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독립

7회

by 명희

앤드류가 처음 린다의 말을 꺼냈을 때 벌써 둘은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레지던트도 같은 병원에 매칭이 되어 뉴욕에서 계속 있을 거라고 했다. 부모가 어디 사는지 나이가 어떤 지 등 한국에서라면 당연히 물었을 질문은 하지 않았다. 린다가 뉴욕의대를 다니는 재원이란 말만 듣고 허락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린다 네 집에서는 작년부터 상경례를 제안했었다.


중국 문화가 어떻게 되는지는 몰라도 거기도 분명 결혼 안 한 딸이 남성과 동거하는 게 염려됐을 거다. 그러나 그 집도 딸이 혼자서 미국에서 부모의 기대대로 의학 공부를 잘하고 있어서 딸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를 하는 눈치였다. 앤드류는 벌써 중국에 있는 린다네 식구를 만나고 왔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앤드류가 미국 시민권자라 중국 비자받는 게 까다로웠다. 대사관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준비하여 3번이나 찾아가야 했다고 한다. 그래도 한국에 부모가 있고 미국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일한다는 신분이 확실하여 두 달 뒤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린다네 외가 식구는 외할머니를 비롯하여 많은 친척이 상하이 구베이 지역에 살고 있었다. 사실 린다의 어머니는 조선족으로 증조부가 중국으로 건너가 외할머니는 중국에서 태어나 연변대학교 교수로 은퇴를 했으나 어머니는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거기서 북경대학을 졸업하고 동경대학으로 유학 온 한족인 린다의 아버지를 만났다고 했다.


린다 아버지는 영숙이 술을 전혀 하지 못한다고 하자 조금 섭섭한 눈치였다. 린다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영숙이 술을 하지 못한다는 말을 한 번 더 강조했다. 만수는 영숙이 술을 하지 못하더라도 술잔을 받는 게 예의라고 말해서 그러기는 했지만, 미래 사돈이 따라주는 술과 아이들이 따라주는 술을 계속 받아 마시며 점점 빨개지는 남편의 얼굴이 걱정됐다. 앤드류도 술을 너무 많이 드는 게 염려됐다. 린다도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술을 잘 들었다. 영숙은 린다가 다 좋은데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아니다. 그것 말고 또 마음에 안 드는 게 있다. 앤드류는 내과 레지던트를 마치면 소화기내과 펠로우를 3년간 한다고 했지만 린다는 외과를 마치고 성형외과에 지원해서 적어도 30대 중반까지 아이를 안 가질 거라고 했다. 처음 린다와 영상통화를 하며 앤드류가 린다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물으라고 했을 때 영숙은 솔직하게 가장 궁금한 질문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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