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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예술회 May 24. 2021

최랄라 사진전 FEEL LOST

4월 셋째 주 수요예술회

전시명 : 최랄라 사진전 FEEL LOST

장소 : 플러스준 스튜디오 용산

기간 : 2021. 04. 02.(금) ~ 05.01.(토)

방황해도 괜찮아
It's OK to feel lost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에게, 관람객에게 이번 전시를 통해 건네고 싶은 위로의 메시지다.
<FEEL LOST>
작가의 방황의 흔적과 고민을 진솔하게 공유함으로써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방식으로 방황하고 있을 동시대의 관람객들에게 작은 위로와 위안을 선사하고자 기획한 전시다. 작가의 마음을 온전하게 관람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시각에 청각, 후각적 요소를 더했다. 사진과 함께, 음악과 향기가 전시장을 채운다.
<일요일 다음 월요일>

<일요일 다음 월요일>은 작가의 방황과 고민을 담아낸 의미 있는 작품이다. 작가가 본인의 사진에 담았던 모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으면서 삶과 작품 활동에 대한 깊은 고뇌에 빠졌다고 한다. 꽤 오랜 시간 동안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본인이 놓지 못하고 있는 그 어떤 것과 압박감을 표현한 작품이다.

60년 된 교회를 개조한 플러스준 스튜디오는 8m의 높은 층고와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너무 아름다운 공간이다. 공간이 주는 감동이 작품의 느낌을 배가시킨다. 다녀와서 안 사실이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우하고 있는 @kindableu (원오디너리맨션)에서 인테리어를 한 공간이었다. 예전 피드들이 올라올 때 도대체 어떤 공간일까 궁금해했는데 최랄라 사진전을 통해 공간을 접하니 더욱 멋지게 와닿는다.

<대화 1> <대화 2> <대화 3>
<일요일 다음 월요일>
<모서리>
<꿈>
<거지 같은 상황 1>
<구토 2>
<눈, 바다, 사람>
<her 5>
<Natural Beauty> 전시에는 최랄라 대표작 중 하나인 '뒷모습' 시리즈가 소개된다. 작가는 사진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인간 대 인간으로 진지하게 경청하고 저마다의 인생사를 사진에 담아내고자 했다. 그렇게 사람이 가진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 사진은 다소 어둡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작가는 말한다. "암울한 것도 아름답노라"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사진을 비추는 각도와 조도에 따라 사진은 분위기와 느낌이 달라진다. 그들의 삶을 사진으로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보듬어주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실현되는 순간이다. 어떤 날씨, 어느 시간대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관람객은 같은 사진을 다른 느낌으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her 3>
최랄라의 작품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넘나 든다. <Gum Print>란, 19세기에 유행했던 회화주의 사진의 주된 기법으로, 아라비아고무와 중크롬산염, 수채화 물감을 혼합해 종이 등에 도포한 후 자외선 노광기나 햇빛에 감광시켜 이미지를 만드는 작업이다. 검프린트로 제작한 작품은 마치 회화처럼 세상에 딱 한 점씩밖에 없어 그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최랄라 작가의 영상을 보고있자니 그의 고집이 느껴진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고되지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검프린트를 고수하는 작업에 대한 그의 애착에 넋을 놓고 영상을 보았다. 상업적인 매체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그 노력과 발상의 전환이 멋지다.

예술사진과 상업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소위 '잘 나가던' 그는 '물들어올 때 노 저어라' 하던 주위의 충고를 뒤로하고 노를 던져버렸다. 어디로 향해 가는지 방향성이나 정체성도 없이 노만 열심히 저어 빨리 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 망망대해 속에서 자아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서서히 자신만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여전히 방황의 연장선상에 서 있지만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아 그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BK 한줄평

시각, 청각, 후각 그리고 공간감까지 완벽했던 예술적인 4D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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