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피해야 할 것 추가

공유 킥보드

by 여행자

전동 킥보드라는 개인형 이동 수단이 등장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시원하게 달리는 라이더들이 부러웠고 레저용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늘었다.

요즘은 배달 종사자나 대리운전기사분들이 이용하기도 한다.


지금은 부러운 마음이 전혀 없다.

손쉽게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이렇게 민원이나 분쟁이 많은 이동 수단이 또 있을까 싶다.


일부 몰상식한 라이더로 인해 킥보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다.

사고는 증가했고 보호구 착용과 면허증, 1인 탑승 등 관련법도 제정했다.

최소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지만 면허가 있을 리 없는 청소년이 이용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원동기 면허는 16세 이상이면 취득할 수 있다)

보호구를 착용하고 있는 라이더는 더 보기 힘들다.


공유 킥보드를 이용해 봤다.

필요한 앱을 설치하고 결제 카드를 등록하면 쉽게 대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첫 이용 고객이라며 할인이나 무료 탑승 시간까지 준다.


중심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울퉁불퉁한 인도에서는 안정감이 낮았고 차도를 이용하자니 자칫 사고로 이어질까 불안했다.

기본적으로 전동 킥보드는 자전거도로가 설치되지 않은 곳에서 도로의 우측을 이용하게 되어있다.

어두운 밤 가로등이 없는 곳에서는 작은 전조등 하나로 부족해 보였다.

스노보드를 타는 것처럼 온몸으로 속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동 한다고 해도 균형을 잡기 어려워 앞으로 꼬꾸라질 것만 같았다.


가까운 거리를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전에 취약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는 이상 요금이 싼 편도 아니다.

이용자가 되어보니 만족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


줄지어 있는 킥보드는 질서 있어 보이지만 보행로를 점령하고 있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고 이용 후 아무렇게나 버려놓은 킥보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반납 시 주차 상태를 사진으로 전송하기는 하지만 널브러져 있는 킥보드는 뭐란 말인가?


밤이면 더 위험하다.

아무렇게나 방치된 킥보드는 보행자나 운전자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갑작스럽게 눈앞에 나타난 킥보드로 가슴을 쓸어내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교통사고보다 심장마비로 먼저 죽을 것 같다.


방치된 킥보드로 사고가 난다고 해도 책임을 묻기 애매하다.

흔한 반사 테이프라도 덕지덕지 붙여 놓고 싶은 심정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주민투표를 통해 89%가 공유 킥보드 퇴출에 찬성했다.

친환경 이동 수단인 듯 보이지만 탄소 배출량은 지하철보다 높았고 알루미늄 프레임은 탄소발자국이 높다.

물론 공유 킥보드 업체의 말은 다르고 개선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프랑스 파리에서 공유 킥보드는 사라졌지만, 빈자리를 공유 자전거가 차지하면서 사고나 환경문제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아 문제라더니 제도가 만들어져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좀 더 강화하지 않는 규정에 아쉬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편하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라이더들의 쓴소리를 듣기도 한다.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을 위해 제도를 만들었지만, 제도가 있어야 '이제 지켜볼까?'라고 생각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인식개선과 함께 운영 방식의 개선 없이는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도로 위에 피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서로가 안전 규칙을 잘 지켜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자라니(자전거+고라니)', '보라니(보행자+고라니)', '킥라니(킥보드+고라니)'라는 비속어를 더는 사용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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