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3] 브랜드의 기념일 다섯!
안녕하세요, 위클리 파이브입니다.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
(이 질문 이후 3초 이상의 정적은 곧 죽음입니다. 명심하세요.)
이 말이 연인과 부부 사이는 물론 마케터들에게도 대단히 무서운 말이라는 것을 잘 아실 거라 믿어요.
제발 내가 있는 동안만큼은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브랜드의 기념일 마케팅. 이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사실 뭔가를 기념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멋진 일입니다. 저희 위파가 늘 챙겨보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나영석 PD가 동료로서의 강호동을 설명하며 아주 멋진 말을 했어요.
공감되지 않나요? 나영석 PD의 말을 브랜드에 빗대어보면, 오늘 저희가 왜 브랜드의 기념일을 소개해드리고자 하는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멋진 브랜드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한 브랜드가 대단한 것이에요.
축적의 힘은 생각보다 더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축적의 지표가 되는 기념일은 충분히 축하할만한 일이고, 그래서 더 가치 있는 것 아닐까요?
오늘은 최소 10주년을 맞이한 게임부터 100주년을 맞이한 자동차까지-
브랜드의 기념일 다섯을 소개드리도록 할게요.
#1
피스코리아 60주년 전시회 <오피스 안의 평화> 展
어떤 브랜드는 소리 없이 우리 주변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하곤 합니다. 올해 60주년을 맞은 국산 오피스 브랜드인 피스코리아가 바로 그런 브랜드일 것 같아요.
피스코리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갸우뚱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위의 제품 이미지를 보시면 "아! 저 브랜드였어?"라고 다들 생각하실 거예요. 사무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들에게 특히 친숙할 브랜드인 피스코리아는 어떻게 그들의 60년을 기념했을까요?
피스코리아는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온 제품을 전시하는 데에서 그 시작점을 찾았습니다. 복합 문화 공간인 로컬스티치 소공점에서 <오피스 안의 평화> 전시회를 진행하였는데요. 전시 구성은 다양한 제품은 물론 가구 브랜드와의 디자인 콜라보, 브랜드 히스토리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로 꾸려졌습니다.
제품을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는 시도도 흥미롭습니다. 피스코리아의 스테이플러, 스테이플러 리무버, 펀치, 가위 등 스테디셀러들을 한 곳에 모아 블랙 디자인으로 리뉴얼한 <피스코리아 블랙 에디션>을 800개 한정 발매하였습니다. 피스코리아는 레트로한 스타일의 제품의 패키지를 거의 40년 동안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컬러만으로 특별한 느낌을 주네요. 이외에도 무니토, 잭슨 카멜레온 등 가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채로운 오피스 용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피스코리아는 이러한 전시를 통해 브랜드의 히스토리를 되짚어보고, 스페셜 에디션을 통해 시그니처 제품에 가치를 더했죠. 6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큰 캠페인 없이 제품 하나만으로 우리 곁을 지켰던 브랜드가 처음으로 자신의 헤리티지를 세상에 알린 멋진 기념행사였습니다. 앞으로 비품실에서 피스코리아의 스테이플러를 볼 때 조금은 더 반가워질 것 같아요.
#2
나이키 'Just Do It' 30주년
'나이키'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수많은 스포츠 스타와의 스폰서십
트렌드를 이끄는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
퍼포먼스를 극대화해줄 것 같은 운동용품들!
스포츠 브랜드를 넘어 아이콘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하나의 이미지로 딱 잡히진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문장으로 나이키를 표현한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바로 이 말 아닐까요?
Just do it.
스포츠 정신을 아주 간결하고도 강력하게 표현하는 말이에요. 더 부연 설명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슬로건이 아닐까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대충 스포츠에 대한 얘기' 끝에 'Just do it'만 붙이면 그대로 완벽한 나이키 브랜딩 캠페인이라고도 하니까요.
그런 Nike의 상징과도 같은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이 2018년에 30주년을 맞았죠.
여느 브랜드들의 기념일 행사들과는 다르고 특별하게, 무엇보다 나이키스럽게 기념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자면 정말 나이키 다워요.
나이키가 'Just do it' 30주년을 기념하는 방식은 급진전일 정도로 용감했어요. 메시지야 분명히 나이키 본연 그대로의 방식이었지만, 그걸 전달하는 메신저가 너무나도 특별했죠.
