 바꿀 건 바꿨던 과정이 기억납니다. 기획서도 회사 쪽에서 담당해 주셔서 무척 좋았습니다. 아마추어 작가 입장에서 투고할 때 필요한 작품 소개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몰라서 대단히 고민스러운 부분이거든요. 또한 일이 분담되니 작업에만 집중하게 되어 그 점이 참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어시비와 재료비를 지원해 주셔서 재정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




웹툰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계기와 연재 전후로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막연하게 ‘만화가 되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살았지만 구체적이지 않았던 20대를 보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일을 주로 하다 보니 제가 바라왔던 삶의 모습과 제 삶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20대 중반에 모든 돈을 털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승부를 보려고요. 만화가가 될 수 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제 몇 안 되는 장점이 성실하고 씩씩하다는 점이거든요.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열심히 하면 무조건 데뷔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렇게 만화가가 된 이후로 달라진 점이라면 심적으로 무척 평화로워졌습니다. 오랜 백수 기간을 끝냈다는 점이. 만족스럽고 그 일이 저의 일이라는 게 더 만족스럽습니다. 그렇지만 항상 작품을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 중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그래도 제가 선택한 길이니 피하지 않고 잘해볼 생각입니다.




웹툰 작업 시 작업 과정이나 작가님만의 루틴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작업 과정은 콘티 > 스케치 > 펜터치 > (채색 어시) > 보정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음에 담당 디렉터님께서 일정을 짜주셨고 연재하며 자연스럽게 조율되며 현재 루틴이 됐습니다. 회사에서 일정은 잘 케어해주시기 때문에 저만의 루틴은 없습니다. 그냥 일정에 맞추기 위해 허겁지겁 일만 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를 만드실 때 어떤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시나요?


  에피소드 큰 덩어리를 먼저 만들고 그 덩어리를 차근차근 풀어가는 식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큰 덩어리를 짤 때 머릿속에 어느 정도 그려두고 있는 셈인데요. 작업에 들어가면 조금씩 어긋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오히려 좋게 되는 부분도 있고요. 정주 수련 에피소드가 그랬던 것 같네요.




좋아하는 만화나 다른 장르의 콘텐츠들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소년 판타지 만화를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일본만화를 보며 큰 세대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년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로맨스, 추리를 빼면 장르는 가리지 않습니다.




액션 만화 말고 언젠가 그려보고 싶으신 다른 장르가 있으신가요?


 드라마화가 될 수 있는 장르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사극이나 현대 드라마,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판타지 만화를 꼭 하고 싶습니다.




동물로 변하는 학생들이 전투를 벌이는 학교라는 아이디어는 어떻게 생각해 내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이 나오는 만화나 게임은 항상 좋아했고 그때 기억을 재미 삼아 원고로 만들어봤는데 반응이 좋아 좀 더 파게 됐습니다. 원래는 동물을 사냥하는 컨셉이었는데 여러 조언을 듣고 바꾸게 됐습니다.




유정이가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이 보통의 소년만화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천부적인 능력으로 이기는 게 아니라 캡사이신 가루, 동물 특징 연구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면서 조금씩 강해지더라고요. 이런 연출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앞서 말했듯 최초에는 인간이 동물을 사냥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싸우는, 최종적으로 능숙한 사냥꾼의 모습이 되는 설정이었습니다. 거기에 변신은 아주 극적인 순간에만 한 번씩 하려 했습니다. 이 기획안은 폐기됐지만, 비겁하지만 처절하게 싸우는 컨셉은 살려보고자 지금 유정이의 모습을 만들게 됐습니다. 




웹툰 속 유정이의 대사를 보며 유정이는 따뜻하고 주위 사람들을 챙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님이 생각하는 유정이의 성격은 어떤가요?



  제가 생각하는 유정이는 선하고 강인한 사람입니다. 원래는 마음이 말랑말랑한 친구였지만 그간 험한 일을 겪으며 단단해진 케이스입니다. 고통은 사람을 무너트리기도 하지만 강인한 사람은 고통으로부터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정이는 강한 사람입니다.




육식고의 장르가 ‘액션’인 만큼 액션씬의 연출이 중요할 것 같아요. 액션씬은 어떻게 준비하시나요? 스포츠 경기 장면을 참고하시거나 아니라면 실제 장면을 촬영해서 작업하시나요?


  스포츠 경기를 많이 참고했는데 주인공들이 본격적으로 동물로 변신하면서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인체 연습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시즌2에서는 열심히 준비해 멋진 액션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작품 제작 시 어떤 부분에 대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작업하시나요?


  액션을 가장 신경 쓰며 작업합니다. 부족한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계속 공부 중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주인공 강유정 캐릭터를 가장 좋아합니다. 우종화나 최강호도 무척 좋아하지만 저는 완성형이나 먼치킨 캐릭터보다는 성장하는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에 유정이를 가장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어떤 장면인가요?



  유정이와 유준호의 싸움을 가장 좋아합니다. 서사나 연출이 좀 빈약하긴 했지만 1:1을 마음껏 그릴 수 있어서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육식고 댓글을 보면 호랑이보다 센 동물 최강자는 코끼리다, 머리털 개수와 힘이 비례한다 등과 같은 동물들의 힘에 대한 댓글이 많아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최고 센 동물은 누구인가요?



  동물 간 힘의 정도는 다 정해놨습니다. 동물만 따졌을 땐 코끼리가 가장 강하고 그 밑으로 3대 초식, 3대 육식 동물 순서입니다. 인간 모습일 때의 피지컬, 정신력, 동물 모습의 단력 정도, 동물 특성 등이 고려됩니다.




동물들이 싸운다는 설정이 동물 철권 게임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 같아요. 작가님도 동물 철권을 좋아하셨나요?


  무척 좋아했습니다. 육식고를 기획하는데 큰 영감을 준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중 멧돼지로 변신하는 여자 캐릭터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잘하지는 못했고요)




작가님 작품을 보면서 액션물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어요. 피의 명도가 낮다고 해야 할까요? 피로 떡칠되어 있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맞고 눈이 해롱거리지 않는다는 것도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염두하고 작업하신 걸까요?


  염두 안 했는데 이런 부분을 좋아해 주시는 분이 계신 줄 몰랐어요. 얻어걸렸지만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시즌에는 어떤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가고 싶으세요?


  이제 본격적으로 강유정 무리의 육식고 정벌이 시작됩니다. 응원해 주시는 만큼 잘 준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네이버웹툰 <육식고> 바로보기


작가의 이전글 월요일에 만나는 프로야구, 웹툰 리드래프트 작가 뇨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