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누군가의 부모, 나의 시어른

by 결혼이즈웰


시어른을 생각하면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같다.

이유식을 만들다가도, 글을 쓰다가도, 산책을 하다가도 종종 생각이 난다.


내가 선택한 남편과는 달리, 시어른은 그저 자연스레 인연을 맺게 된 새로운 가족

가볍게 생각하면 같이 생활을 할 사람들은 아니지만

내가 앞으로 호호할머니가 될 때까지 인연을 이어갈 사람들


많이 어려웠고 잘보이고 싶었다.

며느리를 괴롭히는 사연들, 편들어주지 않는 남편 사연 등등

인터넷에서 티비에서 건너건너에서 종종 들렸고 겁을 잔뜩 먹었다.


걱정과 달리 평범했다.

낯설긴 하지만 그냥 엄마 아빠 같았다.


단지 뭐랄까 우리 엄마아빠가 나한테 하는 말은 그냥 “알겠어~~~~” 하고 쉽게 넘길 말을

시어른이 하면 뭔가 의중이 있나, 무슨말일까 싶어 긴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뒤 돌아 곱씹어보면 기분이 안좋다.


그래도 우리 시어른들은 내가 제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조심스러워하는 편이었다.

혹시 본인이 실수하셨나 싶어 다시 전화해서 아까 한 말은 그 뜻이 아니었노라

정정도 할 줄 아는 어른들이었다.


자꾸 과거형으로 나오는 이유는, 현재는 연락을 하고 있지 않은 시어른들.

내 남편은 중간역할을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남편은 불효자 스타일이었고, 시어른들에게 큰소리를 내버렸다.


예민함이 섬세함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때론 지나친 말들이 관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나를 너무 좋아하고 본인의 시어머니같은 시집살이를 절대 시키지 않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어머님은 인연을 끊자는걸로 또 마무리 지었다.


몇 번이나 반복되어 일어난 “인연 끊자”는 말



결혼 전, 말의 무게를 잘 몰랐던 나는 엄마와 싸울 때마다 상처 주는 말을 쉽게 내뱉곤 했다.”

엄마가 뭘 알아! 날 그렇게 귀하게 키운것도 아니잖아!!!라고 소리질렀다.

아이를 키워보니 얼마나 친정엄마 마음에 피멍이 들었을까


아버님 생신에도 어버이날에도 연락을 드리지 않았다.

드리지 않은 건지 드리지 못한건지 구분하기 어렵다.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는, 마음 한켠을 무겁게 짓누른다.

집에 있는 알록달록 예쁜 행주, 유모차 , 아기 목욕 타올, 아기 옷

그리고 거실한켠에 자리잡은 도톰한 담요까지 대부분이 어머님이 선물해준것들.

마음이 휘몰아친다. 미워할수도 마냥 좋아할수도 없는 내 마음이 복잡하다.


미혼 친구들이 만약 남편은 어떤 사람을 골라야해? 라고 물어보면

하나부터 열가지 상세하게 나열해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시어른들을 만나야하는지는 답을 내지 못했다.


아마 지금부터 10년 전에도 앞으로 10년 후에도 이건 골치덩어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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