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섬에 갔다가 동백꽃을 보았다. 절정을 지나 막 시들고 있었다. 내게 절정기가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딱 내 처지 정도의 시듦이라고나 할까. 제주에 갔을 때도 동백꽃을 보려고 위미 마을에 갔던 적이 있다. 제주 4.3을 상징한다는 동백꽃은 한겨울 추울때 활짝 핀다. 추울 때 만개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뭔가 사연을 안고 있음직 하다.
동백꽃은 한겨울에 피어 곧 다가올 봄을 알리고 일제히 떨어진다. 그 떨어지는 모습이 뭔가 작정을 한 듯 장엄하고 처연하다. 옛 가수 이미자가 동백 아가씨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가사가 아주 맘이 아릴 정도이다.이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