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 후, 피로가 몰려오는 시간이다. 이번 주말엔 집에서 처리해야 할 일거리를 잔뜩 가져왔다. 그 자체가 부담이다. 처리 여부를 떠나 주말에 충분히 쉬지 못하면 새로운 한 주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늘어지지 않으려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밤마실을 나왔다. 요즘 동네마다 LCD 프로젝터를 매달아 홍보나 캠페인을 하던데, 내가 본 것은 만개한 꽃을 바닥에 비춘 것이다. 그래, 쉬는데 무슨 구호가 필요할까. 잠깐 멈추어 화려한 길바닥을 감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