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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Nov 23. 2023

나를 열받게 하는 인도인들

그들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

이건 생긴 건 서양인,
하는  행동은 서양인도 아니고 동양인도 아니고
미치겠네!


 캐나다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반에 내가 인도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가히 부정적이었다.


 무슨 일이든 꼼꼼하게 신중하게 처리하고 손해 안 보려는 한국사람들과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적응을 하고 임시방편으로 어물쩡 넘어가려는 인도인들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람들이 볼 땐 인도사람들은 뻔뻔하고  게으르게 보인다.


한국사람들은 일을 할 때도 부지런하게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느긋느긋 한 인도사람들은 성향이 왜 그렇게 성질이 급해? 안되면 말지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식이다. 인도사람들은 일처리가 늦게 해결돼도 화도 잘 안 낸다.


시간을 준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약속을 어기는 것에 민감한 한국인들에게는 인도인들을 대하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다음내가 칼리지 다니면서 인도 친구들에게 제일 많이 들은 말들이다.

나 일해서 학교 못 갔어. 숙제 뭔지 나한테 알려줘

인도 애들과 전화번호를 교환하게 되면 내가 학교를 안 갔으니 숙제가 뭔지 가르쳐 달라는 문자나 전화가 많이 온다. 그리고 내가 언제까지 뭐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면 정보만 쏙 빼가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인도애들이 한 명도 없다.


프로젝트 성적이 낮게 나왔어. 어떻게 된 일이야?

두 번째로는 나한테 성적에 대해서 묻는 애들이 많다.

그룹프로젝트를 인도 애들하고만 한 적이 있는데 발표 당일까지 나한테 연락이 없다가 전날 파워포인트 다 만들었냐고 물어보는 애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며칠 전 에는 과제도 내가 다 하고 발표도 내가 다 하게 되었다. 과제 마감 전날까지 연락도 안되다가 발표하는 날이 다가오면 다 했냐고 나한테 문자를 보내면서 자기는 일해야 해서 수업을 못 간다고 말한다. 발표하는 날에 모두가 수업에  와주기만 하면 고마울지경이었다.  더 가관인건 내가 발표를 하고 나서는 교수가 그룹 멤버 한 사람 한 사람한테 돌아가면서 맡은 역할에 대해서 물어본다. 참여점수가 있기 때문인데 자기가 한 것 마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술술 잘 지어내서 막힘없이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 참 정직과 성실이 몸에 밴 한국인과는 정말 성향이 다르구나를 다시 한번 느낀다.  하루는 Self Peer evaluation이라고 스스로 점수를 매겨서 교수한테 제출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 참여를 단 한 번도 한 적도 없고 수업도 한 번도 안 나와서 얼굴도 모르는 인도 남자애는 나에게 인도 과자 한 개를 건네주면서 만점 달라고 능청스럽게 부탁을 하는데 정말 그때는 내가 이런 애들하고 캐나다에서 뭐 하고 있는 건가 정말 소위말해  현타가 씨게 오는 순간이다.


이 문제 정답이 뭐야?

시험을 치는 날에는 생전 안 보이던 애들이 한 명씩 한 명씩 학교에 나타난다. 여기저기 물어가면서 어떻게 시험준비를 해야 하는지는 알게 되었는지 자리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예상문제처럼 보이는 것들을 흝고있다. 시험이 시작되면 교수가 안보는 틈을 타서 내 옆을 쿡쿡 찌르면서 정답을 물어보기 시작한다.



유튜브로 인도와 인도인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니 인도사람들이 왜 유독 시간약속을 안 지키는지, 도움을 받아도 그걸 당연히 여기고 고마워하지 않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커닝을 해도 별 죄책감을 안느 끼는지와 왜 수업시간에 나오지도 않으면서 여유를 부리는지 이해가 되었다.



인도인의 절반은 힌두교를 믿는다.


힌두교에서는 모든 것은 변한다 라는 교리를 따른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자주 바꿔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중요한 약속/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문서화시켜놓아야 한다)


두 번째,  인도에서는 우리와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다르다


그들에게는 30분 후에라는 것은 최소 30분 후고 1시간이 걸릴지 2시간이 걸릴지는 모르는 일이다. 인도에서는 기차도 자주 취소되고 기차시간도 바뀌어서 국민들이 기다리는 것에 능숙하다고 한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보통 시간약속도 잘 안 지키는 편이다.



셋째, 인도사람들은  고맙다는 말을  안 한다.


