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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 엔젤 Mar 16. 2024

국제커플은 왜 매일 싸울까

외계어로 소통하는 우리들 국제연애 2편




여자는 남자보다 복잡하고 감정적이며 하루에  몇천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자는 여자보다 단순 반면에 논리적이다



남자에게는 신뢰와 인정이, 여자에게는 관심과 이해가 가장 큰 욕구


F와 T의 문제인가 남녀의 DNA 문제인가.


어제 일이 끝나고 집에 들어와서 피곤한 날이었다.

소파에 앉아서 둘이 머리를 맞대고 저녁을 뭐먹을까 하고있었다



나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레시피야! 오늘은 이거 먹자!
 좀만 기다려!


오늘은 남자친구가 저녁을 준비한다고는 했지만 생각해보니 내일 남자친구가 회사를 가고 나는 학교에 가는 수요일인걸 깨달았다.

흥분하면서 치킨을 만들기 시작한 남자친구 옆에서  나는 냉장고에서 두부, 김치 등 각종 음식재료들을 주섬주섬 꺼내면서 이야기 한다. 


내일 먹을 두부김치 만들거야!


짧고 굵게 음식명을 선언 하고 나도 폭풍 칼질을 시작했다. 내 말에 한치미동도 남자친구는 아무말없이 기름기 제거된 치킨에 손수 만든 양념을 계속해서 묻히고 있었다.

순간,  목적 중심인 남자가 가장 살맛을 느끼는 때는 자신이 능력있는 남자, 신뢰할 만한 남자로 인식될때라는 말이 떠오르며 머리속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인정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요리를 하는데 내가 너무 남자의 마음을 몰라준건 아닌가 싶어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는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너 지금 나까지 음식을 만들고있어서
 기분 나쁜건 아니지?


 남자친구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리고 아무 생각이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왜 네가 요리를 하는데 내가 기분 나빠?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것이었다.



아무튼 연애 초기에  남친과 나는 서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아서  서로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  MBTI  까지 상극인 걸 알고나서 이 관계를 이어나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남자와 여자는 다른 언어를 쓰기 때문에 서로 외계어로 소통한다

그후로  소통 전문가 김창옥 강사의 영상을 많이 찾아보게 되었고  국제연애가 힘들다고 하소연 하는 여자분 한테 여자 남자는 어차피 뇌구조가 달라 서로 이해를 못하는 관계 라는 말을 듣고 MBTI가 문제가 아니구나 라고 위안을 삼았다.


남자는 말을 정확히 해줘야 알아듣는 동물이다


 서로 대화를 많이 한 후로 나도 바뀌고 남자친구도 차츰차츰 바뀌고 있는것이 느껴지고 있다.


특히 남을 배려해서 생각 후 말을 돌려 뱉는 나는 대답을 바로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극 T 남자친구가 답답해하지 않게 서운 한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으면 확실하게 직설적으로 얘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자친구가 나는 내 의견이 없어서 질린다고 했을 때 충격을 받아서인지 모든 의견에 순종하기보다는 아닌 것 같으면 확실하게 아니라고 얘기하고 내 의사를 표현하고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바로바로 말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남자친구 또한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나를 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  남자친구에서 흰머리가 보이길래 몇가닥 뽑은적이 있었다.

왜 자기 머리를 함부로 뽑냐고 다짜고짜 화를 냈었다. 그때 한번 엄청 싸운적이 있다. 나는  너를 생각해서 뽑아주는건데 왜이렇게 별일 아닌 것에 화를 잘 내냐고 참 서운하다고.


너 요새 흰머리 많아졌어.


어제는 흰머리가 예전에 비해 더 많이 생겼길래 뽑아줬다.


많아졌어? 아프니까 살살 뽑아

그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행동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예전에 내  남자친구 흰머리하나 못뽑아주냐고 섭섭하다고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이젠 바뀌려고 하는 건지. 뽑힌 흰머리를 보면서 그려려니 하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내가 아는 다혈질인 애가 맞나 어색하지만 남자친구의 변화한 모습을 보니 나쁘지는 않다.


 지난 주말엔 아침부터 밖에서 일하고 있는데 중국친구가  집에 놀러와있다고 전화가 왔다. 음식은 어떻게  할거냐고 물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전에 너가 알려준 김치부침개를 만들어서 먹었다고 했다. 

