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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담화

방향

남에서 북으로 동에서 서로

by 교실밖

아침마다 내가 출근하는 길은 북쪽을 향한다. 정확하게는 남남서에서 북북동쯤일 거다. 한강을 건너는 큰 다리 앞에서 신호대기를 할 때가 있다. 가끔 내 차가 맨 앞에 선다. 바깥 풍경을 보는 일 분여의 시간에 온갖 상념이 스친다. 아침의 직장인들은 서에서 동으로, 동에서 서로 분주하게 횡단보도를 건넌다. 엊그제는 아침부터 비가 왔다. 아침에 바쁜 사람들은 자기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다.



물론 한 사람 한 사람에게는 수만 가지의 속사정이 있겠지만 바쁜 하루를 살고 있다는 점은 공통 사항이다. 내가 인간답게 살 궁리를 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며, 자식을 교육시키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대체로 내 직업 생애는 점점 더 바쁜 일을 소화하는 여정이었다. 정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 가장 바쁘다. 때로 정신줄을 놓을 정도로 해결해야 할 많은 일들이 육박한다. 그래도 힘들다 말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 모두에게 오늘 하루 살 양식을 구하는 일은 엄숙한 일이다. 인생에 무임승차란 없다. 오늘 하루 열심히 살았으면 그걸로 됐다. 남에서 북으로, 북에서 남으로, 동에서 서로, 서에서 동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삶에 더 충실하도록 건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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