이유는 힌두교에서는 까르마의 법칙으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선업을 받는데 왜 도움을 받는 사람이 고마워해야 하냐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도에서는  커닝을 하는 게 자연스럽다


인도사람들도  한국 못지않은 높은 교육열 때문에 부모가 커닝 지를 자식들한테 문틈으로 너무 거주면서까지 시험을 잘 보게 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커닝이라는 것이 몸에 배어있고 그게 잘 못되어있다는 인식이 없다고 한다.  흥미로운 건,  인도 친구들의 시험준비과정을 보면 참 신기한데 강의는 그렇게 빠져도 시험 기간이 다가오면 아이들은 교수가 나눠주는 예상문제를 복사해서 달달 외운다. 그래서 나중에 보면  학교는 다 졸업은 한다.  수업은 밥 먹듯 빼먹어도 공부할 때만큼은 밤새워하는 게 인도 대학생들의 문화인지도 모르겠다.


인도는 영국의 식민 지배로 서양문화+ 동양문화가 섞여있는 미지의 나라이다.

그동안은 좁은 견문으로  인도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으로 캐나다에 있는 많은 인도인들을 보면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인도사람들이 자기주장이 강하고 ' 나' 중심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인도인들에게 내재 서양식 사고방식이 있기 때문이었다.


 인도를 잘 몰랐었을 때에는 인구만 많은 후진국이라고 생각했고 캐나다에서 어쩔 수 없이 알고 지내야 하는 많은 인도인과 상대하면서 그들이 하는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할 때에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고객센터에 전화하면 대부분 인도인 직원이랑 연결되는데 내가 영어를 못 알아들어 다시 한번 설명해 달라는 나한테  다른 직원이랑 연결을 시켜줄 때는 정말 내가 왜 캐나다에 와서 이렇게 인도식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야 하는지  울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학교에서도 자기네 나라 언어로 시끄럽게 무리 지어 다니면서 수업시간에 하하 호호 떠들면서 궁금한 것 있을 때만 나한테 아는 척하는 인도애들을 보면 저렇게까지 남한테 피해 주면서까지 영주권에 목매는지 화가 날 정도였다.  실제로 내가 아는 인도애들은 남녀 상관없이 10명이 같이 산다. 생활비를 아끼려고 그렇게 다 같이 살면서 동고동락하는 것이다.

그냥 자기네 나라에서 살면 될 것을 굳이 여기서 왜 저렇게까지 궁상맞게 살까 하다가도 얼마나 인도가 살기 힘들면 여기서  어떻게든  살 남으려고 발버둥 칠까 무시하는 마음도 자주 올라왔었다.' 도움이 필요할 때만 나를 찾은 인도애들을 보면서 '그래,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자'를 수십 번 수백 번 되네이며 마음수련을 해 나갔다. 



인도는 후진국이 아니라 강대국이다.


인도 사람들도 죽을 때까지 자기 나라를 다 여행하지 못하고 죽는다고 하니 그 커다란 미지의 나라  인도에 대해서 나는 지금 0.2 % 정도나 알게 되었을까.  인도에 대해서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인도라는 나라는 참 신비로운 것 같다. 인도사람들은 생활력이 무척 강하다. 나 또한 그들과 함께 캐나다에서 지내면서 생존력과 더불어 역경을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지혜를 기르고 있다.


한국인과 인도인은 공통점이 많다


외국에 나오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던가. 한국인들 못지않게  인도사람들도 다들 애국심에 취해 있다.  남자들은 터번을 쓰고 다니고 여자들은 반디를 찍고 다닌다. 몸은 캐나다에 있지만 마음만은 고국을 향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대로 자국이 좋아서 인도를 떠나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많다. 내 남자 친구도 지금은 캐나다에 있지만 자기가 인도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인도 국적은 버리고 싶지 않다고 한다.


나도 몸은 캐나다에 있지만 여기서 좋아하는 한국 예능프로보며 김치에 된장찌개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데 인도애들이 여기서 툭하면 인도음악 틀고 파티하고 인도 음식 먹으면서 자기네 나라 언어로 떠드는걸  보기 싫어하는 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도둑놈 심보라고 생각이 든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은 한국,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은 인도.

나 또한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캐나다에서 영주권 갖고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온 건데 누가 누구를 흉을 본다는 걸까. 사랑하는 고향을 가슴에 품고 낯선 타지에서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인도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가끔 울컥할 때가 있다.  학교는 안 나와도 자는 시간도 쪼개가면서 한 푼이라도 벌어서 생활비에 보태 쓰려고 물불 안 가리고 일하는 인도 룸메이트들은 가끔 일가기 싫어서 나태해지는 나에게 살아갈 동기부여를 준다.


Incredible India!


지금 내가 생각하는 인도의 모습은 진짜 인도의 1000분의 1도 안될 것이다. 직접 인도로 가서 살아봐야지 제대로 인도에 대해서 알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꼭 인도사람들이 살아가는 참모습을 몸소 체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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