예전에 내가 부침개만 3일 연속 만들어서 먹은적이 있었다. 그때는 어떻게 한 음식을 매일같이 먹냐면서 딴것좀 만들어서 먹으라고 했으면서 이번엔 자기가 김치부침개를 직접 만들서 먹을 생각을 했다니.

남자라는 동물은 어쩌면 이렇게 단순 수 있는지 한참을 생각했다.


말을 이쁘게 하는 관계가 오래간다


최근엔 양파껍질 물을 끌여서 먹기 시작했다. 건강을 신경 쓰는 남자친구한테 양파물이 몸에 좋다고 끓여서 같이 마시고 있는데 처음에는 싫다면서 안 마시려고 하는것이다. 사람이 싫다는 걸  계속하라고 강요하면 더 하기 싫어지는 걸 알아서 알았다고 했더니  맛만 본다고 한 모금만 마시고 나서는 결국 끓인 것을 다 마셨다.   그다음 날에도 나는 강요는 안하고 주전자에 양파물 가들 끓인 걸 놓고 내 텀블러에만 양파물을 가득 채워 넣어서 학교에 갔다. 가기 전에 남자친구한테 한마디 하고 집을 나왔다.


커피 마실 때  맹물 대신에 양파물 넣어서 마셔봐.


하교 후 집에 와보니 양파물이 사라졌다. 설마 정말 고집 센 이 남자가 정말 내 말을 들은 거야? 하고 방으로 들어가 봤다.


방 안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일하고 있던 남자친구가 나를 나를 보더니


양파물로 커피 타마시니까 맛있어!


라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이제 알았다. 다름을 인정해 주고 예쁜 말을 해주면 남자는

여자 말을 듣는다는 것을!



도대체 남자들은 왜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


남자친구는 잠자기 전에 배고프면 식빵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거나 아이스크림을 먹는데 그럴 때마다 차라리 고구마나  바나나 같이 포만감 주는 음식을 먹으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남자친구와 나의 건강을 위해사 다이어트에 좋다는 고구마 를 몇개 사서 며칠 연속으로 저녁으로 해결했다

고구마를 먹으니 뭐가 또 못마땅했는지 역시나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는 남자친구.


왜 이렇게 융통성 없게 고구마만 먹어?
음식이 하기 귀찮은거야?
고구마는 제대로 된 저녁이 아니야.
탄수화물이라서 오히려 살쪄.


 F인 나는 내가 남자친구를 생각해서 음식을 만든건데 이렇게 비판적인 얘기를 들을때 상처를 받고 작아진다.

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남자친구가 나에게 바라는 것처럼

속으로 뚱해있지 않고 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입 밖으로 전달했다.



네 말도 맞긴 하는데  고구마도 포만감을 줘
콜레스테롤 배설에도 좋고 대장암 예방도 하는 음식이야.
고혈압예방도 해주니까 배고프면 차라리 고구마를 먹자.


자기 말이 다 맞다고 생각하는 ESTJ 남자친구라도 논리적으로 말하면 수용한다.


나도 알아. 한국에 살 때 룸메이트랑 같이
저녁으로 많이 쪄먹긴 했어


다음날 남자친구는  갑자기 한인 마트에 가자고 하더니 고구마 한 상자를 사서 낑낑대며 집안으로 들고왔다.  저녁시간이 되자 고구마를 꺼내 오븐에 굽더니 우유와 함께 나한테 준다.


왠일이야?저녁으로 고구마 먹자고 한 내말을 다듣고?

 
"난 껍질 채 먹을거야
껍질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어"


 어제 나와 대화하면서  무언가를 깨달은게 있던건지 진지한 표정으로 잘 쪄진 고구마만 우걱우걱 집어서 먹는다



  먹는 것에도 서로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같이 먹는 음식 하나하나에도 신경이 쓰였다. 인도음식은 향신료 맛이 진하게 나는 게 많고  영양소가 탄수화물로 된 음식이 대부분이라 매일 먹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남자친구는 모든 음식을 다 잘 먹는다. 인도음식에 비해 영양가가 골고루 있어서 한식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남자친구이기에  우리는 대부분 한국음식을 먹는다.  

어쩌다가 아주 가끔씩 이렇게 멕시코 음식을 시켜먹을때도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남녀지만 다른 DNA때문에

같이 살면서 많은 이해심이 필요하다는 점이 아쉬울때가 많다.

그나마 초창기 연애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많은 발전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사이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보인다




김치 참치볶음과 밥, 그리고 로띠
음식 절충을 위해  인도식과  한국식을 섞어 각자 먹고 싶은 방식으로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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