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을 삼킨 화염을 버틸 수 없었다.

거침없는 산불의 증식

by 여행자

나이가 한참은 많은 고령의 나무는 힘겹게 무더위를 견뎠고 메마른 가뭄도 견디고 매서운 추위도 견뎠다. 우거진 숲에 수염을 드리운 수목은 봄날의 햇살을 기다리며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 시작했지만, 하늘과 땅을 삼킨 화염을 버틸 수 없었다.


화산 폭발에 버금가는 불의 고리가 지나간 자리에 수많은 생명은 울부짖었다. 숙주가 가진 모든 것을 앗아야 직성이 풀리는 듯 불의 바이러스는 거침없이 증식하고 있다.


인간의 악독함이 기후변화를 초래했고 불의 바이러스가 기생할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다. 역대 최악의 산불 앞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자연 앞에 가증스러운 존재일 뿐이다.

림 당국에 따르면 이번 피해 규모는 역대 세 번째라고 한다. 산불은 아직 진행 중이고 진화 요원의 노력이 무색하게 진화율이 역주행하는 상황이 반복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 대피령이 내려졌고 안전 안내 문자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울려댄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의 피해가 발생했고 이재민은 평생 살던 집이 타는 모습에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문득 2021년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대한민국-튀르키예) 패배에 왜 그토록 튀르키예(터키) 선수가 오열해야 했는지 알 것 같다.


적은 강수량이지만 비 예보가 있다.

이쯤이면 되겠지. 생각이 들었던 걸까?

가증스럽지만 인간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던 걸까?


자연 앞에 인간은 무력하다.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더는 피해가 확산하지 않고 화재진화를 위해 맡은 바 온 힘을 다하는 모든 분이 안전하길 바란다. 많은 이재민의 삶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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