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필자가 '내돈내산'하고 작성하는 책 리뷰이며, 총 4번에 걸쳐 기고할 예정입니다.
Persistence : 초일류 브랜드는 미친 듯한 집요함으로 만들어진다
초일류 브랜드의 탄생에는 미친듯한 집요함이 있었다. 그 집요함은 브랜드의 품질이 될 수도, 제품 생산 방법일 수도,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집요함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블루보틀'을 꼽았다. 블루보틀의 창립자 제임스 프리먼은 당시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던 스타벅스 커피도 good 이지만, great한 커피맛을 제공하고 싶었다. 클라리넷 연주자였던 업까지 바꿔 가며, 최고의 커피 맛을 낼 수 있는 온도와 로스팅 이후 판매 시간, 원두의 무게를 찾기 위해 두문불출했다.
그렇게 최적의 커피맛을 찾은 제임스 프리먼은 고객이 주문 후 5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드립 커피를 판매했고, 당시 고객을 기다리게 하던 커피가 없었음에도 블루보틀은 대박을 치게 된다. 그렇게 커피맛을 제공하는 것에 있어 타협하지 않던 그는 2017년, 맛있는 원두를 B2B로 판매하던 원두 판매 사업을 접는다. 블루보틀의 주요 수입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입원들을 모두 관리할 수 없어 그 퀄리티를 담보할 수 없는 만큼 블루보틀의 원두로 만든 커피가 '허접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 뿐이 아니다. 블루보틀에는 콘센트도, 와이파이도 없다. 여유롭게 배치된 좌석들이 전부다. 커피에만 집중하라는 메시지를 매장에도 담은 것이다.
역지사지: 초일류 브랜드는 오직 고객의 입장에서 행동한다
맛집에는 각자의 비법이 있고, 장인에게는 각자의 노하우가 있다. 그리고 그 비법과 노하우는 남들이 손쉽게 터득할 수 없어 더욱 희소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이러한 희소 가치가 통하지 않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있다. 바로 '백종원'이다.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을 때, 유튜브나 포털에 '백종원 000'을 검색한 후 요리하는 사람이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라 확신한다. 그의 레시피는 어디에서나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의 레시피대로 요리해 본 후, 백종원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진다
자신있게 레시피를 공개하는, 팔리는 브랜드 '백종원'의 남다른 면모는 '골목식당'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가게 주인들에게 그는 묻는다. '사장님이라면 이 돈 주고 이거 사 드시겠어요?' 역지사지의 관점으로, 합리적인 가격과 맛과 양을 제공하는 게 그의 비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가게)을 알고, 고객을 알아야 한다. 자기객관화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음식을 만들고, 대중적인 입맛에 맞추는 것이다. 그리고 고객이 그 가격에, 그 음식을,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먹을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거기서 얻는 통찰을 활용해야 한다.
짧은 생각
이전 리뷰에서 이미 언급했던 내용이 있다. 회사에서 업무를 할 때, '나라면 이 돈 주고 이 사업을 할까?', 혹은 '나라면 이 가격에 이 상품을 구입할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문에 대한 답이 No라면, 주변에 조언과 의견을 구하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 이번 리뷰에서도 그 감상은 동일하다. 내가 고객이라면 우리 브랜드에 비용을 지불할 것인지에 대해 잘 생각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팔리는 브랜드의 4번째 조건인 '집요함'도 마찬가지다. 결국 비젼과 미션이다. 갖가지 유혹들을 물리치고 우직하게 그 미션과 비젼을 위해 달리는 브랜드가 결국 잘 팔린다. 물론,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맞게 적절히 대처하는 것은 필수다. 블루보틀은 최고의 커피맛을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미션을 가지고 우직하게 커피맛을 고집했고, 그 커피맛을 고객이 제대로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을 설계했다. 그 미션에만 오롯이 집중하고, 고객에게 '블루보틀 커피=최고의 맛'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원두 판매 사업도 접었다.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한 것이다.
사실 이렇게 언급된 조건들은 결코 어려운 것도 아니며, 누구나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저자가 이해하기 쉬운 사례들과 함께 조건들을 제시한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왜 대다수의 브랜드들에서는 이러한 조건들이 실행되지 않는 것일까? 기업의 미션, 문화를 만드는 능력, 차별화, 집요함, 역지사지까지 그 '정도'가 약해서 그런 걸까? 필자는 '빅픽처를 그릴 줄 아는지' 이 한 끗 차이로 초일류 브랜드와 아닌 브랜드가 결정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의를 위해 소의를 희생하고, 바꿔야 할 것들은 과감하게 바꾸고, 고객의 진정한 페인포인트와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과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브랜드와 아닌 브랜드는 그 시작이 다를 것 같다. 기업의 빅픽처가 있느냐, 눈 앞의 이득을 우선시하느냐가 그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