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창업하기
지금까지 글을 쭉 읽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나는 생각의 전환이 빠른 편이다. P중의 P라고나 할까. 특별히 한 가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 계획에서 저 계획으로 자꾸 넘어갔다. 앞으로의 글도 비슷할 것 같다. 혹시나 답답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립니다 :)
"가게를 차려보는 건 어때?"
남편의 말에 솔깃했다. 이 시점의 나는 혼자 일하는데 지쳐있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나는 본질적으로 E였던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야 에너지가 채워지는 사람인데, 매일같이 혼자 있으니 힘들었다. 사람들을 만나야 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이렇게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있는 게 작가라면 작가가 되기 싫었다. 평생 이렇게 고립된 채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다면 나만의 독립서점을 차려서, 재미있는 행사와 모임들을 기획하며 사는 건 어떨까? 재미있을 것 같았다.
독립서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어본 단어가 아닐까? 나는 회사를 다닐 때부터 독립서점을 좋아해 독립서점 탐방을 다니곤 했다. 대형 서점과는 다른 독립서점마다의 독특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독립서점에서 진행하는 책 만들기 프로젝트에도 참여해보기도 했고, 영화 상영회 등 독립서점에서 열리는 여러 이벤트에 참여하곤 했다. 내가 이런 것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다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독립서점에 대한 책을 잔뜩 빌리고, 유튜브를 찾아봤다. 역시나 같은 이야기가 많았다. 돈이 안된다는 이야기. 왜, 책과 관련된 일은 하나같이 돈이 안될까? 작가도, 출판사도, 서점도 말이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관심 있게 봐 오던 독립서점들을 살펴보았다. 서점들은 각각의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었다. 술과 책을 함께 파는 서점, 영화에 특화된 서점, 드로잉과 함께 하는 서점... 사장님들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저마다의 특색이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서점을 만들 수 있을까? 현생에 지친 사람들이 와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서점이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갈 수 있는 그런 서점이었으면 좋겠다.
가장 따라 하고 싶은 서점은 '오키로북스'였다. 서점이라기보단 모임 플랫폼 같기도 했다. 나도 그림 모임을 통해 오키로북스를 알게 되었었다. 그림 모임뿐 아니라 재테크 모임, 아침 루틴 모임 등 여러 모임이 동시에 진행된다. 나같이 여러 가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 참 혹할 만한 플랫폼이다. 나도 나만의 감성으로 이런 여러 모임들을 만들고 운영해보고 싶었다.
마침 여성창업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1:1 멘토링이 있었다. 나는 출판사와 서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출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출판 서비스도 제공해주고, 내 책을 쓰고, 여러 가지 행사도 기획하고 싶었다. 멘토님은 이야기를 듣더니 수요가 있으니 해볼 만하다고 해주셨다.
그리고 창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국가 사업에 대해 알려주셨다. 실제로 예비창업자, 창업자들을 위해 지원해주는 사업이 많았다. 멘토님은 창업 교육, 실제 점포 체험, 창업 지원금까지 지원해주는 국가 사업을 알려주셨다. 그런데 이 지원 사업은 예비창업자 대상이었다. 멘토님은 폐업 후 이 사업에 지원해서 교육을 받고, 점포 운영도 해보고, 지원금도 받고 시작하는 것을 추천해주셨다.
상담을 받고 나니 많이 알아보지 않고 무작정 사업자를 낸 게 아쉬웠다. 하지만 아직 진행되고 있는 일(?)이 없으니 폐업 후 교육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더 준비된 상태에서 창업하는 게 효율적인 것 같기도 했다. 집에 돌아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고 싶은 건지 다시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다음 이야기 : 독립서점, 하지 말라고?! 팩트폭격기 멘토님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