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연민이 사랑인줄 알았다.

by 결혼이즈웰


나는 영원한 사랑을 믿었지만, 한편으론 언제든 상황이 틀어지면

도망쳐야지, 그런 마음도 품고 있었다.


남편에게 경제적인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고 결혼 준비를 시작하려다가

난 이별을 선언했다.

감정적으로 아무렇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생각보다 괜찮았다.

후에 남편도 알게 되었지만, 헤어지고 나는 소개팅도 두 개나 잡은 상태였다.



그렇게 딱 사흘을 보낸 주말 오후 12시 연락이 왔다?


<누구야 잘 지내? 난 노력하는데 잘 안되네

얼굴 한번만 보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등등등 >


편지쓰기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는 그가

생각보다 장문으로 연락이 왔다.

나는 지금까지 남자친구들과 헤어지고 이렇게 연락 온 사람이 없었다.

환승연애를 한건가 싶을 정도로 다들 헤어진 다음 주에 새로운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었고

내색은 안했지만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남편은 유일하게 잊지 못하겠다며 너무 보고 싶다고 연락온 사람이었다.


호기심에 약속을 잡았다.

며칠 뒤에 보려고했는데 오늘이어야만 한단다.

오랜만에 남편의 차를 탔는데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헤어지지 않은 사람들 같았다.


다른 게 있다면 더 이상 손을 잡지 않는 것



연애시절 좋아하던 카페에서 커피 두잔을 시키고 나란히 앉았다.

일부러 마주보지 않는 구조로 선택했다.



커피잔을 잡고 있는 남편의 손을 보다가

그 사람의 소매를 보다가

문득, 이사람과 결혼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마치 원래 정해져있던 운명을 깨달은 것처럼.

오빠 그냥 우리 결혼하자

남편은 순간 멈칫했다. 눈이커졌다.

예상치 못한 한마디가 그를 그대로 멈춰 세운 것 같았다.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는 말

누구나 다 알 것이다.

나도 그런 결혼은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건 내가 고쳐쓴다기보단 내가 열심히 하면 내가 잘하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연민을 가지며 결혼 진행했던 것 같다.


여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연민이 사랑인줄 알고 놓지 못하는, 덮고 가려는 많은분들에게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그 순간 나는 사랑이라 믿었고, 그 믿음은 나를 결혼이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곳에서의 삶은 내가 알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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