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폭격기 멘토님을 만나다
여성창업지원센터에서의 1:1 멘토링 이후, 사업계획서 상담도 신청했다. 독립서점 사업 계획에 대해 전문가에게 조언을 얻고 싶었다. 사업계획서 상담은 일주일 후였다. 일주일 동안 독립서점에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온라인으로 조사하기도 하고, 책도 여러 권 빌려 보면서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여러 가지를 좋아하는 성격답게, 독립서점에서도 하고 싶은 일이 많았다. 가장 기본적인 일은 퇴사와 관련된 책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현생에 지친 사람들, 퇴사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과 함께 선물도 큐레이션 하고 싶었다. 또 퇴사준비생들을 위한 맛있는 디저트와 커피, 차도 제공하고 싶었다. 거기에 더해 여러 강사를 섭외해 강의도 열고, 다채로운 모임도 열고 싶었다. 내가 만든 책도 팔고, 책 만들기 수업도 하고, 사람들이 만든 책도 팔아주고 싶었다. 그동안 공부한 진로 관련된 툴과 지식들을 이용해 진로 상담이나 꿈 찾기 서비스도 하고 싶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을 쭉 나열한 사업계획서를 들고 상담에 들어갔다. 내 사업계획서를 미리 보고 오신 멘토님은 아주 친절하고 나긋하게 팩트폭격을 하시기 시작했다.
"사업 계획서 처음 써보시죠? ^^"
초반에는 내 사업계획서를 보며 사업계획서는 어떻게 쓰는 것인지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내가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사업계획서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쓴 자료를 분석해주시던 멘토님은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사업의 90% 이상은 6개월 내에 망한다고 하잖아요. 사업에는 성공 방정식과 실패 방정식이 있어요. 대부분은 실패 방정식을 따라서 망하곤 하죠. 성공 방정식을 따르는 사업은 무조건 성공해요. 성공 방정식이 뭔지 알려줄까요?"
실패 방정식이란 '일단 열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일단 가게를 열면 어떻게든 되겠지? 오프라인 매장이 있으면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게부터 열고 보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으로 그냥 가게를 차리곤 한다. 그럼 성공 방정식은 무엇일까?
성공 방정식은 '매장을 열기 전에 사람을 모으는 것'이다. 일단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작게 시작하며 사람을 모은 후, 어느 정도 수익이 생기고, 이 정도면 매장을 여는 게 낫겠는데? 싶을 때 그때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 된다. 리스크 없이 수익 모델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매장을 구하는 것보다 고객과 판매 역량을 먼저 검증해야 한다. 처음부터 꼭 내 공간에서 할 필요는 없다. 당연해 보이는 말이지만 이 말을 들으며 큰 충격을 받았다.
사실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대부분의 일들은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아니, 오히려 온라인으로 했을 때 더 기회가 많을 수 있는 일이었다. 만약 오프라인으로 하고 싶다면 공간을 대여해서 시작하면 된다. 아주 많은 공간들이 대여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나는 '독립서점'을 차리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나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었던 것이다. 독립서점이든 북카페든, 차리면 누군가 오지 않을까? 공간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지 않을까? 그저 내가 하지 못하고 있던 일을 돈을 써서 '뿅' 하고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 역량 부족을 감추기 위해, 하기 두려운 일을 미루고 있어보이는 일을 찾아다녔던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원점으로 돌아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지금 여기, 내 책상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