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장문(長文)의 편지를 시작으로 만나게 되었다.
석회화건염(어깨)으로 통증이 있었고 6회의 통증 주사비가 부담되었다.
입원 치료비를 지원하는 공적 지원제도는 있으나 외래 치료비에 대해 지원하는 제도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비급여 주사나 검사 등으로 인해 시작도 못 해보고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보호받고 있는 노부부는 병원비를 마련하기 어려웠고 통증은 지속했다.
환자는 병원장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다.
병원장이라 해도 특정 환자를 도와주라 말라 할 수 없기에 편지는 사회복지팀에 전달되었다.
석회화건염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여 불면증까지 호소한다.
참을 수 없는 통증으로 병원장에게까지 편지를 쓰는 수고를 했다.
환자에게 연락하여 상담 일정을 잡았다.
당뇨병, 관절증, 척추협착, 류머티즘 등 만성질환도 보인다.
월세 10만 원에 생활하고 있어 주거환경은 안 봐도 뻔하다.
1남 1녀의 자녀가 있으나 관계 단절로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짜증 섞인 목소리로 다시 연락하지 말라는 답을 들었다.
아들은 1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 연락할 방법도 생사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
생계비지원과 기초연금으로 생계를 유지했지만, 일상의 대부분이 병원 이용일 정도로 질환이 많았다.
기초생활(의료급여) 수급자는 비교적 소액의 병원비가 발생하지만, 잦은 진료로 부담은 늘어갔다.
10만 원, 20만 원 발생하는 병원비는 한 달 생계비의 1/3이 넘는다.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해서 무조건 병원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고 발생하는 병원비 또한 다르다.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막막하다는 것을 알지만 다 도와줄 수 없다.
병원비를 쪼개서(분할) 낼 수 있도록 하거나 일부를 도와줄 뿐이다.
내가 입사하기 전부터 노부부가 병원을 이용한 기록은 각각 500회에 가깝다.
도대체 언제부터 건강이 안 좋았으며 얼마나 어렵게 생활한 것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러던 중 위암 진단을 받거나 척추질환으로 수술을 받기도 했다.
기댈 곳 없는 노부부는 서로를 병간호했다.
최근 입원 시 20만 원의 병원비가 발생했다.
10만 원을 돕기로 하고 나머지 10만 원은 준비되면 납부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한 달이 지났다.
5만 원 지폐 두 장을 가지고 찾아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병원비 내러 오셨는데 죄송해질게 뭐가 있나요."
"병원비를 내고 나면 지금 수중(手中)에 얼마가 남아 있나요?"
"3만 원 남아 있어요."
"다음 생계비 지원하는 날까지 20일이나 남았는데 생활하실 수 있겠어요?"
"괜찮아요. 쌀은 도움 받으니, 라면 끓여 먹으면서 지내면 돼요."
"끼니를 전부 라면으로 드시는 거예요?"
"괜찮아요. 둘이 라면 하나 끓여서 밥하고 먹으면 돼요."
귀를 의심하며 재차 물어봤지만,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리 없고 끼니를 라면으로 해결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우선 5만 원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다음 생계비를 받은 후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고작 8만 원으로 한 달 남짓을 버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기초생활수급자가 받는 생계비는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월세 수준이나 병원 이용 등에 따라 기초생활수급자도 생활 형편이 다르다.
주변 사람에게 돈을 빌리기라도 한다면 악순환의 시작이다.
조금씩 쌓인 부채는 생계비 수준을 넘어서게 되고 부채를 상환하고 나면 또 생계비가 부족해진다.
아프면 마땅히 치료받아야 하지만 겁부터 난다.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할 수 있다.
누구나 나이 들면 어느 한 곳 아프지 않을 수 없다.
기초생활수급자가 건강하게 살기 힘들다.
고령의 노부부는 점차 건강이 나빠질 것이다.
지금도 보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녀들이 부양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로에게 의지하는 노부부는 앞으로도 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