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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Nov 15. 2023

캐나다가 좋은 이유 -2

개 팔자가 상팔자


내가 일하는 곳은 평범한 노숙자들이 아니라 각종 약물에  중독되어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모여 하루종일 같이 숨 쉬는 공간이다.


캐나다는 마약이 합법인 나라다. 약물이 심하게 오남용 되어 호흡곤란으로 쓰려 저서 부득이하게 심정지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은 꼭 생기는 것 같다. 또한 이곳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설탕을 좋아하기 때문에 당뇨가 많다.  게다가 10명 중  8명은  담배를 어렸을 때부터 계속해서  펴왔던 사람 들라 간혹 폐암으로 죽는 사람들이 가끔가다 생긴다.

 

아픈 사람들을 많이 보는 것에 대한 정신적 고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곳에서 하는 것이  좋은 이유 몇 가지 있다.


자발적 인류애가 있다

혹시라도 누군가의 사망 소식이 들려오면 나비모양 종이에 이름을 써서 추모한다. 각종 질병과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 세상을 먼저 떠난 사람들이 하늘로 나비처럼 날아가 행복하게 지내라는 염원을 담아 행하는 의식인 것이다.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창문 붙인 이 많은 이름이 뭔가 봤더니 지금까지 고인 사람들의 이름과 성의 이니셜이었다. 이름을 써서 붙이는 것이 단순한 듯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생각해 보면  이곳을 잠시나마 스쳐갔던 한 명 한 명의 모습을 떠올리며 적은 이을 창문 곳곳에 남겨 놓은 것을 보면 캐나다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자신감은 아름다움의 또 다른 이름.
너 자신에 대해 절대 의심하지 마라.
벽 곳곳에 갈곳을 못 찾고 있는 노숙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글귀들이 많이 걸려져 있다.


강아지 팔자가 나보다 더 좋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발견한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노숙자들도 대부분 일이 있는데 월급에 정부에서 주는 돈 조금 더 보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더 놀란 부분은 강아지의 동물권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이다. 


봄 여름이 되면 센터에 강아지를 데리고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강아지가 짖어도 모두가 귀여워해주고 행복해한다. 강아지가 더워서 헥헥거리기라도 하면 호들갑까지 떨면서 서로 물을 떠주려고 난리가 난다. 봄이 되면 봉사단체가 강아지 사료 강아지 옷들도 센터로 많이 보낸다. 캐나다 사람들은 참 동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다.


어제는 자기가 키우던 강아지 릴리가 하늘나라로 갔다며 동네 할머니가 그동안 릴리가 입었던 옷이라며 옷가지를 한 상자에 담아 낑낑 거 들고 오셨다. 옷, 간식뿐만이 아니라 강아지들을 위한 장난감들도 물품상자에 엄청나게 많이 쌓여있다.


만약에 말이야,
내가 갑자기 실종된다면
누가 날 찾아주긴 해줄까?
Boston , 네팔자가 나보다 낫네.


며칠 전에는 니콜이 강아지를 못 찾고 있다고 울면서 센터로 찾아왔다. 분실신고 담당부서의 매니저가 니콜의 강아지를 찾게 해달라고 경찰서 신고를 했다. 니콜의 부탁으로 총력을 다해서 실종전단지까지 붙였다. 강아지의 사진까지 첨부하고도 그 위에 "이 개를 쫒지 말아 주세요'라고 애원까지 하니 캐나다 사람들이 강아지에 대한 사랑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니콜의 강아지 Boston. 빠른시일내로 주인품으로 돌아오길 바래본다


몇 주 전에는 고양이실종신고가 들어왔다. 고양이 이름과 사진이 센터 내부에 걸려있다. 사례금이 50불이다.



장애인의 천국


캐나다는 장애인의 사회 참여와 평등을 이루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이다.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10명 중 3명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신체 움직임이 어려운 사람들이다. 귀가 안 들리는 사람, 말을 못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후천적 장애인이 80%가 넘기에 누구나 예비 장애인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바탕에 깔려있다. 그래서  장애인과 비장애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공공장소에서는 물론이고 센터 내부에도 휠체어를 탄 사람들을 배려해 준다. 자동문 열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개성이 강하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어떤 사람이 나와 다른 경험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다.  특히 이곳은 피어싱을 여기저기 하고 타투를 팔에 도배 매니저들이 많다. 

 

다양성을 존중한다

다문화 모자이크문화에선 모두가 같은 조건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으면서 일을 한다. 이곳에선 과거 약물중독자, 싱글맘, 싱글대디들은 기본이고 게이나 레즈비언 직원들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서로가 다름을 배려해 주면서  일하고 있다.

몇 주 전 중간관리자로 승진한 Sarah라는 애가 있는데 이혼가정에서 태어나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약물중독으로 폐인처럼 산 친구이다. 캐나다에선 그 사람의 과거가 어땠든지 현재 성실히 일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더 좋게 보는 것 같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장애인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보장하는 기본적 인권에 바탕을 두고 비장애인과의 근로의 평등을 추구한다.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더 잘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이념하에  장애인들도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일을 하고 있다.

갈곳이 없어 슬퍼하는 노숙자(왼쪽)을 위로하는 직원(오른쪽)은 왼쪽 손이 없다.


 위생과 안전에 세심하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본 적 없는 특이한 점이 몇 가지 더 있다면 이곳은 워낙 위생관념이 철저하기 때문에 손소독제 일회용 알코올솜을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특대 사이즈의 손소독제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대걸레 질을 한 곳에서는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해 무조건 노란색 경고 표지판을 설치한다. 혹시라도 표지판이 없어서 사람이 넘어지기라도 하면 곤란해진다.


콘돔에 거부감이 없다
콘돔까지 제공한다

캐나다는 성관계를 맺는 것에  관해서도 쉬쉬하기보다는 비교적 자유롭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콘돔과 생리대를  떡하니 이는 곳에 진열을 해놓아도 아무도 불쾌하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찾기 쉽게 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다. 성을 소중히 여기는 풍토이고 이들에게는  인간이 성관계를 하는 것자연스러운 것이다. 생리대든 콘돔이든 누구든 필요하면 눈치 보지 않고 가져다 쓸 수 있는 이 편한 분위기가 좋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이곳이 참 좋다고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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