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보면 그때 정말 행복했던 것 같다.
결혼이 하고 싶은 남녀가 만나 불같이 연애를 시작했다.
퇴근하고 매일 만났다.
그는 재택을 하는 날에는 6시가 되자마자 운전해서 나를 데리러왔고
출근을 하는 날에는, 부리나케 퇴근을 하고 집에 가서 차를 끌고 나를 데리러 왔다.
(난 야근이 많고 남편은 칼퇴가 가능한 회사를 다녔다)
내가 원하면 뭐든 사줬고, 내가 맛있는 걸 먹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듯 행동했다.
무엇을 해줘도 생색 한번 내지 않았다
내가 결혼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갈등이 생겼을 때 오래 끌지 않으며 분위기 환기를 잘 해주었다.
남편은 내가 뭔가 오해를 해서 기분이 상한건지
본인이 실수를 해서 기분이 상한건지 찬찬히 살필줄 알며,
오해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화가나더라도 금방 사그라들게 만들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만나면서 전혀 투닥거림이 없진 않았지만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짧은 행복 그리고 길었던 후회
알고보니 그가 했던 행동이 전부 나를 얻기 위한 과정이었을 뿐,
결혼 후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는 전혀 먼저 손 내밀지 않으며 갈등이 생기면 입을 다물고
모르는 사람인채 집안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어버리는 사람이었다.
결혼 전에는 “넌 토라져도 사랑스럽고 귀여워”라고 할 줄 알던 그가
결혼 후엔 침묵과 냉랭함으로 나를 벽 앞에 세워두었다.”
고된 육아 하루 끝에 자기 전에 가만히 과거를 떠올려 볼때가 있다.
연애시절 남편의 팔베개를 하고 잠든 내 얼굴을 그가 가만히- 요모조모 쳐다보며 쓰다듬을 때가 있었다.
고요하고 조용하고 따뜻한 기분이었다.
굳이 눈 떠서 보지 않더라도 마음 깊은 그의 눈이 느껴졌었다.
그리고 tv에 좀처럼 집중하지 못하고 넷플릭스에서 같이 볼 영화를 고르고 시작만 하면 잠이 드는
나를 꽉 안아주며 “아기 같이 잘 자네” 하고 쓰담던 그가 있었다.
나는 그런 사랑이 영원하다고 자신했었다.
나는 변하지 않을 사랑을 믿었고, 그는 변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변한 건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람이었다.”
“이제 나를 향한 그의 시선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