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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심이의 하루

__병원에 다녀온 날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영심이예요.


우리 집 주변에는 보랏빛 맥문동, 분홍 배롱나무꽃, 연보랏빛 무궁화꽃이 무덥고 오락가락하는 장맛비 속에 곱게 피어 있어요.


어제는 엄마랑 큰 병원에 갔다 왔어요. 어릴 적에 받는 심장수술의 추적 검사를 받기 위해서요. 제가 대형병원에서 수술을 받으러 갔을 때는 코로나 시국이라서 보호자는 딱 한 사람만 저와 함께 병원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엄마는 제 곁에서 극진히 간호를 해주셨었어요.


이른 아침 병원에 가는 동안, 엄마는 저에게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다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아무런 걱정도 없는 아기인데 사실 그 말은 엄마가 자기 자신에게 하신 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엄마 사랑해요!'라고 속으로 외치면서 조그만 제 팔을 머리 위에 올리고 큰 하트를 만들어 보여 드렸어요. 그러자 엄마의 그늘진 얼굴에 햇살이 퍼졌어요.


정말 다행히도 수술받은 부위는 완치가 되었다고 수술을 집도해 주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는 엄청 편해 보이고 기분이 좋아 보였어요.


오늘 오후 어린이집에 저를 데리러 오셨던 엄마는 제 손을 잡고 우리 동네를 한 바퀴 유유자적하게 걸으셨어요.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발걸음인 듯싶었어요. 제가 태어나자마자 아파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엄마, 이제부터는 저에 대해서 안심하고 기쁘고 행복한 매일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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