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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Oct 11. 2023

서른세 살 취준생

밥벌이는 해야지

성인이 되어 살고 있는 지금

문득 그런 마음이 든다.


나의 부모님은 어찌 보면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나의 성향을 미리 아시고

글로벌시대에 선견지명으로  한국이 아닌  

미국처럼 더 넓은 나라에서  견문을 넓혀

세상을 더 넓게 보고마음이 넓은 사람이 되라고  

어린 나이유학을 보내주신 것은 아닐까.


길을 못 찾아 떠돌면서 온갖 시행착오를 겪는

 20대에는 잘 못 느꼈던  부모님의 고마움을

조금씩 내가 실아가야 할 방향이 보이는

 30대가 되니 아주 조금은 알 것 같다.


한국인은 기본적인 성실함이 DNA에 박혀있다.

성실함에 그나마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이

캐나다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일을 할 때 어떤 인종이든 상관없이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는 게 내 무기인 것 같다.

특히 나는 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에서 

아무나 와 대화해도  이질적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대하는 스킬이 있다.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도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대화하기 때문에  

비록 잠깐 하고 있는 일이지만

일터에서 동료들에게 사랑받으며

즐겁게 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영어로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중학교 때  목동으로 이사 가면서 까지

내 자식을 최고로 만들고 싶어 하셨던

부모님의 교육열 없이는 불가능했다.

캐나다 같  다문화사회에서 향수병 없이  

오랫동안 일하는 것도 다 어린 나이에

다져놓은 마음근육이 있어서 아닐까 한다.


흑인이 많았던 학교를 1년 다니고 

2년은 백인 흑인 남미 사람들이 섞인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고등학교와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경험이 있기에

여기서도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왜 어머니가 경험이 자산이라고 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왜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고 하는지도.


사회가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성공이 아니라

그때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인생에서 오직 한 번 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통해

오직 나만의 특별한 길로 이끌어주신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사실 고등학교 유학 시절에는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기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 후 우울증에 걸

몇 년을 방황하면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래서 스무 살 후반에는 불교신자가 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은 따로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불교에 귀의하고 부처님 법을 성실히 따르니 어쩌면 부처님이  이제는 인도가 이끄는 세상이 곧 올 것이니 흑인 백인들이랑은 그만 지내고 인도를 알아보라는 의미인도 남자친구를 나한테 보내주시고 캐나다라는 환경을 선물로 주신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지금 그나마 할 줄 아는  영어 덕분에 낯선 땅에서 인생의 챕터를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해가고 있는 것이다.


긍정의 힘.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면

모든 게 선물이고 모든 것이 감사한 것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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