나이키는 미국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에 반발하며 국민의례를 보이콧했던, 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메인 모델로 발탁했어요.
이게 얼마나 파격적이냐면 캐퍼닉은 이 국민의례 보이콧 이후, 어떤 NFL팀과도 계약하지 못했습니다. 백인 팬들을 의식한 NFL 구단들의 의도적인 눈치보기 담합 때문이었죠.
이런 배경에도 불구하고 나이키는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캠페인을 캐퍼닉과 함께한 것이에요. 브랜드 입장에서는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한 엄청난 용기였던 거죠. 그리고 이는 불행히도 곧 엄청난 비난으로 이어졌어요.
분노한 사람들은 나이키 불매운동은 물론 자신들이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는 퍼포먼스까지 했고, 나이키의 주가는 급속도로 떨어집니다. 언론과 대중들은 물론 미국의 대통령까지 나이키의 행보를 비판하죠.
하지만 나이키는 사과하지 않아요. 오히려 이 캠페인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더 나아가 추가적인 광고까지 진행합니다. 미국 전역으로 'Dream Crazy 캠페인'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면서 말이에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키의 신념과 뚝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며 지지했고, 이는 곧 나이키 주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나이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 해프닝을 소재로 다시 캠페인 영상을 만들어 깐느 광고제에서 그랑프리까지 수상해요.
기업의 특정 기념일 마케팅을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하기는 생각처럼 쉽지 않죠. 할인행사를 하거나, 브랜드의 발자취를 스스로(!) 더듬는 캠페인 영상을 내놓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나이키는 이와 달리, 자신들의 슬로건을 특별하게 기념하는 방법으로 브랜드의 가치를 다룹니다. 희생이 따르더라도 믿음대로 해야 한다는 멋진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에요.
'Just do it'이란 슬로건의 의미처럼 그들의 신념과 가치를 끝까지 밀어붙였고, 거기에 공감한 사람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것에 대해 나이키는 충분히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들은 'Just do it'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만 선을 넘고 맙니다. 스폰서 하는 선수들의 한계 기록을 넘기기 위해 약물 복용을 종용했던 것이 최근 밝혀졌어요.
페어플레이는 스포츠의
가장 고결한 가치일 거예요.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반칙'을 한 나이키에게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요? 그들이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를 스스로가 정면으로 부정하는 꼴이 됐으니 사람들의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예요. 나이키가 Just do it의 30주년에 그랬던 것 처럼 이번에도 다시 한번, 진짜 용기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3
BMW & Mercedes Benz
100주년. 100주년이라뇨. 한 기업이, 한 브랜드가 100년의 세월을 버텨왔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입니다. 이런 기업의 100주년 행사는 그 자체만으로 그간 쌓아온 브랜드의 레거시(Legacy)를 더욱 공고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2016년은 1916년부터 시작된 BMW의 역사가 100주년을 맞이한 해였죠. BMW는 100주년을 기념해서 'The Next 100 Years'라는 테마 하에, 다음 100년의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이때 새롭게 공개된 'VISION NEXT CONCEPT 100'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모두의 이목이 BMW 100주년을 향해 있을 때, 오랜 시간 함께 경쟁해왔던 벤츠의 대응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벤츠는 BMW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영상을 공개하는데요, 메시지는 이렇습니다.
100년간 함께 경쟁해줘서 고마워
왜냐하면, 그 전 30년은 좀 지루했거든
이 영상과 함께 벤츠는 BMW 임직원들에게 벤츠 박물관 티켓을 선물했어요. 정확한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벤츠 박물관이 어떤 곳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벤츠 박물관은 타임머신같이 생긴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으로 올라가 나선형으로 내려오면서 관람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은 바로, '말'입니다. 벤츠의 역사가 시작되기 전, 인간은 말을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전시 공간으로 들어가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이 '세계 최초의 벤츠 엔진'입니다. 벤츠로부터 모든 '탈 것'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메시지인 것이죠.
이제, 벤츠 박물관의 티켓을 줬다는 것의 의미를 아시겠죠? 벤츠는 '모든 탈 것의 최초'로서,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런 브랜드이기에 경쟁사의 기념일에 저렇게 쿨하게 축하, 아니 맥인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네요.
사실 BMW와 벤츠의 광고 메시지를 통한 견제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과거에도 여러 번, 여러 가지 메시지로 핑퐁을 주고받았었죠. 하지만, 그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비방의 형태는 아니었고, 유머와 위트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또 한 번. 이번에는 BMW가 벤츠의 디터 제체 회장 은퇴에 맞춰서 헌정 광고를 내놓았죠.
