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은 연달아 온다

SBI 출판학교 도전기 3탄 - 면접

by 잘자유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본격적으로 글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블로그의 글을 인스타에 옮겨 업로드한 것이다.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진짜로 시작하게 되었다. 출판학교에 도전한 것이 그 원동력이 되었다. 일주일간 5개의 게시물을 올렸고, 반응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게시물에 공감해주시고 댓글을 남겨주실 때는 너무 기뻤다.



그렇게 일주일의 기다림 끝에, 필기시험 결과 발표가 나왔다. 나는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기쁘면서도 마음이 복잡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인스타에 업로드하고, 또 그림도 그리는 지금의 이 삶이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물론 이걸로 먹고살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졌다. 또다시 먹고사는 문제를 생각하는 나 자신도 답답했다.



어쨌든 면접을 보자. 면접이란 건 내가 이 길과 잘 맞는지를 전문가들이 판단해주는 고마운 자리다. 내가 쓴 자기소개서를 읽고, 내가 본 시험의 결과를 보며, 나를 평가해주는 자리다. 전문가의 눈으로 봤을 때의 난 어떨까? 기계과를 졸업해서 대기업에 취직했지만, 못 견디고 나와서 괜한 것을 찔러보는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아니면 꿈을 찾아 모든 걸 버리고 떠난 멋진 모험가로 생각해줄까?



그들이 나를 합격시켜준다면, 어쨌든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뜻이다. 나를 판단하기 위해서 면접을 보자. 그렇게 여러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다. 면접도 너무 오랜만이라 유튜브를 찾아보며 1분 자기소개부터 열심히 준비했다. 그 와중에 인스타와 블로그도 꾸준히 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드디어 일주일 후, 면접날이 되었다. 오랜만에 깔끔한 옷을 입고, 화장도 열심히 했다. 곱슬거리는 긴 머리는 깔끔해 보이게 올려 묶고, 튀어나온 잔머리도 실핀으로 고정했다. 이런 내 모습.. 꽤 괜찮은데?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집을 나섰다. 면접 대기 장소에 들어가자 긴장감이 감돌았다.



면접은 4:4로 진행되었다. 면접관 네 분에 지원자 네 명. 면접 전의 나는 왠지 모를 근자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면접을 보며 그 근자감은 탈탈 털리고 만다. 생각하는 대로 대답이 술술 나오지 않는다. 쓸데없는 이상한 말을 한 것 같다. 목소리는 덜덜 떨린다. 그 와중에 면접관들과 눈을 맞추려 열심히 노력했다. 같이 들어간 3명의 지원자들은 말도 잘한다. 그들의 대답에서 사회 초년생의 순수함이 느껴진다. 내가 여기서 나이가 제일 많겠지..? 난 너무 사회에 찌든 걸까..? 그렇게 (아마) 제일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거의 울먹이며 답변을 하기도 했다.



30여분의 면접 시간이 어떻게 간 줄 모르겠다. 내 왼쪽에 앉은 사람은 내가 봐도 뽑고 싶었다. 자신감 있고 멋진 태도로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지원자들도 모두 책을 사랑하는 게 느껴졌다. 아, 여기엔 이런 사람들만 있구나. 출판업계란 참 멋진 곳이다. 영혼까지 탈탈 털린 나는 그렇게 해탈한 마음으로 면접장소를 빠져나왔다. 안돼도 괜찮아. 그래도... 합격하고 싶다. 이게 무슨 마음일까?



면접 결과 발표는 5일 후. 나는 더욱 열심히 내 일에 집중했다. 모임 운영자에 지원도 하고, 브런치 작가에 다시 도전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그렇게 초조함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5일 뒤, 면접 결과 발표 날. 몇 시에 결과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과를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오늘 할 일을 다 끝내기 전까지는 보지 말자. 만약 불합격이면 기분이 나빠서 아무것도 하기 싫을 것이고, 합격이라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느라 아무것도 하기 싫을 것이었다. 그저 내 할 일을 했다. 5월이니 종부세 신고를 하고, 종부세 신고에 대한 글을 영혼을 갈아 썼다. 오전 시간 내내 종부세와 씨름했다.



점심을 먹고, 인스타를 확인했다. 이따가 글 다 쓰고 인스타에도 올려야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차, 인스타 팔로워가 200명이 되었다. 200 팔로워가 되면 이벤트를 해야지, 생각하고 있던 차였다. 그 숫자가 너무 기뻐 캡처해서 남편에게 보냈다. 그리고 종부세 글을 마저 썼다.



글을 다 쓰고 한숨 돌리려는데, 남편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출판학교 최종 합격자 명단을 캡처해서 보내준 것이다. 그 명단에는 내 이름이.... 있었다!!! 반 포기하고 있던 나는 깜짝 놀라 방방 뛰었다. 일단 합격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뻤다. 남편에게 저녁 외식을 제안했다. 인스타에 블로그 글을 올리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기쁜 소식이 또 한 번 찾아왔다.



바로.... 브런치 작가 데뷔(?) 소식이었다. 기쁜 소식이 연달아 오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무엇보다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게 제일 기뻤다. 한 번 떨어졌던 터라 별 기대 없이 신청했었는데... 이날만큼은 모든 행운이 나의 것이었다. 기쁜 마음에 외식하고 돌아오는 길에 평소에 잘 사지 않는 로또를 샀다. (물론 당첨되지 않았다 ㅎㅎ)








기쁜 소식은 기쁜 소식이고, 나는 선택해야 한다. 이제 정말 마지막 선택의 시간이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출판마케터인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인가? 나는 출판사에서 일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그것이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일일까?



그게 아니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세상에서 말하는 '직업'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아니, 꼭 사람들에게 인정받아야 하나?



오리엔테이션은 일주일 뒤, 정식 수업 시작은 이주일 뒤다. 마지막 선택을 위한 치열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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