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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Feb 06. 2023

길 위의 시간

나는 소망한다, 지속가능한 브런치 글쓰기를...

이곳 세종에서 2년 반을 있었다. 워낙 출장을 자주 다녀서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KTX 마일리지를 확인할 때 깜짝 놀라곤 한다. 이제 그 많은 길 위의 시간에 일단 마침표를 한 번 찍고, 3월 1일 자로 서울로 복귀한다. 나와 교분을 맺는 분들은 몇 번에 걸쳐 놀라는데, 대표적인 것을 예로 들면 "공무원인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길 공무원스러운 특징은 뭘까... 뭐 규정과 원리원칙에 충실하고, 문서로 확인이 돼야 움직이고... 그런 건가? 그렇다면 난 공무원답지 않았나 보다.  

또 하나는 과거에 교사할 때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고 하면 놀라는 것을 넘어 뒤로 넘어가는 데, 다른 것은 믿겠으나 수학을 가르쳤다는 것은 도저히 못 믿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어나 사회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러면 수학, 국어, 사회 교사들이 다 섭섭해한다. 또 하나가 있다. 살면서 전공을 네 번 바꾸었다고 하면 또 놀라서 휘청거린다. 이 문제는 언젠가 한 번 길게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아무튼, 객지 생황을 정리하고 서울로 복귀하는 것이어서 한편으론 좋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서울교육청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잘 조력하고, 잘 조정하며, 다른 영역과도 잘 협력해야 한다. 아무튼 가장 어려운 때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듯 하니,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뿐이다. 축하 전화 주시는 분들이 한결같이 건강을 잘 살피라고 하시니, 그것은 꼭 신경을 쓰겠다.

중앙부처 국장으로 있었던 2년 동안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했다. 이곳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는 제한적이나마 발언도 좀 하고 글도 썼는데, 앞으로 3월부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에 쓸 수 있는 글을 쓸 예정이다. 사실 브런치에도 요즘 좀 집중해서 글을 썼는데 짧은 기간에 작가들과 좋은 교분을 맺었고, 꾸준히 글을 읽어주는 작가들도 생겼다.

2월 중순 경에는 책이 하나 나온다. 원래 책이 나오면 독자와 만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하는데, 그 부분은 아쉽다. 아무튼, 이곳에서 인연은 내게는 참 소중하다. 몇 번 브런치 작가들의 특성에 대해서도 글을 썼지만 소란스러움을 싫어하고, 활발한 네트워킹보다는 조용히 글을 쓰고 반응을 기다리는 분들이 브런치에는 많다. 이 소란스럽지 않은 관계를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


길 위의 시간은 3월이 되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2년 반 길 위의 시간에서 비록 고생도 많이 했지만 좋은 경험도 있었다. 내 삶에 에너지가 됐을 것으로 믿는다. 2월 한 달은 정리와 준비의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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