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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Dec 16. 2023

인도를 싫어하는 한국사람들

상극 관계

주변에 인도를 갔다 온 지인들 말에 의하면 인도여행은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것 같다.

신비한 문화에 푹 빠져 다시 여러 번 갈 정도로 인도를 좋아하게 되거나 아니면 인도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만 생겨서 인도는 돈 줘도 안 가는 나라가 돼버리는 것이다.


인도가 핵 보유국에 앞으신흥 강대국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있다고는  아직까지 많은 한국사람들이 인도를 떠올리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가 있다.


예전에 남자친구가 인도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한국사람들 중에  인도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니?


남자친구는 나를 사귀고 나서 미래에 나와 함께할 인도여행을 생각하면서 한국인이 인도여행하는 영상을 찾아봤다고 했다. 이상한 점은 한국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인도에 대한 혐오적 발언을 많이 하는 것 같더라는 것이다.  깜짝 놀라 남자친구가 보여주는 댓글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인도=사기꾼들의 나라, 바퀴벌레 같은 xx들, 등등
인도인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기분 나쁠 댓글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남자친구와 함께 한 여행 유튜브가 올린 문제의 영상을 같이 보기 시작했다.


  영상을 보는데  내가 화가 난 부분이 있었다. 시장 안 모두가 정한 듯 그 여행객에게 달려들어 물건값을 실제 가격보다 몇십 배는 더 비싸게 팔려고 계속 따라다니고 이대면서 구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영상 속 자막을 보니 이미 여행 첫날부터 오토릭샤 운전수에게 많은 바가지요금을 지불한 모양이었다.


결국 잡상인의 엄청난 호객행위에 놀아난 그 한국 여행관광 유투버는 체념한 듯 그 물건을 비싼 값에 사고야 말았다. 누가 봐도  영상 속 인도 상인은 거짓말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하면서 사기를 친 것이다.


 한 사람을 바보 만드는 것도 모자라 모든 사람들이 자기들한테 당하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며 웃고 떠드는 부분에서 애국심이 발동해 같은 한국인으로서 엄청난 분노가 밀려왔다.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고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겐  인도여행이 최악의 경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인도사람들은 저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는 거야?
인도는 정말 사람들이  저렇게 나빴어?




 마치 내가 그 영상 속 피해자가 된 것  마냥 열이 받아서 남자친구한테 보다 못해 발끈해서 물었다.


상인을 옹호하는 남자친구의  말이 더 가관이었다. 인도를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말라는 것이었다. 전 국민이 한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한국과는 달리 인도는 지역 간 문화적으로 화합이 잘 안 되어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아 대외적으로 발전을 더디게 하는 것뿐이라고 한다.


더 황당한 것은 자기도 남부지역으로 여행을 가면 물건 파는 사람들이 타지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생각해서 그 지역 언어를 모르는 줄 알고 가격을 뻥튀기해서 접근하는데 인도사람들조차도 다른 지역으로 가면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바가지를 쓰고 억울한 손해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남자친구가 한 말 중에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다. 


정가의 몇 배를 뻥튀기해서 파는 것은
  당연히 상인들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야.
인도사람들은 그것을 자기들이 '협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너처럼 남을 속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어.



이럴 수가.

인도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일단 최대한 높게 값을  제시해서 상대가 혹시라도 흥정 전략에 넘어가서 자기가 돈을 많이 벌면 좋고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장사를 한다고 한다.


이 아님 말고 식의 협상은 종교와도 관련 이 있다.

인도인 80%는 '영원한 건 없다' '모든 건 변한다'를 기반으로 한 힌두교이기 때문에  물건 가격도 정해진 것이 없이 부르는 게 값이라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까르마 대로라면 인도에서는 높은 값으로 물건을 판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구매자가 물건을 사면 판매자가 돈 벌 수 있도록 해준것이니 오히려 좋은 일 하게 해준 자기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끔은 인도남자친구가 있긴 하지만 인도와 한국은 참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두 나라임에는 확실한 것 같다.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고 예의 바른 성향인 한국인들과 말로 하는 잔재주에 능하고 허풍스러운 인도인들이 서로 잘 살아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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