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각견각색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해피예요. 오전 산책 길에 늘 만나는 개들이 있어요. 물론 개 주인들도 만나지요. 헤헤.
놀이터 근처에 갔을 때 만난 어느 갈색 푸들 강아지는 아빠 나이 또래의 남자분과 산책을 나왔더라고요. 저는 유모차에 앉아 그 강아지를 보고 좋아서 소리를 질렀어요. 그런데 그 강아지가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리며 슬금슬금 저는 피하더라고요. 견주 아저씨는 자기 개의 행동을 보고 피식 웃으며 그 강아지는 겁이 많은 성격이라고 엄마에게 설명하더니 집 쪽으로 되돌아가는 강아지를 뒤따라 가셨어요. 각견각색인가 봐요. 하하.
엄마와 함께 집 주변에서 아침 산책을 하다 보면 할아버지 한 분이 유모차를 끌고 두 마리의 작은 몰티즈와 천천히 걷고 계신 모습을 자주 마주치게 되지요. 한 마리는 목줄에 매여 할아버지 옆에서 종종걸음으로 걸어가고 있고, 다른 한 마리는 조금 더 작은 개인데 목줄 없이 맨 뒤에서 장난치며 놀다가 마지못해 뒤따라가지요.
어느 날, 까만 개 한 마리와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개는 닥스훈트로 아홉 살이라고 했어요. 할아버지는 개를 무척 예뻐하셨어요. 그러자 키 작은 닥스훈트가 오리처럼 뒤뚱거리며 소녀에게 달려가 반가워하더라고요. 왠지 무서워 보이는 개였는데 가족을 알아보고 달려가 펄쩍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니 뭔가 애틋한 마음이 몽글몽글 제 마음에 피어올랐어요.
견종은 잘 모르지만, 제가 좋아하는 털이 하얗고 쾌활한 몸집이 작은 강아지들은 유모차에 앉아 있는 제게 달려와 마구 뛰어올라 제 손과 발을 혀로 핥아요. 저도 손으로 강아지의 머리를 만져요. 엄마는 행여 제가 다칠까 봐 경계심을 품고 우리를 유심히 관찰해요. 저는 강아지가 사랑스러운데, 강아지도 제가 무척 좋은 게 확실해요. 저의 아침산책은 이 강아지들을 만났을 때가 제일 신나는 시간이에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