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결혼은 로맨스가 아니다

by 결혼이즈웰

결혼하면 안정감이 들고 행복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가?

안된다. 지금 당신의 남자친구가 진짜 진정한 안정감을 줄 성격인지,

면밀하게 따지고 따지고 또 고민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생각했다.

‘서로 사랑하니까, 결혼하면 더 잘 맞춰지겠지.

하루를 같이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게 얼마나 든든할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연애 시절 매일 보고도 또 보고 싶다던 그는,

결혼하고 나니 퇴근 후엔 말없이 티브이만 본다.

나는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수다 떨고 싶은데,

그는 조용히 혼자 쉬고 싶단다.

연애할 땐 데이트가 기다려졌는데,

결혼 후엔 그와의 주말이 지루하게 느껴졌다.

나는 아침부터 씻고 나갈 채비를 했고,

그는 오후 2시까지도 이불 안에서 뒤척였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던 건

연애 때 감정이 벅차서 생긴 착각이었는지도 모른다.

같이 있는데도 외롭고,

이게 정말 사랑인가, 그냥 동거인가 헷갈리는 순간들이 쌓였다.



그러다 아이가 생겼다.

신혼 초반, 제대로 신혼도 못 즐긴 채 나는 입덧과 불면으로 고전했고

그는 그 나름의 방식으로 날 돕는다고 애썼다.

빨래, 설거지, 어설픈 된장찌개.

사실 고맙고 미안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은... 희미했다.

그리고 출산.

이젠 밤낮없이 울어대는 아이와 함께,

우리는 같은 배를 탄 ‘부모메이트’가 되었다.

아기는 2시간마다 수유를 해야 한다.

남편은 다음날 출근 해야함에도

혼자 새벽 내내 수유를 하고 출근했다.


이런 걸 생각하면 또 한편으론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아기를 하루 종일 안고 먹이고 치우고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다 보면

화만 가득해져서 퇴근한 남편 손에 아이를 건네고 안방에 들어가서 울었다.


우리는 ‘같이’ 살고 있었지만,

같이 사는 건 맞는데, ‘같은 마음’으로 사는 건지 헷갈리는 나날들.

대화는 줄고, 협의는 늘고,

우리는 사랑을 주고받던 연인이 아니라, 육아 업무를 분담하는 파트너가 되어 있었다.

연애는 설렘의 총합이라면,

결혼과 육아는 인내의 누적이다.

그리고 그 누적이 지나고 나면,

그제야 진짜 ‘우리’가 보이려나


아기띠를 하고 종종 산책을 다녀온다.

산책을 하면서 상가 창에 비치는 내 모습을 보면 문득 남편과 데이트하던 내가 떠오른다

날씬하고, 상냥하고, 웃음많고, 애교 많고

남편이 좋아했을만하다.

그럼 지금의 나는.. 아마 남편도 이 결혼생활에 대해 생각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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