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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 Dec 14. 2022

초판 1쇄의 오탈자

숨바꼭질의 승자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집을 읽다 오탈자를 발견했다. 오탈자라니. 심지어 한 페이지에서 두 번이나 같은 오탈자가 나왔다. 잘못 읽은 건가 싶어 앞뒤 문장을 두 어 번 반복해서 읽어 봤지만 오탈자가 확실했다.


아, 이런...


다섯 명의 작가가 함께 하는 책에 마지막 교정본을 넘겼다. 원고는 곧 책이 되어 나타날 것이다. 기다리는 이 시간이 설레면서 동시에 정말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나오는 것인가에 대한 기대감과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거기에 생각지도 못했던 오탈자가 복병으로 다가와 버리고 말았다. 수차례 교정을 반복하면서도 이처럼 오탈자는 나오기 마련이다. 눈이 빠지게 쳐다볼 때는 이리저리 잘도 피해 다니다가 세상에 공개된 이후 나타나기 마련이니까. 마치 술래잡기의 승자처럼 말이지.


그 작가는 얼마나 속상하고 짜증 날까.


아니지. 일단 내 걱정이나 해야겠지?

차마 마지막으로 보낸 교정본을 열어보지 못하겠다. 오탈자를 발견하고 벌써부터 괴로워하고 싶진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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