물론 실제 인물을 섭외한 것은 아니고, 대역을 사용했습니다. 43년 벤츠맨 디터 제체 회장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면서도, 마지막에는 위트 있게 자신감을 내비치는 재미있는 광고였습니다. 이걸 또 벤츠는 트윗으로 재치 있게 받아쳤고요.
카마겟돈(Car+Armageddon)이라고 불릴 정도로 급변하고 불확실한 자동차 산업, 두 리딩 브랜드가 앞으로 또 어떤 경쟁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기업들도 언젠가 이런 위트 있는 경쟁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고요.
#4
프렌즈 방영 25주년 브랜드 콜라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재미있게 봐온 익숙한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요즘 재미있는 예능들이 많지만 가끔은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같은 클래식한 예능들이 보고 싶을 때가 있는 것처럼요.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콘텐츠의 상위권에는 고전 명작인 <프렌즈>가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콘텐츠를 보는 방식이 새로워진다고 해도, 익숙한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프렌즈>에게 2019년은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은데요. 바로 올해가 방영 25주년이기 때문입니다. 10주년, 20주년에도 몇몇 콜라보가 있었지만, 25주년을 맞이한 올해에는 특히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자신들을 기념했습니다.
프렌즈 X 랄프로렌
랄프로렌은 프렌즈 주인공들의 스타일링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콜라보 제품들을 발표했습니다. 하필 왜 랄프로렌이나구요? 재니퍼 애니스톤이 분한 극 중 캐릭터 레이첼 그린이 근무했던 패션 회사가 바로 랄프로렌이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와 패션 브랜드 간의 콜라보는 자주 접했었지만, 이렇게 작품 속 설정을 연결점으로 잘 활용했다는 점이 이 콜라보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프렌즈 X 레고
다양한 IP와 협업하는 브랜드, 레고 역시 프렌즈를 기념하는 에디션을 선보였습니다. 프렌즈의 가장 유명한 장소인 센트럴 퍼크와 등장인물들을 그대로 재현하여 프렌즈 팬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죠. 깨알 같은 소품들까지 블록으로 재현해 드라마 속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프렌즈 X 커피빈
프렌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에피소드의 많은 부분이 카페와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 커피빈에서는 6명의 주연 캐릭터들을 각양각색의 음료로 표현해 출시하는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했습니다. 이외에도 센트럴 퍼크가 새겨진 원두와 프렌즈 머그, 티셔츠 등의 굿즈도 출시했었다고 하네요.
모든 것이 0으로 떨어지는 기념 연도를 더 좋아하는 우리의 눈에는 25주년이 기념하기 조금 애매한 숫자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올해 프렌즈는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이 아직 건재하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프렌즈의 판권을 갖고 있는 워너미디어는 내년 출시 예정인 자사의 OTT에 프렌즈를 스트리밍하기 위해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곧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상대적으로 다른 애니버서리보다 25주년을 더 크게 기념한 것은 앞으로 새로운 OTT에서의 프렌즈도 사랑해달라는 일종의 예고편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이전 프렌즈가 아닌 새로운 무언가에 대한 힌트들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의 첫 사진으로 프렌즈 동료 배우들과 함께 찍은 셀피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 토크쇼에서는 프렌즈의 동료 배우들과 함께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듯한 암시를 남겨 팬들의 다양한 추측들이 오가고 있는데요. 25주년을 맞이한 프렌즈가 어떤 30주년, 40주년을 어떤 모습으로 맞이하게 될지 사뭇 궁금해지네요.
#5
라이엇 게임즈 10주년
지난 10년 간 게임 시장을 지배한 타이틀은 누가 뭐래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일거예요. 대중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잡았을 뿐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대중문화로 자리 잡았죠. 농담이 아니라, 이 시대의 글로벌 민속놀이라고 봐도 무방할 거예요.
비즈니스적으로도 E-Sports라는 서브컬처를 완벽한 프로 스포츠의 형태로 끌어올렸으며, 롤 월드 챔피언쉽을 비롯한 각종 대회의 위상 또한 나날이 올라가고 있어요.
라이엇 게임즈와 LOL은
동음이의어!
LOL과 함께 라이엇 게임즈라는 회사가 시작됐고, 여전히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니까 충분히 그렇게 불릴만해요.
