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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말 서재 Sep 21. 2024

옳은 선택이란 존재하는 걸까?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 - 열네번째 이야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마주해 온 여러 선택에 관한 이야기들을 했다. 

이렇듯 우리는 살면서 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더 행복해지기 위해, 혹은 덜 불행해지도록 우리는 신중하게 ‘옳은 선택’을 하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과연 옳은 선택이란 무엇일까? 옳은 선택이란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마케팅이나 상품개발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 중에 ‘AB 테스트’가 있다. 만약 준비한 캠페인 소재가 두 가지인데 이들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지 확실하지 않을 때, 가능한 동등한 조건을 만들어 놓고 일단 두 캠페인 모두 짧은 기간 동안 집행해 본 후, 그 결과를 직접 확인하여 이후에는 더 좋은 결과를 보이는 캠페인 소재만을 집행하면, 동일한 예산으로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현실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환경에서 잠깐 동안 실제 결과를 검증해 본 후, 더 나은 성과를 보이는 방향으로 투자를 늘려나가는 방식을 AB테스트라고 한다. 아무레도 먼저 테스트를 진행 한 후 더 나은 방향으로 집중하는 방식인 만큼 상당히 과학적이고 리스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서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 마주하는 수많은 선택들도 이러한 AB 테스트가 가능할까? 

어차피 사람은 하나의 시간대에서 선택된 하나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따라서 어떤 선택을 했던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의 기회가 과연 내 선택보다 좋았을지 나빴을지는 절대로 알 수 없다. 즉 우리는 평생 어떤 선택이 옳은 선택이었는지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설사 내가 선택한 삶이 아주 안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하더라도 다른 선택이 그보다 더 나쁠지 좋을지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왜 지나간 많은 선택의 순간들에 대해 ‘그것은 옳은 선택이었어’, 혹은 ‘잘못된 선택이었어’ 하며 후회와 아쉬움 속에 살아가는 걸까? 사람은 본인의 선택으로 이어진 이후의 시간이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을 때 옳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반대로 불행했다면 잘못된 선택이라고 스스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오늘 매도한 주식이 내일 다시 오르면 잘못된 선택이라 아쉬워하다가도, 다시 그다음 날 폭락을 하게 되면, 역시 잘한 선택이라 안도하는 것과 같다.


살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나 아쉬움 따위 없이 항상 미래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을 살펴보면, 그들은 항상 지나간 과거의 선택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려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선택 이후의 시간을 만족스럽게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에게 과거의 선택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항상 자신은 운이 나빠 그릇된 선택만 한다고 탓하는 사람들은운명의 신이 선택에 따라 미래를 미리 결정해 놓은 깃이라 믿고, 선택 이후의 삶에 대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옳은 선택이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했던 내가 그 삶을 온전히 만족스럽게 가꾸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 선택은 훗날 옳은 선택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직도 마찬가지이다. 어렵게 결심하여 이직한 후에도 한동안 내가 과연 잘한 선택인지 고민할 시간에, 차라리 지금의 순간순간을 성장의 시간이라 여기고, 최선을 다해 소소하더라도 행복한 스냅샷을 만들어 나간다면, 어떠한 이직도 ‘꽤나 괜찮았던 선택’으로 남을 것이다.


"난 참 운이 좋았어. 마침 이직한 직장이 다 괜찮은 편이었고, 특히 사람 복이 있는지, 모두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주변 사람들도 꽤나 괜찮은 분들이었어."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운이 아니라, 본인이 그렇게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누구나 더 많은 옳은 선택과 좋은 운을 차지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미래의 옳은 선택을 위한 정보 습득과 고민에만 너무 몰두하지 말고, 선택 이후의 시간을 옳은 선택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한, 현재 진행형 가치에 투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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