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거 좋아한다는 말 믿지 않기

<날 죽일 셈이냐!>

by 카이

내가 일하고 있는 일본의 작은 요양원은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점심밥을 준비한다.


내가 일본에 온 지 얼마 안 되고 막 입사했을 때,


나 역시 점심식사 당번차례가 돌아왔다.


나는 일본사람들은 평소에 대체 뭘 먹는지 알 수 없었기에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 사람들은 매일 스시와 타코야끼, 라멘을 먹고 사는 걸까?'


전혀 알 수 없었던 나는 머리가 아파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옆 동료가


"그냥 한국음식 만들면 되지 않아?"


라고 말했고, 나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식사당번이던 날 아침, 할머니들께 한국음식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미리 알려드렸다.


그러나 할머니들이 한국음식 먹을 수 있게 되었다며 너무 좋아들 하셨다.


"나 한국요리 좋아해"


"나 매운 거 좋아해"


"그래~~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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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점심식사 메뉴로 닭볶음탕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추장을 한 국자 푹~떠서 넣고, 고춧가루 팍~! 뿌려서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엔, 일본의 ‘맵다’라는 기준을 몰랐기 때문에 그저 한국에서 만들던 방법 그대로 만들었다.


요리완성 그리고 배식시간.


닭볶음탕을 드시던 할머니들은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감정조절 못하는, 한 성격 하는 할머니(치매 있으심) 한 분이 소리를 지르시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악! 카라이~!"

(아악! 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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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식사가 담겨있던 쟁반을 냅다 엎어버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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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와도 같은 상황에 나는 황당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두커니 서 있었다. 너무 황당해서 웃음이 나왔고, 주변의 동료들도 이 상황이 웃겼는지 보일 듯 말 듯 웃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보던 시설장은 나에게 와서 말했다.


"가서 진정 좀 시켜봐요"


"네? 제가 뭐라고 해야 하죠?"


"나도 몰라요. 일단 가서 뭐라고 한마디 해봐요. 그냥 죄송하다고 해봐요"


"죄송하다고 하라고요? 아니, 뭐가 죄송..."



나는 고민하다가 딱히 할 말도 없고 해서

할머니에게 고개를 90도로 숙이면서 말했다


"밥이 맛없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난 별 희한한 사과를 하며 머리를 숙였고

동료들은 뒤에서 킥킥대고 웃고 있었다.



아니, 매운 거 좋아한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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