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요예술회 May 24. 2021

정원 만들기 GARDEN ING

4월 넷째 주 수요예술회

전시명 : 정원 만들기 GARDEN ING

장소 : piknic

기간 : 2021. 04. 24.(sat) ~ 10. 24.(sun)

1. 땅 LAND

2. 정원가들 GARDNERS

3. 정원 일의 기쁨과 슬픔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GARDENING

4. 나의 정원 MY GARDEN


LAND
땅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개념이다. 바닷속에도 땅이 있고 산 위에도 땅이 있다. 프랑스의 정원가 질 클레망은 최초의 정원은 채소밭이었고, 미래의 정원은 바다에 있으며, 지구 전체는 하나로 연결된 '커다란 정원'이라고 표현했다. 한 조각의 땅을 돌보는 일은 이 커다란 지구 정원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행동이기도 하다.
최정화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

최조의 정원은 채소밭. 채소들이 춤추는 공간. 귀엽고 생동감이 느껴진다. 임팩트 있는 전시의 시작이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만들어준다. 한참을 사람보다 더 큰 채소의 움직임과 호흡을 느끼며 그들의 생명력을 느껴본다.

도심 속 정원. 빌딩 숲 사이에서 피어나는 초록의 생명들을 디자인하는 일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공간이다. 쉼, 바쁜 일상 속 잠시 쉼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의 힘. 그곳에 생명력을 넣어주는 일. 그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정원을 디자인하는 일이자 그것을 유기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정원가들이 디자인하는 영역임을 알게 된 순간이다.

정원은 심어진 생물과 벌과 나비 등 주변의 생물이 삶을 건강하게 이어가는 서식처가 된다. 발아래 무성히 자리 잡은 자연의 모습과 담장 너머 도심의 빌딩 숲을 함께 바라보면서, 인간이 보다 커다란 자연 공동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는 장소가 되길 기대한다.

인위적이지 않은 원시림 그대로의 거친 야생의 느낌을 보여주는 어반 포레스트 가든.

구기정 <초과된 풍경>

디지털화한 초밀접 자연의 영상. 영상작업이 많은 요즘 자연을 소재로 한 작품을 처음 접하니 자연이 주는 느낌이 더 초현실적인 느낌이다.

<초과된 풍경>은 동식물의 유해가 침식이나 풍화를 거쳐 생성되는 토양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작가는 일반적인 땅에서 쉽게 관찰 가능한 흙이나 메마른 나뭇잎 이끼나 벌레 등을 메크로 렌즈로 촬영한 다음, 3D 가상공간에서 합성하여 생경한 느낌의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것을 실제 자연물과 함께 배치해 관객이 땅 속의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정원가들
GARDENERS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여덟 명의 정원가들을 소개한다. 텃밭과 정원을 가꾸는 그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행위가 때로는 위대한 저술과 예술 작품으로 승화되기도, 때로는 마을 풍경을 변화시키기도, 때로는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돌아보게 하는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정원은 그 자체로도 보는 이에게 소박하고도 충만한 감동을 전해 준다.
피트 아우돌프의 조경 프로젝트들 <사진출처 네이버 디자인프레스 ©piknic>

두 번째 전시와 세 번째 전시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여 열심히 눈으로 담아왔다.

여덟 명의 정원가-거투르트 지킬, 정영선, 헤르만 헤세, 에밀리 디킨슨, 박완서, 카렐&요제프 차페크, 데렉 저먼, 피트 아우돌프-들에 대해 소개한다. 한국 조경의 선구자 정영선의 국립중앙박물과, 선유도공원 등 도시 전반에 걸친 작업, 정원 디자인의 초석을 만든 거트루트 지킬의 작업 그리고 유명한 작가들의 정원에 대한 예찬을 아카이빙 형태로 글, 사진, 영상, 작업 과정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예쁜 꽃이 가득한 정원에 익숙한 우리에게 정원이란 살아있는 흙을 다루는 일이고, 계절의 변화, 날씨의 변화, 지금과 또 10년 후의 변화를 다루는 일, 또한, 사색의 공간으로 창작의 원천이 되는 생명력 가득한 공간이라고 말한다.

정원은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여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다.
정재은 <정원의 방식> <사진출처 네이버 디자인프레스 ©piknic>
정원 일의 기쁨과 슬픔
THE PLEASURES AND SORROWS OF GARDENING
울타리 쳐진 땅-정원에서도 불확실한 야생의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하기란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무심히 지나가는 낮과 밤 사이에 서서히 변해 가는 정원의 모습, 이를 보살피는 사람들의 손길과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내 몸을 희생해 다른 생명을 아끼고 돌보는 일이 인간에게 주는 잔잔한 행복감과 자연이 가르쳐주는 겸손함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
나의 정원
MY GARDEN
나만의 정원을 갖는다는 건 그저 몽상에 불과한 걸까. 평범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노력은 그것이 결코 불가능한 꿈만은 아님을 일깨워 준다. 흙을 가꿀 한 뼘의 땅이 없다 해도, 실내든 옥탑이든, 설령 너무 비좁거나 그늘진 공간밖에 없어도 괜찮다. 시작하는 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작은 풀 하나에 기울이는 관심과 사랑,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노력이다.
디렉토리 매거진 <나의 한 평 정원>

다양한 사람들의 반려식물 이야기. 우리 곁에 자연과 생명을 둘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당장 실천하고 싶은 것들이 눈에 보여 들뜬 마음으로 보게 된 마지막 전시 공간.

정영선 정원가의 <옥상 정원>
전시장 밖의 piknic 공간
전시장 밖의 piknic 공간

피트 아우돌프의 다큐 영화 <다섯 번의 계절:피트 아우돌프의 정원>이 별관에서 상영된다. 아우돌프는 버려진 철로를 아름다운 도심 산책로로 변신시킨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조경 설계로 슈퍼스타 반열에 올랐다고 한다. 디자이너 시절 뉴욕 출장 때 마지막 개인 시간 다들 쇼핑 가고  혼자 하이라인 파크에 가서 감탄하며 걸었던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아우돌프 역시 계절에 따라 변하는 정원의 모습, 각 식물에 따라 생명력이 다른 그 모습까지도 정원의 디자인이라고 말한다. 캐드 작업 따윈 필요 없다고 내 머릿속에 다 있다고 하는 그 당당함이 너무 멋있다.

BK 한줄평

정원에 대한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그 생명력을 다양한 방법으로 전달하는 전시.

작가의 이전글 최랄라 사진전 FEEL LOST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