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티머니처럼 교통카드가 있다. 버스에서 버스로 2시간 내 환승을 하면 환승요금이 적용이 된다. 한국과 한 가지 다른 점은 갈 때랑 돌아올 때 같은 번호의 버스를 타도 환승이 된다는 점이다.
환승역이 한국만큼 편리하게 되어있는 나라도 없다
캐나다에 와서 메트로 타운 역을 처음 가려고 지하철을 탔다.
분명히 내 생각엔 맞는 열차를 탔는데도 내 목적지와는 멀어지는 것이다.
구글 맵으로 확인해 보니 내가 가려는 역을 가려면 승차장에서 꼭 가는 방향을 확인을 하고 타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얼른 다음 역에서 내려 출구 방향으로 가서 반대방향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순간, 지하철을 잘못 탄 경우 직원 호출 서비스가 없는 캐나다에서 다시 밖으로 나가서 카드를 찍을 때 요금이 부과가 되는 건가 싶었다.
그냥 막힌 문을 확 뚫고 지나갈까?
하지만 그깟 추가요금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무임승차를 할 수가 없었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도 무시할 수가 없다. 무임승차 단속을 강화한다는 뉴스까지 읽은 마당에 그렇게 까지 추한 모습은 스스로 용납 이 안되어 이러나저러나 나는 다시 카드를 지갑에서 꺼내 찍고 반대방향으로 가는 다시 열차를 탔다.
천 원 이천 원에 벌벌 떠는 내가 막상 내가 한두 푼에 아쉬운 상황이 돼 보니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캐나다에서도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벌고 있는 나도 추가 요금을 내는 걸 아까워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지하철 요금을 내는 게 얼마나 더 아쉬울까 싶다.
지하철 무임승차만 캐나다에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게 아니다.
버스 무임승차 문제도 최근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Proof of payment would s required at all times (지불 인증이 매 순간 필요합니다)
캐나다 버스의 경고 문구
퇴근길 버스를 탔는데 요금표 옆에 내 30년 뚜벅이 인생 처음 보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교통 요금을 내고 탄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security guard 가 하차 시 확인을 한다는 무서운 내용이었다.
아니 누가 버스를 돈 안 내고 탄다고 매번 무임승차 검사를 어떻게 한다는 거지?
몇 정거장을 채 안 가서 버스가 출발하지 않고 약 5분을 서있었다. 사람들이 한 곳을 쳐다보면서 수군수군 거린다.
문 밖으로 희한한 풍경을 보게 되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한 내 눈도 창 밖으로 갔다.
이럴 수가? 내가 의심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버스에서 내린 여자애 두 명이 문 앞을 지키고 서있은 보안요원에게 붙잡혀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여학생 둘은 교통요금 규정을 어기고 환승 버스를 탔는데 제대로 요금을 냈다면 티켓을 두 장 가지고 탔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보안요원에게 보여준 티켓은 갈 때의 버스요금이 찍힌 티켓 한 장이었다. 법대로라면 올 때 티켓 (환승 요금이 추가된 ) 한 장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보안요원은 그 두 여자애의 신분증 확인을 요구했고 신원조사를 끝내고 나서야 그들을 보내주었다.
캐나다는 넘쳐나는 이민자로 속 썩고 있다. 정부는 국가에 세금을 제대로 내는 사람들만 환영하고 있고 실제로 올해 4월,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외국인들에게 영주권획득에 필요한 외국인 고용허가증 발급을 제한시켜 이민의 문턱을 높였다.
점점 캐나다 이민의 문이 닫히고 있는 게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영주권 신청 서류를 준비하면서 점수에 점점 민감해지고 있는 나에게 썩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