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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말 서재 Sep 21. 2024

맺으면서- 삶의 정답이란?

삶을 풍요롭게 하는 길 - 마지막 이야기

얼마전, 아끼던 후배 동료와 식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나와 함께 일하다가, 소위 네카라쿠배에 속하는 한 기업으로 1년 전 직장을 옮긴 터였다.

내 지인들이 이미 여럿 그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터라, 이직 직전 나와 면담할 때, 이직 시 예상되는 장단점을 잘 설명해 주었고, 그도 이를 모두 인지한 상태에서 이직 결심을 했다.

객관적으로 내가 경영 중이던 회사보다는 훨씬 처우도 좋고 성장성도 좋은 대형 IT기업인만큼 나 역시 본인이 확신을 갖는다면 이직하는 것이 그의 장래를 위해 더 좋을 거라 생각하며 축하해 주었다.


1년 뒤 다시 그를 만났을 때, 그의 표정을 통해 그때의 결정을 많이 후회하고 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비록 이직 전에 다 예상한 일이기는 하나, 그보다도 훨씬 많은 양의 업무와 성과에 대한 중압감, 그리고 경직된 근무 분위기로 인한 스트레스가 견디기 힘들 만큼 컸던 것 같다.


그 정도로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라면, 지금부터라도 다른 곳의 이직을 알아보라고 말해 주었다. 대신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 때의 선택으로 인한 현재의 경험이 있었기에, 그는 다음 이직을 시도할 때, 훨씬 더 그에게 잘 맞는 올바른 기준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직 이후에도 웬만한 스트레스에는 잘 흔들리지 않는 체력도 생겼을 것이다. 만일, 그당시 이직을 하지 않고 나중에 이직을 했더라면, 늦은 나이에 잘못된 이직으로 더 맘고생을 할 뿐 아니라, 이직도 타이밍이라 새로운 이직을 시도하기에 어려움이 컸을 수도 있다.


이렇듯 우리가 겪는 수많은 선택에 있어서 정답은 모른다. 

어쩌면 아예 정답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과거로부터 지혜를 얻고 미래를 보다 풍요롭게 가꾸고자 노력한다. 

정답이 없는데 이런 노력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적어도 이러한 노력 끝에 우리가 선택한 미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덜 후회하고. 또 그 선택 속에서 새롭게 마주할 여러 고비들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지식을 축적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이 있기에, 우리는 덜 후회하고, 더 강해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세상에 정담이란 없듯이, 내가 여태껏 써내려온 경험과 생각 역시 모든 이에게 정답일 수는 없다. 다만, 먼저 살아간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 중 하나로서, 언젠가 필요한 순간에 꺼내보고 참고할 수 있는 든든한 재료가 되었으면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내 자녀를 포함한 젊은 세대들에게 미안할 일이 많은 세상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은, 당신이 선택해 오고, 또 앞으로 선택할 수많은 결정들에 대해 후회 없이 그 변화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어차피, 그때의 결정이 삶의 마지막 결정도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선택하고 새롭게 경험해야 하는, 반복되는 여정 중 하나일 뿐이다.


어쩌면 우리의 삷이, 정답이 없는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기에 더 설레고 풍요로울지도 모른다

그 선택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내일도 아직 가보지 않은 여행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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