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솥작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든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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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서정주 시집. 범우문고 046. p 51 전문인용,
이 시가 지금의 나에겐 갱년기 우울증에서 회복하고 있는 한 사람의 마음을 비유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갱년기 우울증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한국어 시의 힘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