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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벨레매거진 Jan 05. 2022

All About Coffee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All About Coffee VOL.1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의 역사


한국인이 평소 즐겨 마시는 커피인 아메리카노는

‘카페 아메리카노’(Caffe Americano)가 정확한 명칭입니다.

굳이 번역하자면 ‘미국인이 마시는 커피’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아메리카노일까요? 미국에서 만들어진 커피일까요?

여기에는 커피에 관한 작은 역사가 하나 숨어 있습니다.



1773년 보스턴 차 사건 이후 미국에 차 수급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런 이유로 차를 대신하는 커피 소비가 늘어났지만,

유럽 스타일의 진한 커피 대신 차의 농도와 비슷하게 물로 희석한 연한 커피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후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진주한 미국인들이 그들의 습관대로 에스프레소 한 잔에 적당량의 물을 섞어 마시기 시작해 지금의 아메리카노가 탄생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아메리카노의 베이스로 사용되는 커피는 에스프레소(Espresso)입니다.

이탈리아어 ‘Espresso’는 영어의 Express와 어원을 같이 합니다.

즉, 빠르다는 의미입니다. 


에스프레소의 정식 메뉴 명칭인 카페 에스프레소(Caffe espresso)는

말 그대로 빠르게 추출한 진한 커피를 의미합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기원이 이탈리아로부터 시작되었으므로 그들의 언어로 제식화 됐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접한 이탈리아인들답게 커피를 자주, 많이 마셔야 했던 그들은

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추출법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에스프레소 머신 개발 이전의 추출법이란 기껏해야 분쇄한 커피 가루를 물에 넣고 끓여 마시는 등의 전통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1901년 ‘베제라’(Luigi Bezzera)가 증기압을 이용하여 최초로 에스프레소 머신을 개발했습니다.


<Luigi Bezzera>


이후 에스프레소 머신은 개발과 변형을 거듭하다 1946년 ‘가찌아’(Achille Gaggia)에 의해

크레마(Crema)라 불리는 부드러운 커피 크림이 생성되는 머신을 개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커피는 이탈리아인들에게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즈음에 미국인들이 에스프레소를 접했으니 커피 메뉴로서의 카페 아메리카노 탄생은

다분히 미국인과 이탈리아 바리스타들의 조우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Achille Gaggia>


한 잔의 에스프레소 추출은 다른 커피 추출 방법에 비해 비교적 단순한 작업으로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훨씬 더 복잡한 과학적 지식과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에스프레소 한 잔은 보통 7~8그램의 커피를 사용합니다.

또 25초 내외의 추출 시간으로 25ml ~ 30ml 정도의 추출량을 기본으로 합니다.

여기에 에스프레소 머신의 압력과 물의 온도, 커피 원두의 분쇄도와 바리스타의 탬핑 강도에 따라

풍미 차이가 크게 납니다.

물론 사용하는 원두의 종류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의 맛과 향이 발현됩니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추출에 사용하는 원두는 한 가지의 종류, 즉 싱글 오리진(Single Origin)보다는

두 종류 이상의 각기 다른 원두를 섞어 만든 커피를 사용합니다.

이를 블렌딩(Blending) 원두라고 하는데

이것 역시 원두의 종류와 비율, 로스팅 정도에 따라 고유한 풍미가 만들어집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개발은 현대 커피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입니다.

커피 전문점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가 바로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 메뉴들이기 때문입니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는 물론이고 풍부한 우유 거품을 올려 마시는 라떼와 카푸치노등 거의 모든 메뉴가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면 탄생할 수 없었던 메뉴들입니다.

그야말로 시간적 효율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은 현대 세계의 상징과도 같은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스타벅스 1호점 : 이대R점, 1999>


한국에 아메리카노라는 메뉴가 정식으로 판매된 기원은

1999년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카노 뿐만 아니라 에스프레소, 라떼, 카푸치노, 마끼아또 등과 같은

생소한 이탈리아어 메뉴 이름에 당황했다고 합니다.

주저하다가 결국 맨 위에 적혀있는 에스프레소를 주문하고는

미처 예상치 못한 쓰고 진한 맛에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 획득된 학습효과 때문일까요?

카페의 자상한 바리스타들은 지금도 종종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는 나이 지긋한 고객에게

쓰고 진한 커피라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환기 시켜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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