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사 만들기
1인 출판사 만들기
출판사를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다. 구청에 가서 출판사 신고를 하고, 세무서나 홈택스를 통해 사업자 등록을 하면 된다.
다행히 구청은 집에서 멀지 않았다. 구청의 '문화체육팀'에 찾아가 출판사 신고를 한다고 말하자 공무원분이 종이를 주며 작성하는 법을 안내해주었다. 출판사 신고 시 사업장의 주소를 적어야 하는데 나는 집 주소를 적었다.
구청에 한 번만 가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바로 신고증이 나오는 게 아니라 처리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구청에 한번 더 방문해야 하는 것이다. 2~3일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다음날 오전에 문자가 왔다. 문자를 받고 바로 신고증을 받으러 갔다. 신고증을 받고 등록면허세 27,000원을 내야 한다. 매년 1월 1일 기준으로 등록면허세가 나온다고 한다.
출판사 신고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기분은 색달랐다. 아무것도 이룬 건 없었지만 벌써 성공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출판사 대표라고? 대단한데, 나?! 그러나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집에 돌아갈 즈음엔 초조한 마음이 더 커지게 된다.
구청에서 출판사 신고 후 구청 바로 앞 세무서로 사업자 등록을 하러 갔다. 인터넷에서 사업을 할 때 '전자세금계산서용 보안카드'가 있으면 좋고, 세무서에서 이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정보를 봤다. 사업자 등록을 진행하며 직원분께 '전자세금계산서용 보안카드'를 발급해 달라고 이야기했더니, 나에게 이렇게 되물었다. "일반과세자로 등록하시는 건가요?"
세무서 직원의 질문에 현실감각이 돌아온다. 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있구나. ㅎㅎㅎ 출판업은 면세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다. 거기까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면세사업/간이사업/일반과세로 등록했을 때 뭐가 좋고 뭐가 안 좋은 지를 몰랐다. 일단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직원분에게 보안카드가 없어도 되니 면세사업자로 등록해달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한 번의 멘붕을 겪은 후 은행으로 향했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에서 '사업자 계좌'를 만들어 놓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사업자 등록증을 소중히 품에 안고 은행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의 은행에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안내해주시는 분이 물었다. "어떤 업무 보러 오셨나요?" 사업자 계좌를 만든다고 하자 2층으로 안내를 받았다. 2층은 1층과 달리 한산했다. 기업 전용 창구였다. 사업자가 되니 이런 곳에도 와보는구나. 외국인과 한국인 부부가 은행 직원분과 여유롭게 대화를 하고 있었다. 여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대기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30여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은행 직원분은 너무나도 친절했다. 세무서에서와 마찬가지로 직원분이 묻는 어떤 질문엔 대답하기 어려웠다. 그만큼 아는 게 없었다는 말이다. 친절한 직원분은 알아서(?) 잘 진행해주셨다. 사업자 통장과, 사업자 아이디, 사업자 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를 만들었다. 또 기업용 은행 어플이 따로 있어서 이 어플을 설치했다. 친절한 직원분은 모든 절차가 끝나고 치약까지 선물로 주셨다.
사업자 계좌를 만들며 한번 더 느꼈다. 이건 장난이 아니라 진짜 사업이구나. 내가 모르는 게 있으면 그건 사장인 나의 책임이구나. 공부해야 할 게 산더미처럼 많구나. 회장님.. 회사를 다니는 5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ㅠ_ㅠ
무거운 어깨를 짊어지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서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사업자의 종류, 면세사업자의 장점, 세금 신고, 비용처리... 모르는 내용은 너무 많았고 공부해야 할 내용도 많았다. 유튜브를 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어쩌다 사장 1일 차, 심란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