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0] 새롭게 단장하고 나온 브랜드 다섯!
안녕하세요, 위클리 파이브입니다.
어느덧, 처음에 목표했던 10번째 이슈까지 왔네요.
무더운 여름에 시작했는데, 이제 선선함과 추움 사이 어딘가를 지나는 계절이 왔습니다.
지나온 시간들 동안 위클리 파이브를 만들어 가는 저희에게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는데요. 그 소감은 차차 정리해서 들려드리기로 하고, 먼저 10번째 이슈 기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바로바로,
위클리 파이브 소문내기 이벤트!
참여 방법은 ↓요기를 참고해 주세요.
이벤트는 10/10(목)~ 10/14(월) 5일간 진행할 예정이니, 구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이벤트는 이벤트고,
이번 주도 다섯 가지 챙겨가셔야죠!
천고마비의 계절,
외로움의 계절, 감성의 계절 등
가을에게는 참 여러 별명이 있는데요.
이번 가을엔 유독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브랜드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는 가을맞이 새단장 특집으로 꾸려봤어요.
BI 새단장부터 기업의 새로운 방향성 선언까지.
<500일의 썸머>에서 톰에게 썸머가 떠난 후 어텀이 새롭게 찾아왔듯, 이 좋은 계절에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브랜드 이야기 다섯을 소개드릴게요.
#1
업의 확장에 따른 새단장, 브랜드 리뉴얼
BI(Brand Identity)라고 하면, 사람들마다 각기 다양한 정의들을 갖고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시각적 디자인 결과물을 지칭합니다. 이때 정체성이란 업의 영역과 방향, 그리고 지향하는 가치 등을 반영한 개념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종종 BI를 새롭게 바꾸는 경우들을 보게 돼요. 단순히 디자이너가 바뀌어서, 식상해져서 바꿀리는 없을 것이고, '언제 & 왜 바꾸는 걸까?'를 여러 사례들을 통해 한 번 살펴봤어요.
먼저, 최근에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한 '와디즈'의 사례를 볼까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시작한 와디즈는 성장을 거듭하며 리테일, 벤처스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확대하고 있어요.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기존과 달리 산세리프 서체를 택한 것인데요. 더욱 다양해진 비즈니스 체계를 한결 안정적으로 정리 & 전달하는 방향으로 BI를 변경했다고 볼 수 있어요.
지난 2월 업데이트한 '토스'도 비슷한 케이스죠.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해 종합 금융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토스는 보다 통합적이고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자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진행했어요. 기존에 없던 날아가는 공 모양의 로고는 '누구에게나 공 던지듯 쉽고 간편한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하네요.
해외의 경우, 우버의 사례가 대표적이죠.
2018년에 진행한 리브랜딩의 방향성과 결과물을 한 곳에 정리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제일 먼저 아래와 같은 문장을 볼 수 있어요. 결과물도 결과물이지만, 'deserves'라는 표현이 꽤나 근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A tech startup turned global mobility platform in eight short years deserves a holistic brand system that’s instantly recognizable, works around the world, and is efficient to execute.
이상의 세 가지 사례들은 모두 처음엔 시장 침투를 위해 비교적 작고 명확한 영역에서 출발했다가 성장을 거듭한 스타트업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이 브랜드들은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게 되면서 기존의 BI로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담아낼 수 없는 때를 맞이한 거죠.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리다.'의 상황이 온 겁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모두 업력이 길지 않은 IT 서비스 브랜드라는 점이죠. 아무리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더라도 기존의 BI가 이미 자산화된 브랜드라면, 또 물리적인 제품을 가진 브랜드라면, 브랜드 리뉴얼을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결국, 시각적으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못지않게 [왜 바꾸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부적 논의와 외부적 설명이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편으론 사용자 입장에선 '어떻게'든 '왜'든 둘 다 별로 중요하지 않으려나 싶기도 하지만요.
#2
반등의 기회를 만들기 위한 리브랜딩
위에서 업의 확장에 따른 브랜드 리뉴얼을 살펴봤다면, 이번엔 조금 절박한 리브랜딩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리즈 시절..."이라는 말의 유래를 아시나요? 자주 쓰는 말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어원을 모르는 분들도 많습니다. 한 때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강호였던 리즈 유나이티드의 급격한 몰락에서 비롯한 유행어인데요. 이런 리즈 시절을 제대로 보낸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구글의 등장 이전 세계의 웹 검색엔진을 장악했었던 야후의 이야기입니다.
야후는 참 굴곡이 많은 브랜드입니다.
