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벨레매거진 Feb 23. 2021

스피커의 어제, 오늘, 그리고..

안녕, 에단이야. 오늘은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 그 음악을 들려주는 '스피커'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 


다양한 형태로 음악을 듣는 요즘, 스피커는 어떤 모습에서 현재 모습이 되었고,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소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게 될까? 

우리가 알고 있는 ‘전축’의 모습. 아버지 뒷모습이 떠오른다.


사실 한국에서 ‘오디오 황금기’는 1980년대 이전부터 시작됐어. ‘전축’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네 집에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지. LP라고 부르는 커다란 바이닐로 음악을 듣기도 하고, 카세트테이프를 사서 모으기도 했지. 

사운즈한남에 위치한 ‘오르페오’. 홈시어터 최종 진화형 아닐까.


전축의 시대를 지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는 다른 형태의 오디오가 또 유행을 하게 돼. '홈시어터’라는 이름을 모두 다 들어봤을 거야. DVD 그리고 Blu-ray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이제 단순히 음악만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와 시각 영상을 동시에 즐기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그 방향이 진화하게 돼.


이 과정에서 5.1 채널이니 7.1 채널이니 하며 옆과 뒤에서도 소리가 나는 서라운드 사운드가 유행했어. 우주선이 날아갈 때 뒤에서도 소리가 나고, 저음을 담당하는 서브우퍼를 따로 구성해 가슴을 울리는 저음을 들을 수 있었지. 

필립스의 iPod, iPhone 도킹 스테이션.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스피커는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어. 


새로운 앰프 방식이 등장하고 특히 Class D 앰프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됐지. 그러면서 애플 기기를 도킹하는 미니 컴포넌트 제품들이 유행을 타기도 했고, 워크맨, 아이리버, 아이팟이 한국 시장을 휩쓸면서 더 이상 음악을 듣기 위해 시공간의 제약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어. 그리고 현재는 블루투스 스피커의 시대지.

제네바의 새로운 투어링 시리즈. 예쁘다.


최근에는 정말 예쁜 스피커들이 많아. 스피커 유닛과 앰프 기술이 발달하면서 오디오 제품들은 이제 그 크기와 출력의 제약을 많이 벗어났어. 


손바닥만 한 앰프 모듈을 가지고도 수 백 와트의 출력도 만들어 낼 수 있으니 과거 거대하고 무거운 진공관 앰프를 통해 20W를 만들어 내던 때와 비교하면 정말 차이가 많이 나지. 


더 작아지고, 더 저렴해지고, 더 파워풀해졌어. 사실 앰프 출력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수치는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비교는 아닐 수 있지만 말이야.


반대로 고가 올인원 오디오들 역시도 하이테크로 무장하며 일반적인 스피커의 모습을 탈피하고 있어. 


호주 디자인&오디오 브랜드 ‘판테온 오디오’는 정말 독특한 스피커를 내어놨어. 마치 포디움에 올려 전시해야 할 것 같은 외관은 레진을 통해 정교하게 마감이 되어있고, 동글동글한 캐비닛에는 400W의 출력이 잠들어 있다고 해.  

기존 스피커와 궤를 달리하는 프랑스 하이엔드 스피커, 드비알레


그러면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의 스피커는 어떤 모습일까? 


스피커를 이루는 소재나 칩셋, 회로 등의 발전으로 페이퍼 콘을 넘어서 카본 파이버, 글라스파이버 등 다양한 소재가 스피커 유닛으로 사용되고 성능 좋은 DAC 칩셋을 간편하게 만나볼 수 있게 됐어. 


앰프 역시 노이즈와 지터를 최대한으로 억제하면서도 수백 와트의 출력을 내는 벽돌만 한 앰프들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지. 이제 크기와 형태에서 자유를 얻은 스피커들은 충분히 좋은 사운드를 가지고 새로운 형태로 우리들을 찾아오기 시작할 거야. 

뱅앤올룹슨 신제품 베오사운드 레벨. 라디에이터 디자인도 멋지다.


최근 등장한 뱅앤올룹슨의 새로운 스피커 베오사운드 레벨은 색다른 경험을 전하는 스피커야. 미니멀한 라디에이터를 연상하는 깔끔한 디자인의 스피커는 바닥에 눕히거나, 세워놓거나 벽에 걸면 스스로 그 역할을 파악하고 알맞은 소리를 낸다고 해. 


또 벨레의 독특한 스피커 테이블 역시 사이드 테이블과 스피커를 접목한 독특한 콘셉트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지. 이처럼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담은 스피커들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어. 

우드와 패브릭 조화가 인상적인 벨레 테이블 스피커


물론 전문가들을 위한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사라지지는 않겠지. 오로지 소리만을 위해 공간을 구성하고 소재를 정하고 내부를 설계하는 오디오 시스템은 정말 감동적인 소리를 들려줘. 


하지만 한정적인 자원 안에서 보통의 우리가 자주 만날 오디오들은 조금 다를 거야. 더 이상 오디오는 소리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게 되고, 디자인 오브제 혹은 인테리어 오브제로서 그 가치를 지니려 하고 있으니까.


SONANCE사의 Invisible Series. 오디오는 아주 아름답거나, 기능적이거나 혹은 보이지 않거나

https://www.youtube.com/watch?v=35LwQrqulYY


조금 더 나아간다면 다양한 브랜드의 AI와 상호작용할 수 있고 모든 무선 재생 환경을 지원하며, 기능을 가진 무언가와 합쳐지거나, 우리의 눈에서 사라지거나 혹은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거나, 아주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겠지. 그러면서도 사방에서 아주 놀라운 소리를 내는 오디오 시스템이 생겨나게 될 거라고 믿어. 


그렇게 오디오가 우리의 삶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온다면, 음악을 풍요롭게 즐기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지고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뭔가 막연한 결론 같지만 음악은 원래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거니까.


에단 한마디 : 오디오에 빠지면 지갑을 넘어 통장이 위험하다고들 해. 하지만 소름 돋는 사운드를 듣고 나면 이미 늦지.



타인의 취향을 엿보는 공간, <벨레 매거진>


매거진의 이전글 맥&치즈? 아니 맥&마우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