같은 대학교를 다니는 룸메이트였던 마크 메릴과 브렌든 벡은 2006년에 라이엇 게임즈를 설립했어요. 그리고 그로부터 3년 후인 2009년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출시했습니다. 론칭 후 2개월 만에 동시접속자 10만 명을 달성했고, 현재는 MAU 1억 명에 달하는 엄청난 게임이 됐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자신들의 알파와 오메가인 LOL 출시 10주년을 맞아 이번 달에 대대적인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10주년을 맞은 그들은 과연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게이머들에게 전달하려고 했을까요?
일단은 기념일인 만큼 선물을 준비했어요. 10년을 함께해온 팬들에게 감사 이벤트로 LOL에서 사용하는 스킨과 아이템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여기까진 예상할 수 있는 수순이에요. 게임회사는 물론 아주 다양한 브랜드들이 Anniversary에 고객 감사 이벤트를 하잖아요.
그다음엔 현재 게이머들이 가장 관심 있어할 만한 대규모 패치를 공개했습니다. 앞으로 LOL이라는 게임에 가장 직접적인 변화를 줄 발표였죠. 패치에는 LOL 유저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신규 캐릭터 또한 포함됐습니다.
놀랄만한 내용은 바로 그다음인데요.
LOL의 IP를 활용한 7가지 게임 신작을 단번에 공개했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신작 발표를 하는 것은 라이엇 게임즈는 물론 게임 브랜드 전체로 봐도 드문 경우라서 게이머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어요.
그렇지만 더 주목할만한 것은 그들이 발표한 방식입니다. 신작 발표를 게임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하거든요.
단순히 게임 개발자로서 소회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요, 자신이 어떤 게임의 팬인지 이야기합니다.
수십 년 간 카드게임의 팬이었던 개발자가 LOL 세계관에 기반한 신규 카드게임을 소개하고, 대전 격투의 팬인 개발자가 롤 IP 대전 격투 게임의 소개를 하는 거죠. 기존 롤 팬이 아니더라도, 게이머라면 충분히 가슴이 뛸만한 방식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다 게이머였잖아요.
물론 신작 게임 발표만으로도 LOL 유저들은 열광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LOL을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순수하게 게임을 좋아하는지를 들은 게이머들은 단순 기대감을 넘은 감동을 하게 돼요.
자신이 사랑하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게임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남아 있기를 유저들은 바랄테니까요.
Teamfight Tactics(TFT) 모바일
레전드 오브 룬테라 - 카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 -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A - 팀 기반 온라인 FPS
프로젝트 L - 대전 격투
프로젝트 F - 액션 RPG
LOL E스포츠 매니저 - 경영 시뮬레이션
좋은 프로덕트가
최고의 마케팅이다.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에요. 다만 좋은 프로덕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할 것 같아요. 그치만 적어도 좋은 프로덕트의 조건 중 '지금 유저가 가장 원하는 것'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엄청난 팬을 보유하며 최고의 자리를 몇십 년간 놓치지 않은 블리자드에게 최근 많은 게이머들이 고개를 돌린 이유는, 역시 게이머들이 지금 원하는 것을 모른 척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10주년 이벤트를 통해, 블리자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여요. 유저들이 어떤 게임을 원하고 있는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게임 개발사가 어떤 태도를 취했으면 좋겠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그 지점을 찌르고 있어요.
라이엇 게임즈는 블리자드가 지켜온 독보적 1위 게임 개발사 자리를 이어받길 바랄 것이고, 그 전략으로 현재의 블리자드의 행보와 정확히 대각을 세우는 것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더불어 특유 위트와 함께 블리자드를 돌려 까기도 하면서 말이죠.
롤이 나온지도 벌써 10년이 됐어요. 게임 내외적으로 LOL은 계속 발전해왔죠. 그래픽이나 시스템 같은 게임 내적인 부분은 물론, E-Sports 리그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말이에요. 라이엇 게임즈는 기세를 몰아, 10주년을 모멘텀으로 그다음 페이지에 대한 선언까지 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게이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적어도 이번 10주년 이벤트를 통한 '선언'은 그 시작점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주 위클리 파이브 어떠셨나요?
유익하게 읽으셨다면,
'라이킷'과 '공유하기'를 눌러 주세요!
카카오 톡채널을 추가해 두시면,
매주 목요일 카톡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손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See you next we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