1994년 창업 이후, 약 10년간 포털의 최강자로 군림했었죠. 국내에서도 한 때 80% 이상의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포털의 주요 기능인 메일, 뉴스, 검색 서비스를 가장 먼저 제공한 것도 야후입니다. DA 광고 도입과 함께 막대한 수익까지 올렸었죠.
그러던 야후는 구글의 등장과 함께 급격한 몰락의 길을 맞게 됩니다. 검색 경쟁에서 구글에 밀리기 시작했고, 미디어 그룹으로서의 변모도 실패하였습니다. 인수한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었고, MS에 합병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도 경영진의 유우 부단함으로 인해 놓치게 되었습니다. 경영난 끝에 2016년, 버라이즌에 핵심 사업을 헐값에 매각하는 굴욕을 겪게 되었죠.
그러나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걸까요? 야후가 6년 만에 새로운 로고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 방향성을 발표했습니다.
야후가 새로운 로고와 함께 내세운 키워드는 바로 '개인화'와 '모바일'입니다. 개인이 압도되기 쉬운 디지털 경험 속에서 개인화된 서비스를 보다 증폭하여 제공하겠다는 건데요, '증폭의 경험 강조'라는 방향성을 로고 디자인과 대표 모션에도 담아냈습니다.
리브랜딩을 담당한 곳은 영국의 디자인 에이전시 펜타그램(Pentagram)인데요, 슬랙의 로고를 바꾼 곳으로 잘 알려진 에이전시죠.
또한 yahoo!를 y!로 줄여서 표현한 점도 눈에 띕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는 모바일 환경과 관련이 깊은데요. 모바일 환경에서 가독성을 고려해 세로 형태의 UI에서 가장 잘 보일 수 있도록 y와 !(느낌표)만 남겼다고 하네요.
지향점을 분명히 밝힌 야후의 새단장을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조금 안타깝기도 한데요. 개인화와 모바일이라는 게 이미 전혀 새롭지 않은 얘기기 때문이죠. 결국, 야후가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로고 변경 이상의 서비스 변화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수밖엔 없어 보입니다.
#3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전략적 방향성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기업이자 브랜드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이들이 말하는 '새단장'은 로고나 슬로건과 같은 표면적 변화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체질의 변화, 전략적 방향성의 변화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죠.
바로 지난주, MS 서피스의 새로운 제품인 서피스 듀오와 서피스 네오를 소개하는 행사에서 MS의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아래와 같은 말을 합니다.
The operating system is no longer
the most important layer for us.
It’s all about apps and services
www.theverge.com
MS를 대표하는 운영체제인 윈도우가 더 이상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니?! 이 말이 나온 배경은 무엇이고, 이제 MS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말하고 싶은 걸까요?
자, 조금 어려운 내용일 수 있지만,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시간을 뒤로 돌려 MS의 모바일 연대기를 간단하게 살펴볼게요.
2017년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하드웨어의 도전이었던 윈도폰의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노키아 휴대전화 사업부를 인수하며 야심 차게 출발한 프로젝트지만, 2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빠르게 패배를 인정한 것이죠.
이렇게 MS는 예상보다 쉽게 윈도폰과 모바일 시장을 포기한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전투에서 패배했을지언정 아직 더 큰 전쟁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직접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자신들이 잘하는 것에 집중하며 새로운 판을 짭니다.
그 판의 중심에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있었어요. MS는 기존의 폐쇄 & 독자 노선을 포기하고, 어느 기기든 어느 OS에서든 자사의 서비스를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택합니다.
지난 8월 열린 갤럭시 노트10 언팩 행사에서도 이러한 전략적 변화를 잘 살펴볼 수 있었죠. MS의 CEO 사티아 나델리가 행사장에 깜짝 등장하여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발표했는데요. 핵심은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갤럭시 노트와 윈도우 PC를 매끄럽게 동기화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The operating system is no longer
the most important layer for us.
자, 그럼 현재로 돌아와서 위의 발언을 다시 살펴볼게요. 당연하게도 여전히 윈도우는 MS의 중요한 비즈니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MS의 미래는 아니라는 거죠.
모바일 OS에서의 참패 이후, MS는 운영체제 경쟁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각 기기와 각 OS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앱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매끄러운 연결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죠.
이 '연결의 경험'에 MS의 미래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국내 MS의 첫 프리미엄 매장 오픈 소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클라우드라는 개념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양한 하드웨어들이 한 공간 안에서 연동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선 MS도 애플스토어, 갤럭시 스튜디오와 같은 체험공간이 꼭 필요했을 것 같아요.
우리들의 이목이 안드로이드와 iOS에만 집중된 사이, MS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카테고리의 하드웨어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시 보니, 그 어떤 브랜드보다 대담한 새단장 선언입니다.
