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
별은 내겐 특별하다. 왜인지 모르게 그저 별이 좋다. 그렇다고 천체나 천문학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별을 보기 위해 고개를 들면 가장 밝은 별이 눈에 들어오다가도, 가만히 어둠을 응시하고 있으면 숨어있던 작은 별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에게나 보이지 않는 빛이라, 그 빛을 보고자 하는 자에게만 보이는 별들 같아, 나를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준다. 그 느낌이 좋다.
별은 내 시간과 공간이 움직여도 그 자리를 오롯이 지킨다. 별자리를 보면 당시의 상이한 시공간이 떠올라 추억에 잠길 수 있다. 내게는 오리온자리가 그렇다.
고등학생 시절 가족과 함께 간 순천만, 재수를 끝내고 처음 술을 마시던 날, 대학생 시절 기숙사 앞, 홀로 간 제주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한 섭지코지. 그 시절과 장소, 그리고 함께한 이들조차 모두 달랐으나, 그때의 나는 모두 같은 오리온자리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별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준다. 그렇게 별에 새겨진 추억의 힘은 강하다. 참 별나게도.
2. 별 볼 일
대학교 3학년 시절, 교수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는 별을 관측하는 사람들이 높은 관직의 사람들이었다더라. 그래서 '별 볼 일 있는 사람'은 당시 입신양명에 성공한 자들을 일컫는 말이었다고. 별을 바라볼 일이 없다면, 높은 관직이 아닐 것이라는 의미와 통하기 때문에,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란 표현이 여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곤 교수님께선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셨다.
간간이 멈추어 서서 고개를 들고 별을 보도록 하세요,
그렇게 ‘별 볼 일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아직도 별을 보면 그 이야기가 떠오른다. 부단히 별 볼 일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나 별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습관적으로 고개를 들고 하늘을 훑으며 별을 찾는다. 그러면 그 날 또한 반드시 별 볼 일 있는 하루가 될 테니까.
홀로 떠난 세계여행도 별 볼 일 있었느냐 묻는다면, 물론이다. 그 날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