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신혼생활과 임신

by 결혼이즈웰



아이는 신혼에 생겼다.

낭만적인 신혼집에서 내가 한 건

입덧을 견디고, 불면을 앓고,

이따금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것뿐이었다.

출퇴근을 한다는 건 나에겐 용기였고, 열정이었다.

임신은 당연히 여자의 몫이라지만,

직접 겪어보니—정말 여자만의 몫인 듯 했다.


전날 소주 네 병쯤 마신 듯한 미슥거림이

하루 종일, 매일같이, 내 안에 머물렀다.

하루에도 몇 번씩 토하며

나는 점점 내 몸과 멀어져 갔다.

특히 공기 하나에도 예민해졌다.

답답한 실내, 꺼지지 않는 에어컨,

계속 올라오는 헛구역질에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다.


겨울에 시작된 임신은 어느덧 여름을 지나고 있었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길고 무더웠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속에서 용암처럼 열이 끓고

눅눅한 공기 속에 갇힌 밤이면

우리는 손을 꼭 잡고

아파트 단지를 돌았다.

말은 거의 없었지만,

아이가 오는 길을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가까워졌다.


무거운 몸으로 서 있기조차 어려운 날들이 이어졌고

남편은 설거지를 맡으며 이렇게 말했다.

“차라리 요리를 할게.”

엉성한 된장찌개,

약간 태운 김치볶음밥.

이상하리만치 맛있던 그 음식들.

물론 설거지 조차 남편이 맡았다.


신혼다운 신혼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었다.

투닥거리는 날도 많았지만,

거의 매일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아이를 기다렸다.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어쩌면 그 계절이야말로

진짜 신혼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름대로 잘 보냈던 나의 신혼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이틀에 한번꼴로 투닥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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