#4
커뮤니티를 위한 리브랜딩, ‘트위치’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구글, 아마존, 야후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데요. 그중 아마존의 트위치가 가장 높은 트래픽과 압도적인 시청시간으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어요.
W5 - WEEK2의 5번째 이슈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전쟁'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트위치가 2019 twitchcon을 앞두고 리브랜딩을 선언했습니다. 충격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인터랙티브 소개 페이지와 함께 말이죠.
트위치는 리브랜드의 목표가 새로이 뭔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트위치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을 Lift up 하고 Celebrate 하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두리뭉실한 말이지만,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납득이 갑니다.
Twitch is beautiful mess,
and that's a huge part of
what we all love about it!
트위치가 가장 추구하는 가치는 바로 '다양성'이에요. 그 다양성을 헤치지 않으면서도 통일된 트위치 브랜드 시스템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어요. 브랜드 시스템을 정비, 확립하여 유저들의 크리에이티비티를 더 트위치스럽게!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말이죠.
트위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Sam Johnson'의 말을 들어보면 이번 리브랜딩에 대한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어요.
“We’re a brand of millions of different brands—how do we balance the uniqueness and vibrancy of those creators, lift their bespoke identities, but have a consistent identity for ourselves?”
다양한 독창성과 일관된 정체성 사이에서의 치열한 고민이 느껴지는 코멘트죠?
트위치의 리브랜딩은 이번이 2번째인데요. 첫 번째는 아마존이 트위치를 인수하기 전의 이야기예요.
트위치의 전신인 Justin.tv는 자신들의 채널 중 가장 인기 있어진 게임 방송 카테고리를 뚝 떼어, Twitch.tv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Twitch는 곧바로 아버지 뻘인 Justin.tv를 트래픽 면에서 압도하기 시작하죠.
그로부터 3년 뒤, 사명마저 'Twitch interactive inc'로 바꾸며 Justin.tv의 운영을 중단, 트위치 운영에 집중해요. 비즈니스의 변화 속에서 자연스레 이루어진 리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번 리브랜딩이 진정한 의미의 첫 리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트위치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는 더욱 살리고, 엄청나게 빠른 성장 탓에 정립되지 못한 브랜드 디자인을 다듬는 작업을 멋지게 보여줍니다.
Twitch is a dynamic, vibrant,
evolving melting pot,
and we need a design system to match.
브랜드의 철학을 디자인으로 녹인다는 건 절대 쉬운 작업이 아닐 거예요. 특히나 그것이 브랜드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유저를 위한 것으로 만드는 것에는 더욱 깊은 고민이 필요하죠. 트위치의 이번 시도는 그런 면에서 다른 브랜드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지 않을까요?
트위치는 리브랜딩 이후 자신들의 SNS를 통해, 새로운 브랜드 시스템을 영상에 녹여서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트위치의 가장 큰 힘은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채널에 있을 거예요. 그들의 매력을 드러내는 동시에 트위치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한 이번 리브랜딩이 실제로 플랫폼 안의 크리에이터, 크리에이티브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5
20년 만의 새 단장,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올리브영’
그러게요. 올리브영이 이렇게 많은 점포수로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올리브영은 1999년 1호점 오픈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로드숍 브랜드들과의 경쟁은 물론 글로벌 H&B 스토어들의 적극적인 한국 진출에도 꿋꿋하게 업계 1위를 수성했죠. 이런 올리브영의 성공을 분석하는 수 많은 Case study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올리브영이 최근 '날아라 올리브'라는 이름의 브랜드 캠페인으로 새 단장을 시도하고 있어요.
영상에서는 수 많은 올리브영의 이유를 '세상 속 올리브들에게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날개를 달아주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올리브영의 고객들을 '올리브'라고 이름 짓고, 브랜드 이미지 안으로 들어오게 하려는 전략 같아 보여요.
주목할만한 워딩은 건강한 아름다움인데요. 올리브영이 최근부터 키 메시지로 사용하고 있는 말이에요.
헬쓰와 뷰티를 병렬로 놓았다기보다는, 건강함이 아름다움을 꾸며주는 것 처럼 보이네요.
'날아라 올리브' 캠페인은 오랜만의 브랜드 캠페인인 만큼, 여러 채널을 활용해 노출하고 있어요. 또한 SNS에서의 후속 마케팅도 진행하는 등 촘촘한 준비가 엿보입니다.
올리브영은 의약품 중심의 드럭스토어 모델을 로컬 상황에 맞게 H&B스토어로 단장하여 시장을 장악했는데요.
이번 브랜드 캠페인으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한 단계 더 도약에 성공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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